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 문화 열풍…“그때가 그리워요”

입력 2015.01.22 (12:35)

수정 2015.01.22 (13:23)

<앵커 멘트>

80년대에 유년기를 보내고 90년대에 대학교를 다닌 지금의 엄마, 아빠들이 예전의 언니, 오빠들로 돌아왔습니다.

바로 X세대들의 문화 회귀 열풍인데요.

직장 생활과 육아로 한창 치열하게 살다보니까 그리운 옛 시절을 찾게 된 건데요.

모은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시청률 60%를 넘는 드라마 전성시대!

우리나라 최초로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한 영화가 등장했고, 앨범 누적 판매량 천만 장이라는 기네스북 가수, 요즘 유행하는 걸그룹들의 원조도 모두 90년대에 나타났습니다.

그야말로 문화 전성기였는데요.

당시에 유행했던 X세대 문화가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재용(30세) : "아무래도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음악들을 들으니까 좋은 것 같아요."

경제 발전과 민주화에 이어 90년대 풍요의 시대에 등장한 X세대는 적극적인 자기 표현 세대입니다.

<인터뷰> 진종훈(문화평론가) : "1990년대에는 자기의 개성과 감성이 더 중요시되는 시대였기 때문에 자신의 개성과 감성을 문화로 표출하면서 그것을 즐기는 첫 번째 세대가 X세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80년대 활동했던 가수 이선희 씨가 다시 활동을 재개했고, 해체했던 아이돌 그룹 god도 12년 만에 재결합했습니다.

90년대 문화 대통령 서태지도 5년 만에 앨범을 발매해 화제가 됐습니다.

90년대 인기 가요가 다시 음원 사이트 상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활동했던 가수들도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정남(前 터보 멤버) : "음악을 할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에 다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아예 못했어요. 지금은 대중교통을 이용 못 할 정도로 매우 많은 관심을 두세요. 제일 재미있는 건 초등학생들이 저한테 사인을 받으러 와서 이름이 뭐니 물어보면 '엄마 이름은 뭐예요' 이렇게 얘기해요."

8090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주점도 인기입니다. 당시의 노래, 당시에 사용했던 추억의 소품들을 재현했습니다.

<인터뷰> 이진우(퓨전주점 점장) : "손님들의 반응은 정말 폭발적입니다. 옛날 음악을 들으면서 울기도 하는 분도 있고요. 같이 춤추는 분들도 있고요."

순수했던 청소년기, 행복했던 대학 시절을 떠올립니다.

<인터뷰> 김윤경(34세) : "학창시절에 느꼈던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서 찾아왔어요. 잊고 있었던 추억이 되살아나는 분위기예요."

8090 세대만을 위해 20대 초반 성인은 아예 출입금지인 곳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은정(31세) : "일하면서 제가 직장생활에 치이고 사회생활에 치이고 너무 힘든데 여기서 노래 들으면서 위안이 돼요."

음악뿐만 아니라 스포츠도 복고 바람입니다.

한때 인기였던 볼링장이 맥주를 파는 볼링펍으로, 학창 시절 탁구 치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핑퐁펍도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김경원(39세) : "현대인들이 살면서 굉장히 힘든 점이 많은데,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가 새롭게 떠오르는 것 같아서 작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인터뷰> 진종훈(문화평론가) : "1980년대~1990년대에 청춘을 보낸 사람들이 지금 적극적인 문화 소비의 주체로 나서고 있는데요.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시대로 회귀하려는 본능이 강하기 때문에 현재 8090 문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찬란했던 그 시절!

8090 문화 열풍에 담긴 젊음의 열정이 문화계 전반에 다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