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결은 됐지만…트럼프 관세 못피한 유럽 화장품·자동차 업계 반발

입력 2025.07.28 (10:37)

수정 2025.07.2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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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 합의를 타결했으나, 미국이 EU로부터 수입하는 대부분의 품목에 대해 최소 1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자, EU 산업계에서 우려와 반발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프랑스산 향수 등 화장품은 지금까지 수입시 무관세였으나 다음달 1일부터는 15% 관세가 부과됩니다. 프랑스뷰티기업협회(FEBEA)의 에마뉘엘 기샤르 총대표는 이에 대해 프랑스 화장품업체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평가하면서 최소 5천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독일산업연맹(BDI)의 집행이사회 구성원인 볼프강 니더마르크는 이번 합의 조건이 독일의 수출주도 경제에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15% 관세도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독일산업연맹은 이번 합의에서 가장 긍정적인 면은 몇 달간의 불확실성을 종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이 EU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트럼프 2기 집권 전에는 2.5%였다가 현재는 자동차 부문 관세 25%가 추가돼 27.5%이며, 이번 합의를 계기로 15%로 낮춰지게 됐습니다.

유럽 소재 업계·기업인 단체 40곳이 가입한 '비즈니스 유럽'의 프레데릭 페르손 회장은 이번 합의가 "양측의 기업과 소비자에게 극도로 해를 끼쳤을" 관세 전쟁을 막았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합의에 포함되지 않은 산업부문에 대해서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와인과 주류가 관세 면제 대상이 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중개업체 페퍼스톤의 선임 리서치 전략가인 마이클 브라운은 이번 합의로 미국 방위산업체들이 큰 득을 볼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미국에 기존 투자에 더해서 6천억 달러, 약 830조 원을 추가로 투자하고 "엄청난 양"의 군사장비를 구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U가 에너지 상품 구매에 7천500억 달러, 약 1천30조 원을 쓰기로 약속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 기업들도 이번 합의의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독일 소재 킬 세계경제연구소(IfW Kiel) 소속 경제학자들은 주요 수출 품목이 자동차, 기계, 철강인 독일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면서, 트럼프 2기 집권 전의 관세가 적용되는 경우에 대비해 독일의 경제생산이 0.1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연구소 소속 경제학자 율리안 힌츠는 EU 전체 경제생산은 0.11%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유라시아 그룹의 유럽담당 이사인 무지타바 라흐만은 "내 생각에는 아직도 매우 불명확한 쟁점들이 많이 있다"며 "만약 (유럽에 대한 전반적 상호관세로 부과된) 그 15%에 대한 예외가 협상을 통해 추가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회원국들이 원했던 것보다는 합의 결과가 훨씬 나쁘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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