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호남 고속철도 시대 개막

입력 2015.04.02 (07:35)

수정 2015.04.02 (08:37)

[정혜승 해설위원]

오늘 새벽 5시 반 용산역을 떠난 호남선 KTX가 달라진 철로를 시원스레 달려 광주 송정역에 도착했습니다. 서대전 이후부터 뚝 떨어졌던 속도는 전구간의 90%이상이 시속 3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고속 선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십년 넘게 무늬만 고속철이라는 오명도 이제 벗게 됐습니다.

서울에서 광주까지 운행시간은 한 시간 이상 줄었고 목포도 54분가량 단축됐습니다. 운행 횟수나 각종 시설도 달라졌다는 게 코레일 측의 설명입니다. 호남 고속철도의 개통으로 지역 주민들의 생활 패턴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오전에 목적지로 출장을 가 사무를 보고 점심은 다시 돌아와 먹을 수 있는 이른바 반나절 생활권도 가능해졌습니다. 11년 만에 시작된 고속철도 시대로 의료와 관광, 문화, 유통 분야에 크고 작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대가 큰 만큼 과제도 많습니다.

말로는 서울에서 광주까지 1시간 33분이면 갈수 있다지만 이 시간에 도착 가능한 열차는 하루에 단 한편뿐이고 많게는 2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기차에 따라 30분 넘게 차이가 나는데도 요금은 8천2백 원이나 오른 4만 6천8백 원으로 똑같습니다. 경부선보다 10% 가량 비싸다는 논란도 여전합니다. 운행편수도 문젭니다. 당초 정부는 스무편 가량 증편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는 6편을 늘리는데 그쳤습니다. 배차간격은 예전보다 더 벌어졌습니다. 거점역인 송정역의 대중교통 환승체계도 과젭니다. 공항이나 터미널, 인근 도시를 편리하게 오가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비싼 요금에 비해 효율성과 효용성이 떨어진다면 교통수단으로서의 가치도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시간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없다면 적자투성이의 애물단지로 전락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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