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엉터리 농수로…농민만 피해

입력 2006.05.09 (22:22) 수정 2006.05.09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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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백억원을 들여 완공한 농수로가 엉터리로 시공돼 모내기철 농사에 큰 차질이 빚는 곳이 있습니다.

서영준 기자가 현장을 고발합니다.

<리포트>

논 한가운데서 물이 치솟고 있습니다.

마치 온천공을 뚫은 것처럼 논바닥 여기저기서 물이 솟구칩니다.

논전체에 벌건 황톳물이 차올랐습니다.

콘크리트 농로까지 뚫고 물이 솟아 나옵니다.

근처 논바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녹취> 이강직 (피해 농민) :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구. 이게 벌써 한 달이 넘었다구"

논바닥 밑으로 설치된 농업용수 관로가 부실 시공돼 물이 새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곳 논바닥은 가뭄도 아닌데 거북 등처럼 갈라져 있는 반면 바로 옆 논은 물바다로 변하고 있습니다.

수로 연결관 위치가 잘못돼 한쪽은 물이 논으로 직접 들어가고 있고 다른 한쪽은 물이 공급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봉로 (피해 농민): "딴지역은 물 넣어서 전부 로터리하고 있어. 여기만 이래서 물을 못넣고 있다구"

이같은 일은 한국 농촌공사가 충남 홍성과 청양 일대 논밭 70여만 평에 설치한 농업용수관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업비 220억 원을 들여 완공한 지 겨우 5개월밖에 안 됐습니다.

시공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준공승인을 했습니다.

<인터뷰> 한국농촌공사 직원 : "농림부에까지 보고한 상황이라 준공처리를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결국 상부에 보고한 준공시한을 맞추려는 눈치보기 행정이 화근이었던 셈입니다.

그로 인해 부실공사가 생겼고 그 피해를 농민들이 모두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수백억 원을 들여 만든 농수로가 엉터리로 시공되는 바람에 오히려 모내기철 농사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서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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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엉터리 농수로…농민만 피해
    • 입력 2006-05-09 21:28:57
    • 수정2006-05-09 23: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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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백억원을 들여 완공한 농수로가 엉터리로 시공돼 모내기철 농사에 큰 차질이 빚는 곳이 있습니다. 서영준 기자가 현장을 고발합니다. <리포트> 논 한가운데서 물이 치솟고 있습니다. 마치 온천공을 뚫은 것처럼 논바닥 여기저기서 물이 솟구칩니다. 논전체에 벌건 황톳물이 차올랐습니다. 콘크리트 농로까지 뚫고 물이 솟아 나옵니다. 근처 논바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녹취> 이강직 (피해 농민) :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구. 이게 벌써 한 달이 넘었다구" 논바닥 밑으로 설치된 농업용수 관로가 부실 시공돼 물이 새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곳 논바닥은 가뭄도 아닌데 거북 등처럼 갈라져 있는 반면 바로 옆 논은 물바다로 변하고 있습니다. 수로 연결관 위치가 잘못돼 한쪽은 물이 논으로 직접 들어가고 있고 다른 한쪽은 물이 공급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봉로 (피해 농민): "딴지역은 물 넣어서 전부 로터리하고 있어. 여기만 이래서 물을 못넣고 있다구" 이같은 일은 한국 농촌공사가 충남 홍성과 청양 일대 논밭 70여만 평에 설치한 농업용수관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업비 220억 원을 들여 완공한 지 겨우 5개월밖에 안 됐습니다. 시공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준공승인을 했습니다. <인터뷰> 한국농촌공사 직원 : "농림부에까지 보고한 상황이라 준공처리를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결국 상부에 보고한 준공시한을 맞추려는 눈치보기 행정이 화근이었던 셈입니다. 그로 인해 부실공사가 생겼고 그 피해를 농민들이 모두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수백억 원을 들여 만든 농수로가 엉터리로 시공되는 바람에 오히려 모내기철 농사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서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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