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술집에서 '칵테일 불쇼'를 보다가 화상을 입은 손님에게 주인과 바텐더가 3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안전 조치가 미흡했다며 바텐더는 물론 술집 주인에게도 연대 배상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서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바텐더들이 칵테일을 만들며 화려한 '불쇼'를 선보입니다.
보기엔 멋있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여름, 20대 여성 이 모 씨는 서울 서초구의 한 술집에서 칵테일을 주문한 뒤 불쇼를 보다 심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바텐더가 칵테일에 붙인 불이 에어컨 바람 때문에 술병을 거쳐 이 씨의 몸에 옮겨붙은 겁니다.
옆에 있던 소화기마저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이 씨는 팔과 다리 등 신체 40%에 심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바텐더 임 씨는 업무상 과실치상죄로 기소돼 금고 8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피해자 이 씨 측은 별도의 민사소송도 제기했는데, 법원은 바텐더와 술집 주인이 이 씨에게 3억 천3백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안전을 위해 차단막을 두거나 최소 1m 이상 거리를 두고 불 칵테일을 제조했어야 하지만 바텐더가 이런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봤습니다.
또 술집 주인도 고장난 소화기를 교체하지 않았고, 종업원 안전 교육에도 소홀했다며 연대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바텐더와 술집 주인은 이 씨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해서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화재 예방 안전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