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일본은 인구의 4분의 1이 예순다섯 살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치매 환자도 많습니다.
이런 노인들이 운전을 하다가 역주행 사고를 내는 사례가 많아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이재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고치 현의 한 고속도로에 흰색 차량이 역주행해 옵니다.
깜짝 놀란 운전자가 급히 핸들을 꺾습니다.
또 다른 고속도로에도 차량 1대가 역주행해 들어옵니다.
<녹취> "위험하다! 위험해! 위험해!"
70대 할머니의 이 역주행으로 오토바이와 정면 충돌하면서 남성 1명이 숨졌습니다.
하지만 치매 환자로 밝혀져 경찰은 처벌하지 못했습니다.
<녹취> 스즈키(피해자 부인) : "(남편을 잃은) 저로서는 받아들일 수가 없고요, 사회적으로 가벼운 문제로 취급해서 너무나 서운합니다."
치매 할머니의 남편은 뒤늦게 후회합니다.
<녹취> 나카무라(치매 운전자 남편) : "운전해서는 안 되는데,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짓을 저지른 것 같습니다."
지난해 일본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이런 역주행 사고는 모두 220여 건으로, 70% 이상은 65세 이상 노인들이 일으킨 것입니다.
치매 노인도 많았습니다.
치매 증세가 있으면 공간 인식 능력이 급격히 떨어져 휴게소에 들어갔다가, 거꾸로 나오고..출구를 지나치게 되면, 차를 다시 돌려 역주행하면서 사고를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녹취> 가미무라(고치대 의과대 교수) : "(치매 노인들은) 자신의 운전 능력이 떨어진 점과, 사고를 일으키기 쉽다는 것을 자각하기가 어렵습니다."
일본 정부는 노인들의 운전면허 적성시험을 강화하고, 치매 증세가 심하면 면허를 취소하는 등 사고예방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이재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