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의사가 입증해야”

<앵커 멘트>

환자가 의료 사고를 당해 분쟁이 생기면 앞으로는 과실 여부를 환자가 아닌 의사가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습니다.

김원장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년전 허리가 아파 병원을 찾은 권순모씨는 병원측이 엉뚱한 투약을 하면서 하반신이 마비됐습니다.

소송을 통해 병원측의 책임을 묻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인터뷰> 권순모(의료 사고 피해자) : "저는 아는 의료지식이 없잖아요 대신 저쪽은 전문가들로 똘똘 뭉쳐있구요 자료하나도 구할 수가 없었어요"

권 씨같은 의료사고 분쟁 건 수는 지난 2000년 450건에서, 지난해에는 1100여 건을 넘어 해마다 크게 늘고 있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같은 의료사고 피해자의 보상을 위한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안에 합의했습니다.

의료사고로 인한 환자보호방안을 논의한 지 20년만입니다.

이에따라 다음달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지금까지는 환자 입증해야했던 의료사고 과정에서의 의사의 과실을 이제는 의사가 자신이 과실이 없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법안은 대신, 경미한 과실의 경우 의사의 형사책임을 면제해주기로 하고 이를 위해 의사들이 책임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했습니다.

<인터뷰> 강태언(의료시민연합 사무총장) : "그동안 어떤 제도적 장치도 없이 혼자서 환자들이 병원과 싸워왔다는 점에서 이번 법안에 대해서 적극 찬성하고..."

하지만 위급한 상황에서 의사들이 진료를 꺼려 할 것이라는 이유로 의료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국회 통과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됩니다.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