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1992.06.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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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농업 의 현장; 옛 동독곡창지대 였던 슈마흐텐하겐너농장 의 양돈 과 젖소 농가 등 농업현황소개및 농민.공무원등 인터뷰
박대석 앵커 :
사회주의 체제에 안주해온 옛 동독의 농업은 동서독이 통일되면서 시장경제에 적응하지 못해 그동안 큰 고통을 겪어 왔습니다.
통일이후 농민의 2/3이상이 농촌을 떠나야 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시설투자가 계속되면서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9시 뉴스현장」오늘은 옛 동독의 농업현장을 찾아봅니다.
이병순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이병순 특파원 :
공산주의시절 가장 많은 특혜를 받았으면서도 통일 후에는 비상위기를 맞이했던 동독의 곡창지대입니다.
휴미흐텐 하겐너 농장도 통일 후 자유화된 영농회사입니다.
통일 전에는 동독정부가 양돈실적과 품질을 묻지 않고 사 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값만 비싸고 맛없는 돼지는 팔리지가 않아서 돼지 키우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설명입니다.
통일 전에는 몇 명이 일했습니까?
전에는 6명이 일했지만 지금은 혼자 다 해요.
이병순 특파원 :
2년 전은 동독시설에만 해도 170명을 고용했던 집단농장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1/4에 불과한 38명이 농장 일을 보면서도 그때보다 더 많은 생산량과 경쟁력이 더 높은 공장으로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컴퓨터를 통해서 자동화 시설을 갖추고 생산비를 대폭 낮추었기 때문입니다.
과거 동독은 컴퓨터를 생산하지도 않았지마는 이제는 서독경제의 힘으로 젖소양식까지 지름길을 가고 있습니다.
어미 소 530마리에 송아지 160마리, 한 마리 한 마리 고유번호로 관리하고 축사청소도 자동시설로 바꾸었습니다.
불과 1년 반만의 변화입니다.
통일 후 차주시설도 바꾸어 완전 자동화 시설을 갖추었습니다.
아침, 저녁 두 번씩 하루 340마리의 차주를 가장 값싸고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입니다.
통일 전에는 1리터에 178엔이나 들던 생산비가 이제는 불과 55펜히, 1/3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농토에도 통일바람이 불어 동독농민들로서는 처음 만지는 신식 기계에 시간가는 줄을 모릅니다.
과거 3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 할 수 있어서 생산성도 생산성이지마는 근로자들의 일할 맛을 북돋워 주는 효과가 가장 큰 수확입니다.
통일 후 달라진게 있습니까?
하인츠 (농민) :
이런 기계로 일하니까 시간도 훨씬 줄어들고 재미도 있습니다.
성능이 아주 좋아 성과가 크고 일과 재미도 붙습니다.
이병순 특파원 :
이런 배경으로 이 농장은 지난해 생산성을 50%나 올렸습니다.
영농책임자인 체크플리트 마트너 사장도 세계에서 제일 좋다는 서독차를 장만했습니다.
마트너 (경영책임자) :
동독 시절엔 꿈도 못 꾸었죠.
지난해 6월 필요해서 샀어요.
이병순 특파원 :
물론 이만한 투자비를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어려운 과제지마는 그러나 이 농장은 150만 마르크, 우리 돈 7억 원을 들일 수가 있었습니다.
사업계획서만 보고서도 주정부가 전체 80%의 보증을 서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장경제 농업이 간단치는 않았습니다.
루츠 카다츠 (사무직원) :
새 영농관리법이 아주 어렵고 EC농업 이해도 참 힘들었어요.
이병순 특파원 :
농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이농민 문제도 야기됐습니다.
이농현상은 자동화 바람과 함께 가속화됐습니다.
시장경제로 가는 길목에서 동독농민들은 적자생존의 처절함을 절감해야 했습니다.
위르겐 하임 (농민연맹 사무총장) :
동독 주민들은 시장경제 환경에 아주 빨리 적응해야 했습니다.
동독 농민 55만 명에서 60만 명의 이농민이 생겼죠.
농업의 생산성과 효율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었습니다.
이병순 특파원 :
지금 이 농장도 1,500마르크 이상 출자한 35명의 조합원이 있지마는 출자자라고 해서 일자리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카 라이쉬너 (목부) :
일자리가 보장되지 않아 실업자가 될까 두렵습니다.
이병순 특파원 :
동독 시절엔 보장됐습니까?
일카 라이쉬너 (목부) :
그럼요.
이병순 특파원 :
농민연맹은 동독농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위해서 올해 말까지는 이농민이 5만 명 정도 더 나올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EC와 중국 쪽에서 몰려오는 우루과이라운드 개방 압력도 우리나라 못지않게 걱정입니다.
EC의 생산규정이 적용된 데다가 우루과이라운드까지 몰려오는 국면에서 동독농민들은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기존 보조금대를 줄이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루과이라운드 대책은 있습니까?
프레제 호르스트 (농민국장) :
GATT의 우롸이라운드 협상대로 생산을 3분의 1정도 줄이게 되면 동독의 농업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게 됩니다.
EC 주정부가 제대로 안하면 농민들이 몰려갈 겁니다.
이병순 특파원 :
농산물이 값싸고 좋은 제품이 아니면 농장도 도산할 수밖에 없다는 질서 앞에서 슈미흐텐 하겐너 농장은 경쟁의 법칙을 배우고 있습니다.
자사제품을 소매차량에 싣고 직판활동에 나선 것입니다.
우선 가장 가까운 동네사람들부터 경영력을 평가받기 시작했습니다.
동독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정부가 다 사주었던 온실에서 나와 이제는 스스로 팔아야 하고 팔 수 있는 농산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할머니, 슈퍼마켓과 비교해 값이 어떻습니까?
슈퍼마켓요, 슈퍼마켓에 왜 갑니까?
차도 자전거도 없어서 버스를 타야 하는데.
이병순 특파원 :
값은 어떻습니까?
내가 볼 때는 싼 것 같아요
이병순 특파원 :
동독의 다른 농장들이 서독수준에 오르는데는 보통 3년이 걸린다지 마는 이 농장은 오는 93년 2년 후 며는 가능하다는 자랑입니다.
또 일시적으로 소득을 보상해 주는 대신에 영농구조를 개선하도록 지원해준 정부로 호응을 돌리고 값싸고 좋은 제품을 특별염가로 팔기 위해서 오늘도 땀 흘리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KBS뉴스 이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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