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업체가 한 동네 치킨집 간판의 닭 모양이 자신들의 고유 상표를 도용한 거라며, 형사 고소에 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검찰과 법원 모두 상표 도용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지만, 법적 다툼에 시달리던 치킨집은 결국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김영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입니다.
이곳에서 치킨집을 운영했던 김모 씨는 1년 반 쯤 전 검찰의 출석 통보를 받았습니다.
대형 치킨프랜차이즈 업체인 BBQ치킨이 김 씨 가게 간판에 그려진 닭의 이미지가 자신들의 고유 상표를 도용했다며, 고소했기 때문입니다.
BBQ측이 처음 문제를 제기했을때 곧바로 간판에서 닭 그림을 지우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녹취> 김○○(당시 치킨집 운영) : "제가 막 울었죠. 일부러 의도적으로 한 것도 아니었지만…. 대기업에서 그렇게 나오니까 저로서는 너무 겁나더라고요."
검찰은 BBQ 상표의 핵심은 닭이 아니라 문자에 있다며 김 씨 가게의 닭 이미지는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러자 BBQ는 2천만원을 배상하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도 검찰과 마찬가지로 김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두 이미지의 생김새와 색감이 비슷한 건 공통 소재인 닭을 단순화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현저한 유사성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년 가까운 법적 다툼에서 이겼지만, 이미 지칠대로 지친 김 씨는 가게를 포기하고, 다른 사람에게 넘겼습니다.
<인터뷰> 김○○(당시 치킨집 운영) : "지금 경제적으로 많이 손해를 봤죠. 장사하면서 이런 일을 겪고 나니까 아직까지는 자신이 안 생기는 거예요."
김 씨의 고통은 아직도 완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BBQ측이 항소 가능성을 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