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고구려 유적 이대로 수장되나

입력 2006.05.25 (22:32) 수정 2006.06.01 (15:5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중국 지린성의 한 댐 수몰지역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고구려 유적이 또다시 물에 잠길 위기에 처했습니다.

우리 고고학자들은 성터와 고분등이 지금까지 한번도 조사해본적 없는 소중한 유적이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베이징 정인성 특파원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중국과 북한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압록강 중류 지역입니다.

물이 빠진 산비탈 여기저기에 돌무덤들이 드러나 있습니다.

강 건너편 북한 쪽 산비탈에도 비슷한 형태의 고분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녹취> 현지 주민 : "전에는 이런 무덤들이 없었는데 댐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나타났어요."

이번에 새로 발견된 고구려 고분은 모두 2천3백여기, 고구려의 활동 무대가 압록강을 따라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강변에서 내륙으로 2킬로미터 정도 들어간 지역에서 발견된 성터입니다.

폭 4미터 가량의 돌로 된 성벽이 가로,세로 200 미터 가량 뻗어 있고 성 북쪽으로는 돌무덤들도 보입니다.

중국측은 한나라 성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고구려 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최종택 (고려대 고고미술사 교수) : "석성이 분명하고요, 석성이라면 한나라성이 아니라 고구려 시대 이후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 유적이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달 초, 근처 윈펑댐의 수리를 위해 댐 수위를 낮췄기 때문입니다

중국측에선 유적이 발견된 지역을 통제한 채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현지 주민 : "고분이 발견된 후부터 국경수비대들이 지키기 시작했어요."

문제는 댐 수리가 마무리되면서 다시 수위가 오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댐의 수위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어 발견된 모든 고분이 한달 안에 다시 물에 잠길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성터의 경우 중국측 조사만으로 마무리된 뒤 수몰된다면 훼손 정도로 볼 때 다시 연구할 수 있는 가능성 마저 사라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중국 바이산에서 KBS 뉴스 정인성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취재] 고구려 유적 이대로 수장되나
    • 입력 2006-05-25 21:14:44
    • 수정2006-06-01 15:52:22
    뉴스 9
<앵커 멘트> 중국 지린성의 한 댐 수몰지역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고구려 유적이 또다시 물에 잠길 위기에 처했습니다. 우리 고고학자들은 성터와 고분등이 지금까지 한번도 조사해본적 없는 소중한 유적이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베이징 정인성 특파원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중국과 북한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압록강 중류 지역입니다. 물이 빠진 산비탈 여기저기에 돌무덤들이 드러나 있습니다. 강 건너편 북한 쪽 산비탈에도 비슷한 형태의 고분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녹취> 현지 주민 : "전에는 이런 무덤들이 없었는데 댐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나타났어요." 이번에 새로 발견된 고구려 고분은 모두 2천3백여기, 고구려의 활동 무대가 압록강을 따라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강변에서 내륙으로 2킬로미터 정도 들어간 지역에서 발견된 성터입니다. 폭 4미터 가량의 돌로 된 성벽이 가로,세로 200 미터 가량 뻗어 있고 성 북쪽으로는 돌무덤들도 보입니다. 중국측은 한나라 성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고구려 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최종택 (고려대 고고미술사 교수) : "석성이 분명하고요, 석성이라면 한나라성이 아니라 고구려 시대 이후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 유적이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달 초, 근처 윈펑댐의 수리를 위해 댐 수위를 낮췄기 때문입니다 중국측에선 유적이 발견된 지역을 통제한 채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현지 주민 : "고분이 발견된 후부터 국경수비대들이 지키기 시작했어요." 문제는 댐 수리가 마무리되면서 다시 수위가 오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댐의 수위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어 발견된 모든 고분이 한달 안에 다시 물에 잠길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성터의 경우 중국측 조사만으로 마무리된 뒤 수몰된다면 훼손 정도로 볼 때 다시 연구할 수 있는 가능성 마저 사라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중국 바이산에서 KBS 뉴스 정인성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