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①미흡한 야간투시경 운용 문제

<앵커 멘트>

지난 6월에 일어난 전투기 추락 사고, 그 원인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만 지난해부터 잇따르고 있는 전투기 추락엔 야간 투시경이 원인일 수 있다는 그런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집중취재, 먼저 하준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13일 남해와 서해상에서 잇달아 추락한 F-4, F-5 전투기.

공군은, 두 사고 모두 조종사가 야간투시경을 낀 상태에서 훈련 중 비행 착각에 빠져 추락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추락 시각은 저녁 8시 40분과 8시 48분이었습니다.

그 날 해가 진 시각은 저녁 7시 45분에서 54분, 야간투시경 착용은 언뜻 당연한 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항공 전문가들은 여기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해가 진 뒤에도 수평선에서 12도 아래에 위치할 때까지 시간상으로 1시간 가량은 바다에서 배를 식별할 정도의 밝기를 갖는다고 합니다. 전문 용어로 항해박명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야간투시경을 낀 채 비행하지 말라고, 미 육군 항공 교범 같은 데엔 규정돼 있습니다.

<녹취> 현흥록 (전 육군항학교 비행 평가관): “사람 눈으로 봤을 때 밝은 데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면, 극장 같은 곳에서도 순간적으로 시야가 보이지 않지 않습니까?”

지난해 7월 13일. 항해박명 시각은 남해는 저녁 8시 48분, 서해는 저녁 9시 1분까지로, 양쪽 모두 추락 시점은 항해박명 중이었습니다.

지난 6월 7일 F-15K의 추락 추정 시각은 저녁 8시 20분, 일몰 시각 저녁 7시 37분 보다는 뒤지만 8시 44분까지의 항해박명 시간 중이었습니다.

추락 당시 조종사가 야간투시경을 끼었는지 여부에 대해, 공군은 조사중이라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공군 교범에는 항해 박명에 관한 특별한 규정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비행 계획을 짤 때 항해 박명 시간 이후에 임무 지역에 투입되도록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하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