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대규모 공공사업에서의 입찰 담합이 좀처럼 뿌리뽑히질 않고 있습니다.
대규모 국책사업인 새만금 간척사업의 방수제 공사에서도 담합이 여러 건 있었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정정훈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새만금 방조제 안쪽에 거대한 둑을 만드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방조제에 막혀버린 만경강과 동진강의 범람을 막기 위한 68킬로미터 방수제 공사입니다.
5년 전 입찰 당시 6개 건설사가 경합한 만경 5공구, 790억 원 규모의 공사인데, 최고와 최저 응찰 금액 간 차이가 1억 5천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철저한 비공개 입찰에서 금액 차이가 너무 작다고 판단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고, 건설사들이 응찰 금액을 사전에 짜맞췄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공사비를 최대한 받아내기 위해 가격 경쟁을 아예 배제하고 설계로만 경쟁하기로 담합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최승섭(경실련 국책사업감시팀) : "(가격)경쟁을 하게 되면 가격이 하락할 수 밖에 없고요. 결국은 건설사들의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미리 부풀려진 공사비를 통해서 (가격을 맞추는 겁니다.)"
새만금 방수제 11개 공구 가운데 최소한 3곳에서 이런 방식으로 담합이 이뤄졌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입니다.
천100억 원 규모의 동진 5공구 공사에서도 두 입찰 업체간 금액 차이가 2억 7천만 원에 불과했고, 천억 원 규모의 동진 3공구에서는 4개 건설사 가운데 3곳의 응찰 금액이 1억 원 차이도 나지 않았습니다.
<녹취> 건설사 관계자 : "빠듯한 공사비에서 가격경쟁까지 하게 되면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공정위는 이르면 이달 안에 12개 건설사에 대해 수백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정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