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지진’ 원인 최초 규명

<앵커 멘트>

순식간에 큰 피해를 내는 대규모 지진은 예보는커녕 발생 원인 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대규모 지진의 발생 원인을 규명해내 지진 발생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민경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고속도로변 절개지에 드러난 단층면입니다.

양쪽으로 성질이 다른 두 개의 지층이 확연하게 구분됩니다.

단층면을 따라 잘게 부스러진 암석이 지층이 움직인 흔적입니다.

이 단층면을 경계로 왼쪽과 오른쪽이 전혀 다른 지층을 이루고 있습니다. 양쪽의 지층이 서로 엇갈릴 때 지진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단층이 지하에 있어 지진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특히 일본 고베지진처럼 지층이 1초에 1미터 이상 빠르게 이동하는 대규모 지진의 경우 뚜렷한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난제로 여겨졌던 지층의 빠른 이동의 원인을 고려대 구조지질 연구팀이 처음으로 밝혀냈습니다.

단층이 움직일 때 고온의 마찰열이 발생하면 광물이 분해돼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도 채 안 되는 극미세입자들로 변하고, 이 입자들이 윤활유 역할을 해 단층의 움직임 빨라진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한래희(고려대 구조지질연구실) : "실제 자연상태의 단층에서 과거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는지 알기어려운데 이 매커니즘을 적용한다면 그에 대한 증거를 얻을수 있습니다."

특히 지진은 한번 발생했던 지역에서 또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 과거에 지진이 났던 지역을 조사하면 지진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잡지 사이언스 최근호에 주요 논문으로 실렸습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