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설탕물이 가짜 꿀로 둔갑

입력 2006.05.1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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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마 꿀만큼 가짜가 많은 것도 드물 것입니다.

설탕으로 가짜 꿀을 만드는 현장이 또 잡혔습니다.

이화연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전북 익산의 한 농가, 허름한 창고 안에 커다란 통 두 개가 묻혀 있습니다.

뚜껑을 열자, 꿀처럼 보이는 액체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주위에서는, 이곳을 가축 사료를 배합하는 곳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인터뷰> "모르는 사람들은 소, 소 키우는 거, 소 주려고 그러나 보다 생각하죠."

여기서 만들어진 액체를 공급받는 경기 김포의 한 공장을 찾아가봤습니다.

드럼통마다 익산의 농가에서 발견된 것과 똑같은 꿀처럼 보이는 액체가 들어있습니다.

건물 안을 확인했습니다.

빈 꿀병, 꿀이 담겨있는 병이 널려 있습니다.

공장 주인은 양봉 농가에서 사들인 진짜 꿀이라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공장 주인 : "이 꿀들은 어디서 가져오는 거예요? 이거 시골에서 양봉하는 사람들한테 사죠. (주로 어느 지역?) 충청도나 광주..."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농가에서 몰래 만든 가짜 꿀을 가져와 꿀병에 넣어 포장한 것이었습니다.

성분을 분석한 결과, 설탕물을 발효시킨 뒤 초콜릿 시럽을 섞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백남이 (광주 식약청) : "설탕을 물에 잘 녹게 하기 위해 인보타제라는 효소를 사용했고요, 진짜 꿀과 일대일로 섞어서 색깔을 잘 내기 위해 초콜릿 시럽을 사용한 것으로.."

49살 정모 씨와 여동생이 각각 익산과 김포에서 제조와 포장 판매를 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만든 가짜 꿀을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도소매업체에 진짜 꿀보다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공급했습니다.

정 씨 남매가 3년 동안 만들어 판 가짜 꿀은 확인된 것만 8.4톤, 9천만 원어치입니다.

이들의 돈벌이엔, 남의 건강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현장추적 이화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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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설탕물이 가짜 꿀로 둔갑
    • 입력 2006-05-18 21: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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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마 꿀만큼 가짜가 많은 것도 드물 것입니다. 설탕으로 가짜 꿀을 만드는 현장이 또 잡혔습니다. 이화연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전북 익산의 한 농가, 허름한 창고 안에 커다란 통 두 개가 묻혀 있습니다. 뚜껑을 열자, 꿀처럼 보이는 액체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주위에서는, 이곳을 가축 사료를 배합하는 곳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인터뷰> "모르는 사람들은 소, 소 키우는 거, 소 주려고 그러나 보다 생각하죠." 여기서 만들어진 액체를 공급받는 경기 김포의 한 공장을 찾아가봤습니다. 드럼통마다 익산의 농가에서 발견된 것과 똑같은 꿀처럼 보이는 액체가 들어있습니다. 건물 안을 확인했습니다. 빈 꿀병, 꿀이 담겨있는 병이 널려 있습니다. 공장 주인은 양봉 농가에서 사들인 진짜 꿀이라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공장 주인 : "이 꿀들은 어디서 가져오는 거예요? 이거 시골에서 양봉하는 사람들한테 사죠. (주로 어느 지역?) 충청도나 광주..."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농가에서 몰래 만든 가짜 꿀을 가져와 꿀병에 넣어 포장한 것이었습니다. 성분을 분석한 결과, 설탕물을 발효시킨 뒤 초콜릿 시럽을 섞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백남이 (광주 식약청) : "설탕을 물에 잘 녹게 하기 위해 인보타제라는 효소를 사용했고요, 진짜 꿀과 일대일로 섞어서 색깔을 잘 내기 위해 초콜릿 시럽을 사용한 것으로.." 49살 정모 씨와 여동생이 각각 익산과 김포에서 제조와 포장 판매를 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만든 가짜 꿀을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도소매업체에 진짜 꿀보다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공급했습니다. 정 씨 남매가 3년 동안 만들어 판 가짜 꿀은 확인된 것만 8.4톤, 9천만 원어치입니다. 이들의 돈벌이엔, 남의 건강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현장추적 이화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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