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농한기에도 수입 짭짤하네!

입력 2008.02.0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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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농한기'란 말 아시죠?

예전 같으면 지금이 농한기인데 이제는 옛말인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농촌이라고 예외 일리 없겠죠?

여성들이 특히 바쁘다는데, 현대 농촌 여성들의 겨울나기를 취재했습니다.

김지영 기자!

소일거리도 되고 돈도 벌고, 농촌 아낙네들도 반가워하고 있다죠?

<리포트>

네, 농촌여성들이 겨울에 한해 생산된 농산물을 가지고 한과나 메주 등의 전통가공식품을 만드는 부업에 나서고 있는데요.

소일거리가 없이 지내던 과거에 비하면 지역 농가경제나 가정에도 짭짤한 부수입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경상도의 한 농촌마을.

40여 가구의 농가가 사는 이 마을에서는 농한기에도 모여 주부들이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는데요.

30 평 남짓한 공장에서는 주부들이 한과를 만들고. 튀기느라 분주한 모습입니다.

<현장음> "오늘 잘 튀겨지네."

먹음직스럽게 만들어진 한과를 하나하나 포장하고 있는 박선녀씨는 7명의 주부들과 함께 겨울이면 이곳에서 한과를 만든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박선녀(45살) : "겨울철에 놀 수도 없잖아요. 이거 해서 애들 학비도 벌어야 하고 학원도 보내야 하고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한과를 만드는 주부들 모두 벼농사만을 지어온 탓에 처음에는 팔지 못한 한과가 더 많을 만큼 시행착오도 여러 번 겪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선녀(45살) : "우리는 생각에 그냥 어르신들 하는 거 보고 우리도 그렇게 하면 되겠다...이렇게 했거든요. 그런데 계속 실패하는거야. 계속...쌀 서너 가마 버렸다니까요 찹쌀을..."

석 달 남짓한 농한기에 한과를 만들고 주부 한명이 받는 돈은 대략 5-600만원 정도라고 하는데요.

살림에도 적지 않은 보탬이 된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선녀(45살) : "3개월 일하고 그 정도 벌면 괜찮지 않나 싶어요. 애들이 더 좋아해요. 엄마가 일을 하니까...아, 우리 엄마가 일을 하는구나. 또 집안일도 거들어주고..."

촬영이 있던 날은 명절이 코앞이라 포장이며 배달이 잔뜩 밀려 있었는데요.

가까운 곳은 직접 배달도 한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숙자(한과 구매자) : "설이라서 아들 오면 줄라고 시켰어요. 맛 좋아요."

이 마을에서 만드는 한과는 이 지역 농산물을 재료를 해서 만들어집니다.

대부분 본업에 종사하다가 겨울이 농한기가 되면 한데 모여 제품을 만들고 부수입을 올리는 건데요.

2000년, 정부에서 '농촌일감찾기' 사업의 하나로 나온 지원금을 받아 시작한 일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이경옥(농업기술센터) : "농촌 지원과 농촌에 농산물 소득이 불안정하고 농한기가 되면 별 일 없이 쉬는 인력도 많으니까 농가의 소득도 창출하고 유효 인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고..."

농촌 여성들이 부업으로 하는 일은 한과를 비롯해 메주와 된장, 고추장, 그리고 청국장등 대부분 전통식품을 만드는 일인데요.

김태순씨는 농사철이면 마을에서 콩을 재배하는 주부들과 함께 겨울이면 청국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꽤꽤한 냄새가 진동하지만 콩을 가공식품으로 만들면 그냥 팔 때보다 좀 더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데요.

<인터뷰> 김태순(58살) : "콩으로 내는 것보다는 농가 소득에 가공해서 판매를 하니까 콩이 한 말에 3만 원이면 이거는 만들어서 배로 더 받을 수 있거든요."

칠순이 넘은 김경태 할머니 역시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겨울이면 콩 가공 식품을 만들면서 소일거리도 삼고 돈도 벌고 있습니다.

<현장음> "아, 맛있다 구수하고~"

<인터뷰> 김경태(73살) : "여러명 모여서 하니까 제미도 있고요. 밥만 먹으면 여기 나오고 싶다니까...내 이 나이 73살에 어디가 이런 거 하겠습니까?"

두메산골에서 7년 동안 변함없이 직접 재배한 콩으로 옛 장맛을 고집해온 덕에 주문이 밀려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할 지경이라는데요.

<현장음> "예 말씀하세요. 고추장 있습니다. 청국장 분말 한 개요. 된장 두 개하고요."

<인터뷰> 오순자(60살) : "이거 하기 전에는 수입이 없었으니까...된장, 청국장 같은 거 보내주면 받는 사람이 맛있다고 주문 들어오거든요. 그때 최고 보람을 느껴요."

농한기를 이용해 이른바, 투잡 대열에 합류한 농촌 여성들!

작업장 규모에 따라서 석달에 많게는 1억 원에 이르기도 한다는데요.

짭짤한 부수입도 올리고 농가 경제에도 적지 않은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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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농한기에도 수입 짭짤하네!
    • 입력 2008-02-04 08: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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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농한기'란 말 아시죠? 예전 같으면 지금이 농한기인데 이제는 옛말인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농촌이라고 예외 일리 없겠죠? 여성들이 특히 바쁘다는데, 현대 농촌 여성들의 겨울나기를 취재했습니다. 김지영 기자! 소일거리도 되고 돈도 벌고, 농촌 아낙네들도 반가워하고 있다죠? <리포트> 네, 농촌여성들이 겨울에 한해 생산된 농산물을 가지고 한과나 메주 등의 전통가공식품을 만드는 부업에 나서고 있는데요. 소일거리가 없이 지내던 과거에 비하면 지역 농가경제나 가정에도 짭짤한 부수입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경상도의 한 농촌마을. 40여 가구의 농가가 사는 이 마을에서는 농한기에도 모여 주부들이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는데요. 30 평 남짓한 공장에서는 주부들이 한과를 만들고. 튀기느라 분주한 모습입니다. <현장음> "오늘 잘 튀겨지네." 먹음직스럽게 만들어진 한과를 하나하나 포장하고 있는 박선녀씨는 7명의 주부들과 함께 겨울이면 이곳에서 한과를 만든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박선녀(45살) : "겨울철에 놀 수도 없잖아요. 이거 해서 애들 학비도 벌어야 하고 학원도 보내야 하고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한과를 만드는 주부들 모두 벼농사만을 지어온 탓에 처음에는 팔지 못한 한과가 더 많을 만큼 시행착오도 여러 번 겪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선녀(45살) : "우리는 생각에 그냥 어르신들 하는 거 보고 우리도 그렇게 하면 되겠다...이렇게 했거든요. 그런데 계속 실패하는거야. 계속...쌀 서너 가마 버렸다니까요 찹쌀을..." 석 달 남짓한 농한기에 한과를 만들고 주부 한명이 받는 돈은 대략 5-600만원 정도라고 하는데요. 살림에도 적지 않은 보탬이 된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선녀(45살) : "3개월 일하고 그 정도 벌면 괜찮지 않나 싶어요. 애들이 더 좋아해요. 엄마가 일을 하니까...아, 우리 엄마가 일을 하는구나. 또 집안일도 거들어주고..." 촬영이 있던 날은 명절이 코앞이라 포장이며 배달이 잔뜩 밀려 있었는데요. 가까운 곳은 직접 배달도 한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숙자(한과 구매자) : "설이라서 아들 오면 줄라고 시켰어요. 맛 좋아요." 이 마을에서 만드는 한과는 이 지역 농산물을 재료를 해서 만들어집니다. 대부분 본업에 종사하다가 겨울이 농한기가 되면 한데 모여 제품을 만들고 부수입을 올리는 건데요. 2000년, 정부에서 '농촌일감찾기' 사업의 하나로 나온 지원금을 받아 시작한 일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이경옥(농업기술센터) : "농촌 지원과 농촌에 농산물 소득이 불안정하고 농한기가 되면 별 일 없이 쉬는 인력도 많으니까 농가의 소득도 창출하고 유효 인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고..." 농촌 여성들이 부업으로 하는 일은 한과를 비롯해 메주와 된장, 고추장, 그리고 청국장등 대부분 전통식품을 만드는 일인데요. 김태순씨는 농사철이면 마을에서 콩을 재배하는 주부들과 함께 겨울이면 청국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꽤꽤한 냄새가 진동하지만 콩을 가공식품으로 만들면 그냥 팔 때보다 좀 더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데요. <인터뷰> 김태순(58살) : "콩으로 내는 것보다는 농가 소득에 가공해서 판매를 하니까 콩이 한 말에 3만 원이면 이거는 만들어서 배로 더 받을 수 있거든요." 칠순이 넘은 김경태 할머니 역시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겨울이면 콩 가공 식품을 만들면서 소일거리도 삼고 돈도 벌고 있습니다. <현장음> "아, 맛있다 구수하고~" <인터뷰> 김경태(73살) : "여러명 모여서 하니까 제미도 있고요. 밥만 먹으면 여기 나오고 싶다니까...내 이 나이 73살에 어디가 이런 거 하겠습니까?" 두메산골에서 7년 동안 변함없이 직접 재배한 콩으로 옛 장맛을 고집해온 덕에 주문이 밀려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할 지경이라는데요. <현장음> "예 말씀하세요. 고추장 있습니다. 청국장 분말 한 개요. 된장 두 개하고요." <인터뷰> 오순자(60살) : "이거 하기 전에는 수입이 없었으니까...된장, 청국장 같은 거 보내주면 받는 사람이 맛있다고 주문 들어오거든요. 그때 최고 보람을 느껴요." 농한기를 이용해 이른바, 투잡 대열에 합류한 농촌 여성들! 작업장 규모에 따라서 석달에 많게는 1억 원에 이르기도 한다는데요. 짭짤한 부수입도 올리고 농가 경제에도 적지 않은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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