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동북공정’ 학술적 반박 시동

입력 2006.09.14 (22:27) 수정 2006.09.14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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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구려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 우리 학술단체가 대응에 나섰습니다.

다양한 학술적 반박을 제시함과 동시에 우리의 고대사 연구 역량을 하루빨리 체계화시켜야 한다는데도 의견을 모았습니다.

나신하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국의 동북공정은 공인된 사료와 시대 구분조차 무시한 허구라는 것이 우리나라 학자들의 공통된 결론입니다.

고대사를 연구하는 민간 역사학자들은 오늘 긴급 토론회를 갖고 동북공정이 지닌 모순과 허점을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우선 중국은 은나라가 옛 삼한 땅에 세워진 진국을 지배했다고 주장하지만, '진국'은 은나라가 망하고 9백년 뒤에야 역사서에 등장합니다.

<녹취>서영수(고조선사 연구회장) : "한반도에서 은 문화나 은 이야기가 나온 것이 없어요. 가장 동쪽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 요하를 넘어서 한 두개에 불과합니다."

고구려의 중국 지방정권설은 논쟁할 가치도 없는 궤변...

고구려가 705년간 번영을 누린 반면 중국에선 무려 35개 나라가 명멸한 사실을 애써 무시한 주장이란 겁니다.

<녹취>서길수(고구려연구회 이사장) : "70%에 가까운 24개가 50년도 못가고 망했어요. 30개 국가가 100년도 못가고 망했어요. 도대체 어떤 나라가 종주 국가고, 지방정권이냐는 거에요."

현재의 국경선 안에 있었다는 이유로 고구려사를 흡수하려는 중국의 '통일적 다민족 국가론'과 고구려사는 한중 두 나라가 공유할 수 있다는 '일사양용'설 모두 시대착오적인 영토주의 사관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우리 사학계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발해는 소수의 고구려인 지배층과 다수의 말갈인 피지배층으로 구성됐다는 학설이 발해사 침탈의 빌미가 됐다는 지적입니다.

<녹취>한규철(경성대 교수) : "발해는 고구려를 계승한 왕조였습니다. 말갈 국가가 아니었습니다. 말갈이란 말은 고구려 변두리 사람들을 이민족처럼 부른 종족명입니다."

동북공정은 분명 허구에 기초하고 있지만 중국의 역사침탈이 갈수록 노골화되는 만큼 민관 합동으로 우리의 고대사 연구역량을 하루빨리 체계화해 나가야 한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중국이 어떻게 하든 고구려는 우리 역사라는 자만심, 그리고 중국의 인해 전술에는 어쩔 수 없다는 패배의식 모두 우리 역사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귀담아 들을 대목입니다.

KBS 뉴스 나신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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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동북공정’ 학술적 반박 시동
    • 입력 2006-09-14 21:07:32
    • 수정2006-09-14 22:44:29
    뉴스 9
<앵커 멘트> 고구려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 우리 학술단체가 대응에 나섰습니다. 다양한 학술적 반박을 제시함과 동시에 우리의 고대사 연구 역량을 하루빨리 체계화시켜야 한다는데도 의견을 모았습니다. 나신하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국의 동북공정은 공인된 사료와 시대 구분조차 무시한 허구라는 것이 우리나라 학자들의 공통된 결론입니다. 고대사를 연구하는 민간 역사학자들은 오늘 긴급 토론회를 갖고 동북공정이 지닌 모순과 허점을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우선 중국은 은나라가 옛 삼한 땅에 세워진 진국을 지배했다고 주장하지만, '진국'은 은나라가 망하고 9백년 뒤에야 역사서에 등장합니다. <녹취>서영수(고조선사 연구회장) : "한반도에서 은 문화나 은 이야기가 나온 것이 없어요. 가장 동쪽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 요하를 넘어서 한 두개에 불과합니다." 고구려의 중국 지방정권설은 논쟁할 가치도 없는 궤변... 고구려가 705년간 번영을 누린 반면 중국에선 무려 35개 나라가 명멸한 사실을 애써 무시한 주장이란 겁니다. <녹취>서길수(고구려연구회 이사장) : "70%에 가까운 24개가 50년도 못가고 망했어요. 30개 국가가 100년도 못가고 망했어요. 도대체 어떤 나라가 종주 국가고, 지방정권이냐는 거에요." 현재의 국경선 안에 있었다는 이유로 고구려사를 흡수하려는 중국의 '통일적 다민족 국가론'과 고구려사는 한중 두 나라가 공유할 수 있다는 '일사양용'설 모두 시대착오적인 영토주의 사관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우리 사학계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발해는 소수의 고구려인 지배층과 다수의 말갈인 피지배층으로 구성됐다는 학설이 발해사 침탈의 빌미가 됐다는 지적입니다. <녹취>한규철(경성대 교수) : "발해는 고구려를 계승한 왕조였습니다. 말갈 국가가 아니었습니다. 말갈이란 말은 고구려 변두리 사람들을 이민족처럼 부른 종족명입니다." 동북공정은 분명 허구에 기초하고 있지만 중국의 역사침탈이 갈수록 노골화되는 만큼 민관 합동으로 우리의 고대사 연구역량을 하루빨리 체계화해 나가야 한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중국이 어떻게 하든 고구려는 우리 역사라는 자만심, 그리고 중국의 인해 전술에는 어쩔 수 없다는 패배의식 모두 우리 역사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귀담아 들을 대목입니다. KBS 뉴스 나신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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