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55년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의 '무한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근교 자르카의 프린스 모하메드 국제 경기장에서 중동 원정 첫 훈련을 소화했다.
보통 장거리 원정 평가전에서는 적진 입성 첫날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표팀은 11일 오후 6시께 숙소에 짐을 푼 뒤 숨만 돌리고 훈련장으로 향했다.
오후 11시 45분부터 한시간 가량 진행된 훈련의 방점은 당연히 '회복'에 맞춰져 있었다. 소속팀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곧바로 원정길에 오른 태극전사들을 위한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였다.
그러나 실제 훈련 양상은 예상과 너무도 달랐다.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몸 풀기 훈련이 끝나자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마지막 30분간 대표팀은 골대를 하나만 두고 수비조, 공격조로 나뉘어 미니게임을 소화했다.
대표팀의 기본 전열을 오랜만에 일깨워주고 가볍게 발을 맞추는 목적의 훈련이었으나 선수들의 자세는 실전과 다름이 없었다. 거친 몸싸움이 난무했다.
이번 요르단, 이란과의 평가 2연전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경기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마지막 기회다.
유럽파가 득세하던 2014 브라질 월드컵 때와 비교해 대표팀 내 주전 지형도는 판이해졌다.
손흥민(레버쿠젠), 기성용(스완지시티)을 제외한 유럽파가 주춤하고 국내파가 중용됐다.
브라질 월드컵 때 곽태휘(알힐랄) 한 명만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중동파는 남태희(레퀴야), 조영철(카타르SC) 등이 훨훨 날아오르면서 그 어느때보다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들 모두를 '제로 베이스'에서 평가하겠다고 했다.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의 황태자나 다름 없었던 박주영(알샤밥),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는 '계급장을 떼고' 경쟁해야 한다.
22명의 선수 모두가 주전 자리를 욕심낼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신태용 코치는 이날 훈련을 마친 뒤 "오늘 감독님은 원래 회복을 위한 가벼운 훈련을 할 계획이었는데 선수들이 예상보다 열심히 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