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① 민통선 안 습지 파괴 심각

입력 2007.08.1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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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군사분계선 부근 민간인 통제지역은 생태계의 보고인 습지가 비교적 잘 보존돼온 곳이죠.

그런데, 최근 이 지역 습지들마저 무분별한 개간에 밀려서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박일중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3년 전까지만 해도 습지였던 도라산 역 부근의 수수밭.

밭으로 개간된 지금도 축축한 땅 위로 고라니 발자국이 눈에 띕니다.

얼마 되지 않은 멧돼지와 고라니의 배설물도 발견됩니다.

<인터뷰>이경률(환경실천연합 회장): "훼손된 이후에도 지금 습지의 기능이 있으니까, 야생동물들이 이 지역에 먹이사슬로 삼아서 서식하는 거죠."

수수와 잡초가 쓰러진 곳은 바로 야생동물의 이동통로입니다.

아직 습지가 남아있는 곳에는 잘려진 나무들이 쌓여 있습니다.

기존 습지를 개간하면서 잘라낸 나무를 그대로 버려둔 것입니다.

한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아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철원 샘통.

반경 2km가 천연기념물 245홉니다.

이곳에까지 모터로 물을 끌어 논물을 대고 있습니다.

수초가 자라던 곳에는 누군가 참깨를 심어놨습니다.

지번도 없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관리도 어렵습니다.

<녹취>철원군청 관계자: "지적도가 없는 상태에서 5만분의 1 지도인가 거기에 그냥 이런 식으로 그냥 그려서. 이게, 정확하게 샘통 위치가 어디 포함돼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예요."

현재 민통선 안에는 습지가 몇 개나 있는지, 그리고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 전혀 파악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 사이 생태계의 보고인 습지들이 야금야금 사라지고 있습니다.

<인터뷰>김귀곤(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라든가 또는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생태적 가치보다는 소유권 행사에 더 관심을 갖고 있고요."

전문가들은 민통선 안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공유화나 개발권 양도 등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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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① 민통선 안 습지 파괴 심각
    • 입력 2007-08-18 21: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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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군사분계선 부근 민간인 통제지역은 생태계의 보고인 습지가 비교적 잘 보존돼온 곳이죠. 그런데, 최근 이 지역 습지들마저 무분별한 개간에 밀려서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박일중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3년 전까지만 해도 습지였던 도라산 역 부근의 수수밭. 밭으로 개간된 지금도 축축한 땅 위로 고라니 발자국이 눈에 띕니다. 얼마 되지 않은 멧돼지와 고라니의 배설물도 발견됩니다. <인터뷰>이경률(환경실천연합 회장): "훼손된 이후에도 지금 습지의 기능이 있으니까, 야생동물들이 이 지역에 먹이사슬로 삼아서 서식하는 거죠." 수수와 잡초가 쓰러진 곳은 바로 야생동물의 이동통로입니다. 아직 습지가 남아있는 곳에는 잘려진 나무들이 쌓여 있습니다. 기존 습지를 개간하면서 잘라낸 나무를 그대로 버려둔 것입니다. 한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아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철원 샘통. 반경 2km가 천연기념물 245홉니다. 이곳에까지 모터로 물을 끌어 논물을 대고 있습니다. 수초가 자라던 곳에는 누군가 참깨를 심어놨습니다. 지번도 없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관리도 어렵습니다. <녹취>철원군청 관계자: "지적도가 없는 상태에서 5만분의 1 지도인가 거기에 그냥 이런 식으로 그냥 그려서. 이게, 정확하게 샘통 위치가 어디 포함돼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예요." 현재 민통선 안에는 습지가 몇 개나 있는지, 그리고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 전혀 파악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 사이 생태계의 보고인 습지들이 야금야금 사라지고 있습니다. <인터뷰>김귀곤(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라든가 또는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생태적 가치보다는 소유권 행사에 더 관심을 갖고 있고요." 전문가들은 민통선 안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공유화나 개발권 양도 등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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