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십 년 농구했지만….갑작스럽고 당황스럽네요."
허재(50) 전 감독의 사퇴로 갑작스럽게 프로농구 전주 KCC를 지휘하게 된 추승균(41) 감독대행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추 감독대행은 11일 전북 전주체육관에서 열리는 고양 오리온스와의 정규리그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갑작스럽고 당황스럽다"며 "준비된 게 없지 않나"고 말했다.
코치이던 추 감독대행은 9일 전격 사퇴한 허재 전 감독의 뒤를 이어 남은 시즌 KCC를 이끌게 됐다.
2005년부터 10년간 KCC 사령탑을 지킨 허 전 감독은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KCC는 올 시즌 11승34패로 9위에 처져 있다.
추 감독대행도 9일에서야 소식을 들었다.
추 감독대행은 "(8일) 경기가 끝나고 경기 용인 연습체육관에 돌아오고 나서 다음날 얘기를 들었다"며 "오리온스에 대해 분석하고 있는데 단장님께서 부르셨다"며 '그날'의 기억을 더듬었다.
추 감독대행은 "감독님이 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당황이 되어서 그 얘기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부담감을 토로했다.
이어 "주변에서도 부담 갖지 말고 그냥 열심히 하라고 말해주더라"라며 "배운다고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랫동안 팀을 이끈 허 전 감독이 성적이 좋지 않아 물러난데다 현역 시절 프랜차이즈로 뛴 팀을 지휘하게 된 터라 추 감독대행의 마음은 더욱 무겁다.
추 감독대행은 "솔직히 부담된다"며 "잘 풀리지 않아 이런 상황까지 온 거라서 마음도 무겁다"고 털어놨다.
선수단 분위기도 무겁기는 마찬가지라고 추 감독대행은 전했다.
추 감독대행은 "솔직히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선수들도 있을 거라 부담도 될 것"이라며 "오늘 경기 초반에 무너지면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으로 올 시즌 남은 9경기에서는 수비를 조금이라도 강화하는 게 추 감독대행의 목표다.
추 감독대행은 "우리 팀이 수비가 매우 약한 데 조금이라도 도움됐으면 좋겠다"며 "선수들이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단시간에 조금씩이라도 수비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