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평택, 마지막 수확 ‘시름 가득’

입력 2006.06.23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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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철조망으로 폐쇄된 평택 미군기지터가 오늘 한시적으로 개방됐습니다.
주민들이 마지막 수확을 돕기 위해섭니다. 김영인 기자가 현장을 찾았습니다.

<리포트>

50여 일 만에 평택 미군기지 이전부지가 개방됐습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군 검문소는 트랙터와 경운기등을 타고 논밭으로 향하는 주민들로 붐빕니다.

정부가 주민대표와의 합의에 따라 이 일대 보리밭 3만 9천 평과 마늘밭 2만여 평에 내일까지 이틀 동안 농작물 수확을 허용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춘석 (국무조정실 부단장): '농민 입장에서 당신이 심은 것을 수확을 하게 해드려야죠. 사업을 지연시키기 때문에 금년 벼는 수확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국방부는 농작물수확을 허용하는 한편 경찰과 합동으로 대민 의료지원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농민들의 반응은 착잡합니다.

<인터뷰> 이상열 (평택시 도두리): "(오랜만에 나오시니까 어떠세요?) 말할 수 없이 속만 상하죠. 다 씨앗 뿌려놓은건데요. 피가 없이 요대로 벼에요. 포크레인이 짓밟아놓은 거 보면 속이 상하고.."

<인터뷰> 도두리 주민: "올해부터 벼 하나 구경못하고 밤에 잠도 못자고 밥을 제대로 먹기를 하나.."

마음을 진정시킨 뒤 노동으로 시름을 견뎌보려는 듯 일손을 바삐 놀립니다.

능숙하게 삽을 쓰는 모습이 잔뼈 굵은 농사꾼임을 느끼게 합니다.

국방부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는 9월까지는 환경영향평가를 끝내고 10월부터 기반공사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이 계획에 따라 주민들은 1 주일안으로 이 지역을 떠나야합니다.

정부가 농민들의 수확을 허용하고, 대민 의료지원을 펴는 것은 주민을 더 이상 자극하지 않고 미군기지 이전공사를 일정대로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민들과 신뢰를 쌓고 미군기지 이전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고 싶은 정부, 정부가 앞으로 주민들과의 깊은 불신의 골을 어떻게 메울 지가 과제입니다.

KBS 뉴스 김영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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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평택, 마지막 수확 ‘시름 가득’
    • 입력 2006-06-23 21: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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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철조망으로 폐쇄된 평택 미군기지터가 오늘 한시적으로 개방됐습니다. 주민들이 마지막 수확을 돕기 위해섭니다. 김영인 기자가 현장을 찾았습니다. <리포트> 50여 일 만에 평택 미군기지 이전부지가 개방됐습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군 검문소는 트랙터와 경운기등을 타고 논밭으로 향하는 주민들로 붐빕니다. 정부가 주민대표와의 합의에 따라 이 일대 보리밭 3만 9천 평과 마늘밭 2만여 평에 내일까지 이틀 동안 농작물 수확을 허용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춘석 (국무조정실 부단장): '농민 입장에서 당신이 심은 것을 수확을 하게 해드려야죠. 사업을 지연시키기 때문에 금년 벼는 수확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국방부는 농작물수확을 허용하는 한편 경찰과 합동으로 대민 의료지원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농민들의 반응은 착잡합니다. <인터뷰> 이상열 (평택시 도두리): "(오랜만에 나오시니까 어떠세요?) 말할 수 없이 속만 상하죠. 다 씨앗 뿌려놓은건데요. 피가 없이 요대로 벼에요. 포크레인이 짓밟아놓은 거 보면 속이 상하고.." <인터뷰> 도두리 주민: "올해부터 벼 하나 구경못하고 밤에 잠도 못자고 밥을 제대로 먹기를 하나.." 마음을 진정시킨 뒤 노동으로 시름을 견뎌보려는 듯 일손을 바삐 놀립니다. 능숙하게 삽을 쓰는 모습이 잔뼈 굵은 농사꾼임을 느끼게 합니다. 국방부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는 9월까지는 환경영향평가를 끝내고 10월부터 기반공사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이 계획에 따라 주민들은 1 주일안으로 이 지역을 떠나야합니다. 정부가 농민들의 수확을 허용하고, 대민 의료지원을 펴는 것은 주민을 더 이상 자극하지 않고 미군기지 이전공사를 일정대로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민들과 신뢰를 쌓고 미군기지 이전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고 싶은 정부, 정부가 앞으로 주민들과의 깊은 불신의 골을 어떻게 메울 지가 과제입니다. KBS 뉴스 김영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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