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한센인 편견없는 그날까지

입력 2006.05.15 (22:20) 수정 2006.05.15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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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제가 한센인들을 소록도에 강제이주 시킨지 90년이 된 오늘 전국의 한센인 5천여 명이 소록도에 모였습니다.

그동안 이들이 겪었던 피해를 규명하고 보상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가 특별법제정을 권고하고 나섰습니다.

기현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립 소록도 병원 개원 90주년을 기념해 전국에서 모여든 5천여명의 한센인과 가족들.

소륵도는 하루종일 잔치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시간이 있기까지 소록도는 90년 세월 한센인들의 눈물을 삼키고 있습니다.

소록도는 지난 1916년 일제가 한센인들을 집단 수용하면서 이른바 천형의 땅이 됐습니다.

17살 어린나이에 소록도에 들어온 김기현 할아버지.

도착하자마자 강제노역에 시달렸습니다.

<인터뷰> 김기현 (90살 / 한센인) : "일하다 배고파 도망갈려고 물 헤엄쳐 가다 빠지고..10명 도망가면 5명 살고 5명 죽고...."

해방 후 강제 감금생활은 풀렸지만 소록도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48년에는 애꿎은 한센인 84명이 무참히 학살당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기현 (90살 / 한센인) : "환자들 감독하고 말 꽤나 하는 사람. 전부 다 잡아다가 총살한거야. 84명이 죽었어요."

한센인들에게 병마보다 무서운 것은 세상의 무지와 편견, 지난 92년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 수사때는 경찰이 마을을 압수수색하며 한센인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이근 (칠곡농원 주민) : "개구리소년 그런 거 우린 없는데 우린 착실하게 살고 있는데 왜 자꾸 그런식으로 만드냐..억울하다..지금도 개구리 소년 얘기만 나오면 머리가 아프다.."

이밖에도 비토리 학살 사건. 오마도 간척 사업 등의 경우처럼 한센인들의 인권이 무참히 짓밝힌 경우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오늘 한센인 인권 침해 진상규명과 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권고했습니다.

<인터뷰> 조영황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 "우리 국민 모두가 한센인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벗어나 한센인들의 편견과 차별없이 우리의 이웃으로서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세상을 열어가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또 한센인 정착촌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도 촉구했습니다.

전염성도 거의 없고 치료약 한번이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차별과 편견 속에 숨어 살아야 했던 한센인들.

이젠 이들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합니다.

KBS 뉴스 기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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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한센인 편견없는 그날까지
    • 입력 2006-05-15 21:25:47
    • 수정2006-05-15 22: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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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제가 한센인들을 소록도에 강제이주 시킨지 90년이 된 오늘 전국의 한센인 5천여 명이 소록도에 모였습니다. 그동안 이들이 겪었던 피해를 규명하고 보상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가 특별법제정을 권고하고 나섰습니다. 기현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립 소록도 병원 개원 90주년을 기념해 전국에서 모여든 5천여명의 한센인과 가족들. 소륵도는 하루종일 잔치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시간이 있기까지 소록도는 90년 세월 한센인들의 눈물을 삼키고 있습니다. 소록도는 지난 1916년 일제가 한센인들을 집단 수용하면서 이른바 천형의 땅이 됐습니다. 17살 어린나이에 소록도에 들어온 김기현 할아버지. 도착하자마자 강제노역에 시달렸습니다. <인터뷰> 김기현 (90살 / 한센인) : "일하다 배고파 도망갈려고 물 헤엄쳐 가다 빠지고..10명 도망가면 5명 살고 5명 죽고...." 해방 후 강제 감금생활은 풀렸지만 소록도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48년에는 애꿎은 한센인 84명이 무참히 학살당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기현 (90살 / 한센인) : "환자들 감독하고 말 꽤나 하는 사람. 전부 다 잡아다가 총살한거야. 84명이 죽었어요." 한센인들에게 병마보다 무서운 것은 세상의 무지와 편견, 지난 92년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 수사때는 경찰이 마을을 압수수색하며 한센인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이근 (칠곡농원 주민) : "개구리소년 그런 거 우린 없는데 우린 착실하게 살고 있는데 왜 자꾸 그런식으로 만드냐..억울하다..지금도 개구리 소년 얘기만 나오면 머리가 아프다.." 이밖에도 비토리 학살 사건. 오마도 간척 사업 등의 경우처럼 한센인들의 인권이 무참히 짓밝힌 경우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오늘 한센인 인권 침해 진상규명과 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권고했습니다. <인터뷰> 조영황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 "우리 국민 모두가 한센인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벗어나 한센인들의 편견과 차별없이 우리의 이웃으로서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세상을 열어가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또 한센인 정착촌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도 촉구했습니다. 전염성도 거의 없고 치료약 한번이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차별과 편견 속에 숨어 살아야 했던 한센인들. 이젠 이들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합니다. KBS 뉴스 기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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