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유령업체가 조달청 관급 납품

입력 2007.02.16 (22:13) 수정 2007.02.1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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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국 석재조합의 일부 임원과 대의원이 유령회사를 차려놓고 수백억원대의 관급조경석 납품을 수의계약으로 독점해온 사실이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현장추적 박장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충북 음성의 산자락, 한국석재조합 회원이 운영하는 조경석 업체가 있다는 곳입니다.

하지만 물 웅덩이에 잡초만 무성할 뿐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인터뷰> 마을 주민: (조경석 만드는 것 본 적 없어요?) "본 적 없습니다. 산 속에서 뭐 할 게 있습니까? 임야인데..."

충주에 있다는 또다른 회원업체 주소지를 찾아가 봤습니다.

이 곳 역시 석재조합에 등록된 업체지만 이처럼 위장을 위해 쓸모없는 폐기계만 갖다 놓은 채 공장의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남의 공장 한 귀퉁이를 빌려 사업자 등록만 해놓은 것입니다.

<인터뷰> 땅 주인: (여기 땅 빌려주신 거에요? 돈 받으시고요?) "그렇죠, (기계도)제가 돈 받고 만들어줬죠."

하지만 공장도 없는 두 업체는 최근 2년 동안에만 조달청에 각각 9억6천만 원과 14억 원의 관급 조경석을 납품했습니다.

이번엔 단양에 함께 있다는 또다른 회원업체 두 곳. 오래 전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인터뷰> 인근 부동산업자: "한 3년 전부터는 아예 안 하고 세워 놓은 걸로 내가 알고 있고..."

이 곳 역시 가동이 중단된 공장에서 지난 2년 동안 조경석 39억 원 어치를 납품했습니다.

<인터뷰> 업체 대표: "원석 공급 받아 가지고 장비만 있으면 다 하게 돼 있어요."

확인 결과 원석을 공급한다는 업체는 '채석허가권'이 없는 상태, 조합원 자격이 없기 때문에 납품 역시 할 수 없는 곳입니다.

<인터뷰> 업체 대표: "채석허가 없죠. 00만 있지. 그럼 석재조합에서 가입을 시키지 말아야죠."

실체가 없으면서 조합원 자격을 가지고 거액의 납품까지 하는 이런 업체는 확인된 것만 13 개, 일부 조합 회원들이 납품을 더 많이 하기 위해 유령업체를 만든 것입니다.

이들 유령업체가 조달청에 납품한 조경석은 최근 2년 동안에만 220억 원어치, 석재조합이 조달청과 맺은 조경석 전체 수의계약의 절반이 넘습니다.

유령업체의 숨겨진 대표는 조합 전무와 친분이 있는 대의원이거나 대의원 가족들입니다.

극히 일부 조합 대의원들이 납품 물량을 싹쓸이하다시피 한 것입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조합 전무는 갑자기 사표를 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조달청은 물론 조합 관리 감독책임이 있는 중소기업청은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중소기업청 관계자: "산에다 중장비를 24시간 놔두는 경우는 드물죠. 작업을 할 때는 뭐 가서 하지만..."

계속된 비리 의혹 제기에도 문제없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인터뷰> 김형배(한국석재공업협동조합 조합원): "유령회사를 시정해 달라고 여러번 (문서)보냈으나 그때마다 이상없이 조합운영을 잘 하고 있다는 답변만 여러번 왔습니다."

중소기업청의 부실한 관리 감독 때문에 성실한 중소기업이 손해를 보고 유령업체가 이익을 챙기는 구조를 낳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박장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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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유령업체가 조달청 관급 납품
    • 입력 2007-02-16 21:20:06
    • 수정2007-02-16 22: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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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국 석재조합의 일부 임원과 대의원이 유령회사를 차려놓고 수백억원대의 관급조경석 납품을 수의계약으로 독점해온 사실이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현장추적 박장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충북 음성의 산자락, 한국석재조합 회원이 운영하는 조경석 업체가 있다는 곳입니다. 하지만 물 웅덩이에 잡초만 무성할 뿐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인터뷰> 마을 주민: (조경석 만드는 것 본 적 없어요?) "본 적 없습니다. 산 속에서 뭐 할 게 있습니까? 임야인데..." 충주에 있다는 또다른 회원업체 주소지를 찾아가 봤습니다. 이 곳 역시 석재조합에 등록된 업체지만 이처럼 위장을 위해 쓸모없는 폐기계만 갖다 놓은 채 공장의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남의 공장 한 귀퉁이를 빌려 사업자 등록만 해놓은 것입니다. <인터뷰> 땅 주인: (여기 땅 빌려주신 거에요? 돈 받으시고요?) "그렇죠, (기계도)제가 돈 받고 만들어줬죠." 하지만 공장도 없는 두 업체는 최근 2년 동안에만 조달청에 각각 9억6천만 원과 14억 원의 관급 조경석을 납품했습니다. 이번엔 단양에 함께 있다는 또다른 회원업체 두 곳. 오래 전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인터뷰> 인근 부동산업자: "한 3년 전부터는 아예 안 하고 세워 놓은 걸로 내가 알고 있고..." 이 곳 역시 가동이 중단된 공장에서 지난 2년 동안 조경석 39억 원 어치를 납품했습니다. <인터뷰> 업체 대표: "원석 공급 받아 가지고 장비만 있으면 다 하게 돼 있어요." 확인 결과 원석을 공급한다는 업체는 '채석허가권'이 없는 상태, 조합원 자격이 없기 때문에 납품 역시 할 수 없는 곳입니다. <인터뷰> 업체 대표: "채석허가 없죠. 00만 있지. 그럼 석재조합에서 가입을 시키지 말아야죠." 실체가 없으면서 조합원 자격을 가지고 거액의 납품까지 하는 이런 업체는 확인된 것만 13 개, 일부 조합 회원들이 납품을 더 많이 하기 위해 유령업체를 만든 것입니다. 이들 유령업체가 조달청에 납품한 조경석은 최근 2년 동안에만 220억 원어치, 석재조합이 조달청과 맺은 조경석 전체 수의계약의 절반이 넘습니다. 유령업체의 숨겨진 대표는 조합 전무와 친분이 있는 대의원이거나 대의원 가족들입니다. 극히 일부 조합 대의원들이 납품 물량을 싹쓸이하다시피 한 것입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조합 전무는 갑자기 사표를 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조달청은 물론 조합 관리 감독책임이 있는 중소기업청은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중소기업청 관계자: "산에다 중장비를 24시간 놔두는 경우는 드물죠. 작업을 할 때는 뭐 가서 하지만..." 계속된 비리 의혹 제기에도 문제없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인터뷰> 김형배(한국석재공업협동조합 조합원): "유령회사를 시정해 달라고 여러번 (문서)보냈으나 그때마다 이상없이 조합운영을 잘 하고 있다는 답변만 여러번 왔습니다." 중소기업청의 부실한 관리 감독 때문에 성실한 중소기업이 손해를 보고 유령업체가 이익을 챙기는 구조를 낳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박장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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