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 이끌어 낸 ‘프로파일러의 힘’

입력 2008.03.25 (20:52) 수정 2008.03.2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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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안양 초등학생 피살사건의 용의자 정 씨가 범행을 자백하기까지는 범죄심리분석관, 일명 프로파일러의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용의자의 윤곽을 뽑아내는 것에서 면담으로 자백을 이끌어내는 것까지, 프로파일러의 역할을 임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자료화면> 영화 추격자 중 범죄 심리 분석가와의 면담 장면

범죄 영화에서 종종 등장하는 범죄심리전문가.

용의자의 마음을 동요시켜 범죄사실을 실토하게 만듭니다.

안양 초등학생 피살 사건에서 체포 직후 범행 사실을 부인하던 용의자 정 씨

<녹취> "(용의자 정씨 왜 그러셨어요?) 안 죽였어요. (지금 억울하세요?) 네."

<녹취>정 씨(용의자) : "(아직도 교통사고라고 주장하나요?) 네. (사람 더 죽였나요?) 저는 그런 사람 아닙니다."

용의자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순간 바로 범죄분석관이 투입됐습니다.

<인터뷰>권일용(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경위) : "누구한테나 있을 수 있는 교통사고로 자백을 했다는 것은 그 사건 자체를 남에게 보여지는 것에 대한 진술이라는 것이죠."

'우연한 교통사고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였다 식으로 용의자 정씨는 자신이 이런 끔찍한 살인을 했다고 보이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범죄분석관은 그래서 정씨가 자신의 행위를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 대상은 가족일 것으로 추정, 어머니 이야기를 꺼냈다고 합니다.

<인터뷰>권일용(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경위) : "특히, 자기 어머니라던지...사회적으로 굉장히 고립돼있기 때문에 누군가는 그래도 한 사람을 이 세상에서 모든 걸 이해하고..."

자신만만했던 용의자 정씨에게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럼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되겠습니까' 라며 자백을 시작했습니다.

<녹취>정 씨(용의자) : "아이가 숨을 안 쉬고..그때부터 미쳐서 다른 아이도 눌러서 같이..."

자백을 이끌어 낸 것은 용의자와의 단순한 심리 게임이 아니라 자료를 축적하며 쌓은 분석과 경험의 힘이라고 범죄분석관들은 말합니다.

실제 범죄분석관들은 안양 어린이 실종 사건 2주 뒤 축적된 자료를 분석하고 검토해 *용의자는 실종 어린이 근처에 사는 남성이며 *고립된 생활속에 성적인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인터뷰>권일용(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경위) : "다른 데서 성과 관련된 목적으로 이 지역을 들어올 수 있는 이유가 있냐는 말이죠. 범죄자 입장에서"

검거된 뒤 드러난 정 씨의 성향이나 범행 사실과 대부분 일치했습니다.

그러나 용의 선상에 오른 정 씨를 잡는 데 두 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안양 어린이 살해사건 경찰 수사가 더욱 아쉬워지는 대목입니다.

KBS 뉴스 임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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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백 이끌어 낸 ‘프로파일러의 힘’
    • 입력 2008-03-25 20:12:15
    • 수정2008-03-25 21:35:37
    뉴스타임
<앵커 멘트> 안양 초등학생 피살사건의 용의자 정 씨가 범행을 자백하기까지는 범죄심리분석관, 일명 프로파일러의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용의자의 윤곽을 뽑아내는 것에서 면담으로 자백을 이끌어내는 것까지, 프로파일러의 역할을 임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자료화면> 영화 추격자 중 범죄 심리 분석가와의 면담 장면 범죄 영화에서 종종 등장하는 범죄심리전문가. 용의자의 마음을 동요시켜 범죄사실을 실토하게 만듭니다. 안양 초등학생 피살 사건에서 체포 직후 범행 사실을 부인하던 용의자 정 씨 <녹취> "(용의자 정씨 왜 그러셨어요?) 안 죽였어요. (지금 억울하세요?) 네." <녹취>정 씨(용의자) : "(아직도 교통사고라고 주장하나요?) 네. (사람 더 죽였나요?) 저는 그런 사람 아닙니다." 용의자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순간 바로 범죄분석관이 투입됐습니다. <인터뷰>권일용(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경위) : "누구한테나 있을 수 있는 교통사고로 자백을 했다는 것은 그 사건 자체를 남에게 보여지는 것에 대한 진술이라는 것이죠." '우연한 교통사고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였다 식으로 용의자 정씨는 자신이 이런 끔찍한 살인을 했다고 보이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범죄분석관은 그래서 정씨가 자신의 행위를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 대상은 가족일 것으로 추정, 어머니 이야기를 꺼냈다고 합니다. <인터뷰>권일용(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경위) : "특히, 자기 어머니라던지...사회적으로 굉장히 고립돼있기 때문에 누군가는 그래도 한 사람을 이 세상에서 모든 걸 이해하고..." 자신만만했던 용의자 정씨에게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럼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되겠습니까' 라며 자백을 시작했습니다. <녹취>정 씨(용의자) : "아이가 숨을 안 쉬고..그때부터 미쳐서 다른 아이도 눌러서 같이..." 자백을 이끌어 낸 것은 용의자와의 단순한 심리 게임이 아니라 자료를 축적하며 쌓은 분석과 경험의 힘이라고 범죄분석관들은 말합니다. 실제 범죄분석관들은 안양 어린이 실종 사건 2주 뒤 축적된 자료를 분석하고 검토해 *용의자는 실종 어린이 근처에 사는 남성이며 *고립된 생활속에 성적인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인터뷰>권일용(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경위) : "다른 데서 성과 관련된 목적으로 이 지역을 들어올 수 있는 이유가 있냐는 말이죠. 범죄자 입장에서" 검거된 뒤 드러난 정 씨의 성향이나 범행 사실과 대부분 일치했습니다. 그러나 용의 선상에 오른 정 씨를 잡는 데 두 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안양 어린이 살해사건 경찰 수사가 더욱 아쉬워지는 대목입니다. KBS 뉴스 임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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