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아동 폭행과 비리 사건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어린이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그러면서,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 어린이집 교사들이 그동안 말 못했던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한승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린이집의 각종 문제점들이 공론화되지 않았던 건 교사들을 침묵하게 만드는 극단적인 '갑을 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어린이집 교사들은 입을 모읍니다.
우선, 교사들이 학부모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지 못하게 한다는 겁니다.
<녹취> 보육교사(음성변조) : "하원할 때 (학부모와) 얘기도 오래 하지 말래요. 그냥 인사만 하고 들어오라고 그러고."
급식 재료의 원산지를 속인 사실을 내부 고발한 교사는 아예 해고됐다고 합니다.
<녹취> 보육교사(음성변조) : "굉장히 괴로운 시간을 몇 달 보냈는데 아! 제보하면 안 되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도 하지 말라고 말렸어요. 많이."
실제 급여는 최저임금보다 적게 지급하면서 당국에는 최저임금을 지켰다고 신고하는 식으로 원장이 차액을 가로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녹취> 보육교사(음성변조) : "제가 월급을 66만 원 받았거든요. 근데 120만 원 받았다고 돼 있는 거예요. 제 월급 들어온 통장에는 원장 이름이 쓰여 있었고요. 입출금 내역서에는 어린이집 이름이 쓰여 있었어요."
정규직으로 고용한 뒤 시간제로 전환을 강요하고, 동의하지 않으면 해고를 압박한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보육교사(음성변조) : "1750 파트타임(시간제)을 할 건지 안 하면 그만 둘 건지...다른 사람을 구하고 싶다고 얘기하니깐 제 입장에서는 화가 나는 거예요."
교사들은 어린이집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무엇보다도 당국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며, 구체적인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모임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