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정부에서 급식보조금까지 지원 받고 있는 어린이집이 곰팡이가 핀 상한 반찬 등으로 급식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참다못한 보육교사들이 양심 선언을 한 것입니다.
허성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플라스틱 통에 든 반찬 곳곳에 하얀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빵은 오래되다 못해 눌어붙었습니다.
버려야 할 음식들이 한 달 전, 어린이집 급식으로 사용됐다가 보육교사들의 양심선언으로 들통 났습니다.
<녹취> 이 모 씨(00 어린이집 교사) : "(우리도) 똑같은 음식을 먹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니라고, 맛이 그렇다고 분명히 (원장에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늘 현장 조사에서도 냉장고에 든 음식들은 여전히 곰팡이 투성이였습니다.
이런 상한 음식을 먹은 아이 7명은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동안 장염과 두드러기 증상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인터뷰> 김 모 씨(어린이집 학부모) : "화도 나고 미치고 팔딱 뛰겠고, 가서 어떻게 하고 싶고 하다가도 밤에 혼자 울어요."
3년 전에도, 1년 전에도 상한 급식이 문제가 됐지만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하 양 : "((1년 전에도 상한 음식이) 식판까지 나왔는데 선생님들이 이거 도저히 못 먹겠다고 해서 버린 적 있죠?) 예, 그렇습니다."
원장은 실수로 음식이 상하긴 했지만 아이들에게 먹이지는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급식보조금을 포함해 지난해 3천만 원 가까이 정부 지원금을 탄 이 사립 어린이집은 있어야 할 조리사도 없습니다.
경찰은 원장의 아동 학대 혐의와 함께 급식비 횡령 여부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성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