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군에 입대했다가 가혹 행위나 성추행 등으로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호소하는 군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군 피해자들의 상당수가 국군병원보다는 보훈병원에서 치료를 받길 원하는데, 소집 해제 전까지는 이용을 할 수 없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서병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3월 군에 입대한 21살 이 모 씨는 장교와 선임병으로부터 수 차례나 가혹 행위와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녹취> 이모씨(군 피해자) : "아무 것도 못하겠어요. 저는 이제 아무 것도 못해요."
이 씨는 지난해 12월 현역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고 보건소로 재배치됐지만 출근 하루 만에 발작을 일으켰습니다.
<녹취> 보건소 직원 : "숨을 잘 못쉬는 것 같이 손을 떨고 식은 땀을 흘리는 것처럼 극심한 불안증상을 호소하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군당국의 지원이라곤 국군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해주는 게 전부입니다.
이마저도 이 씨에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군인들만 보면 과거에 당했던 일이 악몽처럼 떠올라 몸 상태가 나빠지기 때문입니다.
이 씨는 의료진이 모두 민간인인 보훈병원을 이용하고 싶어하지만, 아직 소집 해제 전이라 자격이 없습니다.
병무청은 소집해제를 위해선 이 씨가 적어도 2~3개월은 사회 복무 요원으로 근무를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김용두(병무청 부대변인) : "(최소한 2~3개월 정도는) 복무를 해서 여러 업무를 수행하고...질병 상태로 인해서 그 업무를 진행할 수 없는지 여부를"
하지만, 이 씨 같은 군 피해자들에게는 소집해제 전이라도 보훈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윤후덕(국회의원) : "피해를 당한 병사가 두 번, 세 번 더 큰 상처를 받게 된거죠. 최소한 보훈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고쳐야 합니다."
지난해만 현역병 복무에서 배제돼 사회복무요원으로 편입된 인원이 1700여 명에 달합니다.
KBS 뉴스 서병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