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유출’ 6일째…어민들 시름 ‘가득’

입력 2007.12.12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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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검은 기름으로 뒤덮인 태안 앞바다,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연근해 어업은 사실상 중단됐고 바다 양식장은 물론 육지 양식장까지 피해가 확산돼 눈앞이 캄캄합니다.
현장을 정영훈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한창 조업을 나섰어야 할 어선들이 항구에 정박해 있습니다.

어장이 온통 기름으로 오염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호범(어민): "(가까운 바다에선 아예 조업을 못하시는 건가요?) 그렇지. 힘들지, 고기가 올라오면 전부 기름냄새가 나니까."

손님이 끊긴 바닷가 식당. 주인들은 오늘도 아예 가계 문을 닫습니다.

대신 기름과의 전쟁을 위해 아침부터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갑니다.

하지만 방제 장비마저 다른 배와 나눠 써야 할 정도로 사정은 열악합니다.

<인터뷰>이정수(어민): "이게 모자라요. 그래서 기름 제거하다 중단하고 들어가고 그런다고."

육지 양식장도 못쓰게 됐습니다.

이 종묘 양식장에서만 넙치 치어 180만 마리가 죽었습니다.

치어를 기르기 위해 끌어온 바닷물에는 검은 기름만 둥둥 떠다닐 뿐입니다.

<인터뷰>문성호(양식업자): "앞으로 태안군에서 넙치 종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앞으로 일어날 피해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해안을 따라 널려 있는 굴과 바지락, 전복 양식장 3천7백40헥타르도 온통 기름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굴에 포자를 붙여 기르는 양식대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기름이 범벅돼 모두 폐사했습니다.

꽃게와 문어를 잡는데 쓰는 통발.

태안 앞바다에서는 더 이상 쓰고 싶어도 쓸 수 없게 됐습니다.

<인터뷰>민정동(어민): "저 밑에 통영 쪽으로. (파시는 건 가요?) 네, 쓰던 건데, 이제 팔려가는 거죠."

<인터뷰> 김강선(어민): "지금 당장은 기름 수거하는 게 힘들지만은 앞으로 살아갈 생각을 하면 캄캄하지요."

사고 직전에 겨우 건진 굴, 사실상 마지막 수확물을 손질하는 어민들의 마음은 원유 색깔만큼이나 시커멓게 타들어 갑니다.

KBS 뉴스 정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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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름 유출’ 6일째…어민들 시름 ‘가득’
    • 입력 2007-12-12 20:44:11
    뉴스 9
<앵커 멘트> 검은 기름으로 뒤덮인 태안 앞바다,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연근해 어업은 사실상 중단됐고 바다 양식장은 물론 육지 양식장까지 피해가 확산돼 눈앞이 캄캄합니다. 현장을 정영훈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한창 조업을 나섰어야 할 어선들이 항구에 정박해 있습니다. 어장이 온통 기름으로 오염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호범(어민): "(가까운 바다에선 아예 조업을 못하시는 건가요?) 그렇지. 힘들지, 고기가 올라오면 전부 기름냄새가 나니까." 손님이 끊긴 바닷가 식당. 주인들은 오늘도 아예 가계 문을 닫습니다. 대신 기름과의 전쟁을 위해 아침부터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갑니다. 하지만 방제 장비마저 다른 배와 나눠 써야 할 정도로 사정은 열악합니다. <인터뷰>이정수(어민): "이게 모자라요. 그래서 기름 제거하다 중단하고 들어가고 그런다고." 육지 양식장도 못쓰게 됐습니다. 이 종묘 양식장에서만 넙치 치어 180만 마리가 죽었습니다. 치어를 기르기 위해 끌어온 바닷물에는 검은 기름만 둥둥 떠다닐 뿐입니다. <인터뷰>문성호(양식업자): "앞으로 태안군에서 넙치 종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앞으로 일어날 피해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해안을 따라 널려 있는 굴과 바지락, 전복 양식장 3천7백40헥타르도 온통 기름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굴에 포자를 붙여 기르는 양식대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기름이 범벅돼 모두 폐사했습니다. 꽃게와 문어를 잡는데 쓰는 통발. 태안 앞바다에서는 더 이상 쓰고 싶어도 쓸 수 없게 됐습니다. <인터뷰>민정동(어민): "저 밑에 통영 쪽으로. (파시는 건 가요?) 네, 쓰던 건데, 이제 팔려가는 거죠." <인터뷰> 김강선(어민): "지금 당장은 기름 수거하는 게 힘들지만은 앞으로 살아갈 생각을 하면 캄캄하지요." 사고 직전에 겨우 건진 굴, 사실상 마지막 수확물을 손질하는 어민들의 마음은 원유 색깔만큼이나 시커멓게 타들어 갑니다. KBS 뉴스 정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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