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동원호’ 석방협상 더 노력해야

입력 2006.06.12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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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해설위원]

나이지리아 무장단체에 납치됐다가 40여 시간만에 풀려난 한국인 근로자들이 어제 가족품에 안겼습니다.

모두가 반기는 만큼이나 소말리아 해역에서 납치돼 2달 넘게 갇혀 있는 동원호 선원들에 대한 걱정과 근심은 더해가고 있습니다.

신변 안전과 건강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억류기간이 길어지면서 선원들과 가족들의 몸과 마음은 더없이 지쳐가고 있고 협상타결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동원수산 측은 우선 납치조직 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초창기 터무니없이 높은 몸값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된 뒤 지금까지 수시로 요구조건이 바뀌거나 협상대표조차도 자주 달라져 일관적인 협상이 어렵다고 기업 측은 고충을 밝힙니다.

차라리 규모가 크고 체계가 잡힌 큰 반군조직이면 상식적인 협상을 기대할 수 있는데 이번 사건의 무장조직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겁니다. 게다가 나이지리아와는 달리 소말리아 과도정부는 무장조직에 영향을 미칠 힘이 전혀 없습니다. 동원수산이 중개인을 내세워 협상하는 방식도 한계가 있는데, 현지 치안이 어려운 상태에서 직접 들어가 협상하기도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그렇다고 정부가 일개 해적집단을 상대로 직접 나서 협상을 할 수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현재로선 무장단체가 합리적 수준으로 내부의견을 모아오기 까지 사실상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나아가 외교통상부는 대만 어선이나 다른 나라 유조선 등이 납치됐던 경우를 보면 통상 몸값흥정을 하는 사안의 성격상 해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까지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면 이해가 되면서도 납치된 선원들과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지나치게 무성의한게 아닌가 섭섭한 생각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듯 합니다. 네티즌들 대상의 인터넷 여론조사에서는 외교통상부의 외교력을 믿고 기다리기 어려우니 군사작전을 해서라도 하루빨리 선원들을 구해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네티즌들 말대로 다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적어도 절박한 인식은 정부와 동원수산 모두 공유해야 할 것입니다.

혹시라도 정부와 동원수산 측이 몸값을 노린 납치범들이 설마 인질들이야 해치겠느냐 하는 생각에 유리한 협상조건이 나올 때까지 마냥 기다린다면 비난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그리고 전례에 비추어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협상의 타결이 한없이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무슨 협상이든 얼굴을 맞대고 협상해도 타결 짓기 어려운 판에 전화로 통역에 의존해 가며 간접 협상하는 방식도 문제가 있습니다.

선원들의 조속한 석방과 귀환을 위해 당국과 기업이 보다 더 절박한 마음으로 이번 사안을 접근해 주길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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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동원호’ 석방협상 더 노력해야
    • 입력 2006-06-12 0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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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해설위원] 나이지리아 무장단체에 납치됐다가 40여 시간만에 풀려난 한국인 근로자들이 어제 가족품에 안겼습니다. 모두가 반기는 만큼이나 소말리아 해역에서 납치돼 2달 넘게 갇혀 있는 동원호 선원들에 대한 걱정과 근심은 더해가고 있습니다. 신변 안전과 건강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억류기간이 길어지면서 선원들과 가족들의 몸과 마음은 더없이 지쳐가고 있고 협상타결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동원수산 측은 우선 납치조직 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초창기 터무니없이 높은 몸값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된 뒤 지금까지 수시로 요구조건이 바뀌거나 협상대표조차도 자주 달라져 일관적인 협상이 어렵다고 기업 측은 고충을 밝힙니다. 차라리 규모가 크고 체계가 잡힌 큰 반군조직이면 상식적인 협상을 기대할 수 있는데 이번 사건의 무장조직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겁니다. 게다가 나이지리아와는 달리 소말리아 과도정부는 무장조직에 영향을 미칠 힘이 전혀 없습니다. 동원수산이 중개인을 내세워 협상하는 방식도 한계가 있는데, 현지 치안이 어려운 상태에서 직접 들어가 협상하기도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그렇다고 정부가 일개 해적집단을 상대로 직접 나서 협상을 할 수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현재로선 무장단체가 합리적 수준으로 내부의견을 모아오기 까지 사실상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나아가 외교통상부는 대만 어선이나 다른 나라 유조선 등이 납치됐던 경우를 보면 통상 몸값흥정을 하는 사안의 성격상 해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까지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면 이해가 되면서도 납치된 선원들과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지나치게 무성의한게 아닌가 섭섭한 생각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듯 합니다. 네티즌들 대상의 인터넷 여론조사에서는 외교통상부의 외교력을 믿고 기다리기 어려우니 군사작전을 해서라도 하루빨리 선원들을 구해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네티즌들 말대로 다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적어도 절박한 인식은 정부와 동원수산 모두 공유해야 할 것입니다. 혹시라도 정부와 동원수산 측이 몸값을 노린 납치범들이 설마 인질들이야 해치겠느냐 하는 생각에 유리한 협상조건이 나올 때까지 마냥 기다린다면 비난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그리고 전례에 비추어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협상의 타결이 한없이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무슨 협상이든 얼굴을 맞대고 협상해도 타결 짓기 어려운 판에 전화로 통역에 의존해 가며 간접 협상하는 방식도 문제가 있습니다. 선원들의 조속한 석방과 귀환을 위해 당국과 기업이 보다 더 절박한 마음으로 이번 사안을 접근해 주길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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