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70억 짜리 문화재 관리사무소

입력 2006.05.30 (22:16) 수정 2006.06.0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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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문화재청이 수십억원을 들여 창덕궁 건물을 복원했는데, 알고보니 상당부분을 사무실과 관사로 쓰고 있었습니다.

강민수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십년 공사 끝에 지난 2003년 복원된 창덕궁 내병조 앞 원역처소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내부는 현대식 살림집으로 개조됐습니다.

세탁기와 싱크대, 그리고 수세식 화장실 등으로 완전히 개조된 이 건물은 현재 창덕궁 관리소장 관삽니다.

<인터뷰> 최종덕 (창덕궁 관리소장) : "그냥 놔두면 뭐합니까 사람이 살아야 건물이 노후화 되지 않습니다."

소장 관사 뿐만이 아닙니다.

원역 처소 절반은 공사 인부 휴게실로 쓰이고 있습니다.

인정전 외행각에 이어져 있는 내병조 건물 65평은 관리 사무소로 뒤바뀌었습니다.

작은 건물은 통째로 화장실로 변했고, 48평짜리 행각은 조리 시설을 갖춘 구내 식당으로 개조됐습니다.

관람객들에겐 음식물을 전혀 반입할 수 없게 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입니다.

<인터뷰> 최종덕 (창덕궁 관리소장) : "문화재 활용 측면에서 사용하는 겁니다. 문화재청 사적분과 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겁니다."

하지만 복원된 건물 곳곳은 이미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 이렇게 에어컨 등을 설치하느라고 복원한 궁의 벽면 곳곳이 훼손됐습니다.

공익근로요원들의 휴게실로 사용됐던 행각내부도 마찬가집니다.

주방을 만들기 위해 바닥을 시멘트로 발랐는가 하면 전기 배선을 위해 기둥에 구멍까지 뚫었습니다.

<녹취> 한영우 (사적분과 위원회 위원장) : "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는 차원에서 사용을 허락해 준 것입니다. 개조하라고 한 것은 아닙니다.

조선시대 궁궐 수비대가 머물던 곳으로 역사적 가치가 있어 예산 70억 여원을 들여 복원한 내병조 건물 일대, 문화재청 직원들은 문화재를 훼손해 가며 평당 삼천만 원 짜리 사무실과 관사를 짓고 들어가 문화재 정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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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70억 짜리 문화재 관리사무소
    • 입력 2006-05-30 21:35:35
    • 수정2006-06-01 15:5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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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문화재청이 수십억원을 들여 창덕궁 건물을 복원했는데, 알고보니 상당부분을 사무실과 관사로 쓰고 있었습니다. 강민수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십년 공사 끝에 지난 2003년 복원된 창덕궁 내병조 앞 원역처소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내부는 현대식 살림집으로 개조됐습니다. 세탁기와 싱크대, 그리고 수세식 화장실 등으로 완전히 개조된 이 건물은 현재 창덕궁 관리소장 관삽니다. <인터뷰> 최종덕 (창덕궁 관리소장) : "그냥 놔두면 뭐합니까 사람이 살아야 건물이 노후화 되지 않습니다." 소장 관사 뿐만이 아닙니다. 원역 처소 절반은 공사 인부 휴게실로 쓰이고 있습니다. 인정전 외행각에 이어져 있는 내병조 건물 65평은 관리 사무소로 뒤바뀌었습니다. 작은 건물은 통째로 화장실로 변했고, 48평짜리 행각은 조리 시설을 갖춘 구내 식당으로 개조됐습니다. 관람객들에겐 음식물을 전혀 반입할 수 없게 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입니다. <인터뷰> 최종덕 (창덕궁 관리소장) : "문화재 활용 측면에서 사용하는 겁니다. 문화재청 사적분과 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겁니다." 하지만 복원된 건물 곳곳은 이미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 이렇게 에어컨 등을 설치하느라고 복원한 궁의 벽면 곳곳이 훼손됐습니다. 공익근로요원들의 휴게실로 사용됐던 행각내부도 마찬가집니다. 주방을 만들기 위해 바닥을 시멘트로 발랐는가 하면 전기 배선을 위해 기둥에 구멍까지 뚫었습니다. <녹취> 한영우 (사적분과 위원회 위원장) : "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는 차원에서 사용을 허락해 준 것입니다. 개조하라고 한 것은 아닙니다. 조선시대 궁궐 수비대가 머물던 곳으로 역사적 가치가 있어 예산 70억 여원을 들여 복원한 내병조 건물 일대, 문화재청 직원들은 문화재를 훼손해 가며 평당 삼천만 원 짜리 사무실과 관사를 짓고 들어가 문화재 정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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