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내려놓고 밤새 고민했습니다. 마음이 안 가는 길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도자는 순리대로 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중국 프로축구 장쑤 쑨톈으로부터 2년 6개월 동안 총액 50억원 넘는 초특급 영입 제안을 받은 K리그 클래식 FC서울의 최용수(42) 감독이 팀 잔류를 선택했다. 웬만한 특급 선수보다 더 좋은 제안 속에 최 감독도 흔들렸지만 끝내 '실리 보다 의리'를 택했다.
최 감독은 3일 연합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너무나 좋은 제안을 받았지만 스스로 확신이 서지 못했다"라며 "돈도 큰 무대도 무시하기 어려웠지만 지도자는 순리대로 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후회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인터뷰에서도 "나의 신념은 '내가 갈 길이 아니면 안간다'이다. 나에게 그런 제의를 해준 것은 감사하다. 수일 내에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고민의 흔적을 남겼다. 결국 최 감독은 밤새 고민했고, 서울에 남기로 했다.
다음은 최 감독과의 일문일답.
-- 팀 잔류 결정을 내린 계기는.
▲ 나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해준 것은 장쑤 구단에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시즌 중간에 팀을 떠나는 게 썩 내키지 않았다. '딱'하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여기에 중국 축구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우리 선수들이 눈에 밟혔다.
지도자는 순리대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돈과 큰 무대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순리로 가는 게 중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 장쑤 구단의 영입 조건이 너무 좋았는데.
▲ 기사가 나왔을 때 의외로 '돈만 따지면 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준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시즌 중간에 팀을 떠나는 것은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준 팬과 선수들에 대한 의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이렇게 떠나는 게 마음이 영 찜찜했다. 여기에 확신도 서지 않았다.
특히 지금 장쑤 구단은 내가 시작부터 이끈 팀이 아니다. 중간에 팀을 맡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 밤새 어떤 고민을 했나.
▲ 팀을 옮긴다는 기사가 나고 나서 어젯밤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밤새 고민했다. 그러면서 '내 마음이 안가는 길은 선택하는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의가 왔지만 결국 결정은 내가 내리는 것인 만큼 잔류하기로 결심하고 오늘 구단에 통보했다.
-- 이적 기사 때문에 선수들도 동요했을 텐데.
▲ 오늘 오전에도 훈련을 했지만 별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일 훈련 때 선수들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할 것이다.
무엇보다 잘 뛰어준 선수들 때문에 내가 이런 좋은 제안까지 받았다는 점을 강조해주고 싶다. 여기에 인생의 선택에 있어서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도 말해 주고 싶다.
-- 이제 목표는 무엇인가.
▲ 후회 없는 선택을 내린 만큼 이제 K리그 클래식에서 우승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