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유리 건물, ‘냉난방비’ 골치

입력 2007.08.31 (22:08) 수정 2007.08.3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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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대형 유리 건물이 유행처럼 늘어나고 있습니다. 외관상 멋져 보일지는 모르지만 문제는 과다한 에너지 사용입니다.

유리건물의 문제를 최재훈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건물 전면이 유리로만 돼있고 중앙집중식 냉방시스템까지 갖춘 전시 컨벤션 센터입니다.

냉방 중인 이 건물의 온도를 재봤습니다.

1층은 섭씨 25.9도, 하지만 3층 회의실은 33도를 넘어서 밖의 31도 보다도 오히려 더 높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유리 벽면, 1층은 27도 가량이지만 붉은 색으로 나타난 꼭대기는 51도를 넘습니다.

<인터뷰> 임윤철(환기시설업체 대표) : "이 컨벤션 3층은 누구라도 있으면 덥고 짜증나서 오래 있을 수 없는 상태다."

윗층에 냉방이 되지않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공기 흐름을 조사했습니다.

3층에서 쏜 연기는 10여 분 동안 띠를 형성한 채 움직이지 않습니다.

<인터뷰> 하현철(창원대 겸임교수) : "유리를 통해 들어온 햇빛 때문에 생긴 복사열이 상층부에 고온의 띠를 형성해서 찬공기가 올라오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위 쪽 더운 공기를 빼 줄 배기시스템을 설치하지 않아 생기는 현상입니다.

<인터뷰> 홍현욱(벡스코 시설팀장) : "지을 당시 설치해야 하는데 구조상 준공 뒤에는 보완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벡스코의 지난해 7,8월 냉방비는 8천9백여 만 원, 절반 규모의 부산문화회관에 비해 6배 이상입니다.

난방도 문제입니다.

역시 유리건물인 서울역은 겨울에 2층 대합실은 춥고 3층은 더워 이용객의 불만이 끊이지 않습니다.

<인터뷰> 우숙경(서울역 2층 근무 직원) : "코트입고 일했죠. 안내는 또 앞이 개방돼 있어서..."

지난 1월 측정 당시 2.3층의 온도는 17도와 25도로 8도 차이나 났습니다.

출입구로 들어오는 찬공기도 문제지만 일반 벽체의 1/5 수준 밖에 안되는 유리의 열관리율도 문젭니다.

밖의 찬공기로 인해 유리가 차가워지고 이에따라 내부 공기가 식으면서 가라앉는 '콜드 드래프트'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공기 순환 시스템'을 갖췄지만 역부족입니다.

<인터뷰> 권용식(코레일 건설기술팀 차장) : "대안으로 위의 더운 공기를 아래로 더 내려보내는 시설을 설치 준비 중입니다."

일본의 경우 역과 같은 공공건물에 유리 공법을 쓰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해 채광을 위한 최소한의 창을 내고 충분한 방풍 공간을 확보합니다.

<인터뷰> 김삼렬(교수/동의대 건축학과) : "유리건물의 경우 에너지 차원에서 보면 약점이 많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차폐필름이나 코팅처리를 하거나 이중 유리를 설비하는 방법을 보완해야 한다."

에너지 낭비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이런 대형 유리건물은 전국적으로 600여 개, 설계부터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한 보완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최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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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유리 건물, ‘냉난방비’ 골치
    • 입력 2007-08-31 21:16:47
    • 수정2007-08-31 22:09:31
    뉴스 9
<앵커 멘트> 최근 대형 유리 건물이 유행처럼 늘어나고 있습니다. 외관상 멋져 보일지는 모르지만 문제는 과다한 에너지 사용입니다. 유리건물의 문제를 최재훈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건물 전면이 유리로만 돼있고 중앙집중식 냉방시스템까지 갖춘 전시 컨벤션 센터입니다. 냉방 중인 이 건물의 온도를 재봤습니다. 1층은 섭씨 25.9도, 하지만 3층 회의실은 33도를 넘어서 밖의 31도 보다도 오히려 더 높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유리 벽면, 1층은 27도 가량이지만 붉은 색으로 나타난 꼭대기는 51도를 넘습니다. <인터뷰> 임윤철(환기시설업체 대표) : "이 컨벤션 3층은 누구라도 있으면 덥고 짜증나서 오래 있을 수 없는 상태다." 윗층에 냉방이 되지않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공기 흐름을 조사했습니다. 3층에서 쏜 연기는 10여 분 동안 띠를 형성한 채 움직이지 않습니다. <인터뷰> 하현철(창원대 겸임교수) : "유리를 통해 들어온 햇빛 때문에 생긴 복사열이 상층부에 고온의 띠를 형성해서 찬공기가 올라오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위 쪽 더운 공기를 빼 줄 배기시스템을 설치하지 않아 생기는 현상입니다. <인터뷰> 홍현욱(벡스코 시설팀장) : "지을 당시 설치해야 하는데 구조상 준공 뒤에는 보완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벡스코의 지난해 7,8월 냉방비는 8천9백여 만 원, 절반 규모의 부산문화회관에 비해 6배 이상입니다. 난방도 문제입니다. 역시 유리건물인 서울역은 겨울에 2층 대합실은 춥고 3층은 더워 이용객의 불만이 끊이지 않습니다. <인터뷰> 우숙경(서울역 2층 근무 직원) : "코트입고 일했죠. 안내는 또 앞이 개방돼 있어서..." 지난 1월 측정 당시 2.3층의 온도는 17도와 25도로 8도 차이나 났습니다. 출입구로 들어오는 찬공기도 문제지만 일반 벽체의 1/5 수준 밖에 안되는 유리의 열관리율도 문젭니다. 밖의 찬공기로 인해 유리가 차가워지고 이에따라 내부 공기가 식으면서 가라앉는 '콜드 드래프트'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공기 순환 시스템'을 갖췄지만 역부족입니다. <인터뷰> 권용식(코레일 건설기술팀 차장) : "대안으로 위의 더운 공기를 아래로 더 내려보내는 시설을 설치 준비 중입니다." 일본의 경우 역과 같은 공공건물에 유리 공법을 쓰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해 채광을 위한 최소한의 창을 내고 충분한 방풍 공간을 확보합니다. <인터뷰> 김삼렬(교수/동의대 건축학과) : "유리건물의 경우 에너지 차원에서 보면 약점이 많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차폐필름이나 코팅처리를 하거나 이중 유리를 설비하는 방법을 보완해야 한다." 에너지 낭비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이런 대형 유리건물은 전국적으로 600여 개, 설계부터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한 보완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최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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