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종 전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급성 백혈병으로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놓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2015 킹스컵에서 우승한 한국 U-22 축구 대표팀이 귀국했다.
킹스컵을 마친 U-22 대표팀은 9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대표팀은 지난 7일 태국 나콘랏차시마에서 열린 대회 최종 3차전에서 개최국 태국의 국가대표팀과 0-0으로 비기면서 풀리그로 진행된 이번 대회를 2승1무(승점 7)로 마쳐 태국(승점 4)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즈베키스탄과의 1차전에서 상대 선수의 폭력을 잘 참아내며 1-0 승리를 거둔 대표팀은 2차전 상대인 온두라스를 2-0으로 꺾으며 상승세를 탔다.
대표팀 선수들은 고열 때문에 지난달 29일 급히 귀국한 이광종 전 감독이 급성 백혈병에 걸리고 신태용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게 됐다는 소식을 접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이겨내고 태국과 3차전에서 비기면서 우승컵을 따내 이 전 감독에게 우승의 영광을 돌렸다.
골키퍼 이창근(부산 아이파크)은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이 신경 쓸까봐 이광종 감독님이 아무 티를 내지 않으셔서 많이 아프신 것까지는 몰랐다"며 "선수들도 갑작스럽게 뉴스에서 감독님의 병명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 모두 태국전 전반전이 끝나고 나서 '감독님을 위해 뛰자'고 서로 격려했다"며 "이광종 감독님은 아버지와 같으신 분이다. 감독님 덕분에 나도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고 존경심을 전했다.
주장 연제민(수원 삼성)도 "이광종 감독님이 아프시다는 게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고 많이 속상했다"며 "감독님이 편찮으시니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저희가 좋은 모습을 보여야 빨리 쾌차하실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귀국한 U-22 대표팀은 '신태용 체제' 속에서 오는 3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전을 준비한다.
이번 대회는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16 U-23 챔피언십의 예선이다. U-23 챔피언십은 2016 리우대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을 위한 아시아지역 예선을 겹하고 있다.
태국과 최종전을 앞두고 급하게 대표팀에 합류한 신태용 감독은 "생각하지도 않았던 자리를 맡게 돼 준비할 시간도 없었다. 마음이 급하다"며 "선수들 파악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3월 소집 때는 공부를 더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직 제안을 받았을 때 '이것이 내 운명이다'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였다"며 "이번에 코칭스태프와 함께 이광종 전 감독이 그린 큰 그림을 바탕으로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왔다. 이제 리우 올림픽까지 잘 갈 수 있도록 세부사항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새로 올림픽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은 이날 오후 축구협회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팀을 꾸려나갈 청사진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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