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의문의 파도, 순식간에 당했다

입력 2008.05.0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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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순식간에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너울성 파도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시원 기자! 기상청과 해양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는군요?

<리포트>

네, 아직 추정만 하고 있는데요.

강한 조류가 방파제에 부딪히면서 높은 파도가 생겼다는 의견이 있구요, 서해 먼바다를 지나던 저기압이 우리나라로 오다 강하게 증폭되면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2년 사이 서해안에서는 이와 비슷한 사고가 계속 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원인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어제 오후, 보령 앞바다의 죽도 방파제를 촬영한 CCTV 화면인데요.

관광객과 낚시객들 수십명이 몰려 있죠.

그런데 잔잔하던 바다에서 갑자기 큰 파도가 일더니 순식간에 방파제를 덥칩니다.

지켜보던 관광객들도 깜짝 놀라는데요.

<인터뷰> 김기덕(사고 목격자): "갑자기 집채만한 파도가 일더니 낚시꾼과 관광객들을 휩쓰는 거예요."

7-8미터 높이의 너울성 파도는 섬 주변 3곳과 대천해수욕장 등 4곳에서 동시에 발생했는데요.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보니 손 쓸 틈 조차 없었습니다.

그나마 조업을 마치고 복귀하던 어선들이 바다에 빠진 일부 사람들을 구해내 피해를 줄였습니다.

<인터뷰>강종훈(충남 보령시): "조업 마치고 배를 정박했는데, 사고를 목격하고 배에 빨리 올라가서 배를 몰고 떠 있는 사람들을 구조한거죠."

피해자들은 대부분 어린이 날 연휴를 맞아 자녀와 함께 나들이를 나온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었습니다.

사고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온 가족들은 병원에 쓰러지면서 오열했습니다.

순식간에 어린 아들과 남편을 한꺼번에 잃은 여성은 넋을 놓았습니다.

<녹취>피해자 가족: "여기서 이러면 어떡해..."

이번 사고의 특징은 사전에 별다른 징후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해일성 파도였지만 당시 바람은 초속 4미터 이하로 약했고, 물결도 잔잔했습니다.

폭풍성 해일이 올 조건이 아니었고, 지진도 관측되지 않았기 때문에 쓰나미도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기상청은 어제가 만조 날짜와 가깝다는 점을 들어 강한 조류를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진철(기상청 통보관): "지진이나 폭풍이 없기때문에, 해일이라고는 볼수 없고, 만조일때 조수가 방파제에 부딪혀 파도가 커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일부 해양 전문가들은 서해 먼 바다의 기압이 갑자기 낮아지면서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어제 아침 7시 반쯤 서해안 북단의 대청도에는 어른 키 높이의 바닷물이 밀려왔습니다.

<녹취>권영규(대청도 주민): "물이 갑자기 썰물이 빠져 나가는게 1초사이에 갑자기 나갔다가 1~2분 사이에 그만큼의 물이 다시 올라온거죠."

바닷물 범람현상은 2, 3시간 동안 계속됐는데요.

대청도를 거쳐 간 이 파도가 몇 시간 뒤 270킬로미터 떨어진 죽도를 덮쳤을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3월 전남 영광군에서도 이번처럼 사전 징후없이 갑자기 큰 파도가 일었는데요.

당시 1명이 숨지고, 상가 120여채가 물에 잠겼습니다.

지난 2005년에는 제주도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났지만, 아직 관측자료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인을 알아야 이에 맞는 예보시스템이나 방파제 통제 대책 등도 세울 수 있는 만큼 기상청 등 관계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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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커스] 의문의 파도, 순식간에 당했다
    • 입력 2008-05-05 08: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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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순식간에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너울성 파도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시원 기자! 기상청과 해양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는군요? <리포트> 네, 아직 추정만 하고 있는데요. 강한 조류가 방파제에 부딪히면서 높은 파도가 생겼다는 의견이 있구요, 서해 먼바다를 지나던 저기압이 우리나라로 오다 강하게 증폭되면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2년 사이 서해안에서는 이와 비슷한 사고가 계속 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원인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어제 오후, 보령 앞바다의 죽도 방파제를 촬영한 CCTV 화면인데요. 관광객과 낚시객들 수십명이 몰려 있죠. 그런데 잔잔하던 바다에서 갑자기 큰 파도가 일더니 순식간에 방파제를 덥칩니다. 지켜보던 관광객들도 깜짝 놀라는데요. <인터뷰> 김기덕(사고 목격자): "갑자기 집채만한 파도가 일더니 낚시꾼과 관광객들을 휩쓰는 거예요." 7-8미터 높이의 너울성 파도는 섬 주변 3곳과 대천해수욕장 등 4곳에서 동시에 발생했는데요.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보니 손 쓸 틈 조차 없었습니다. 그나마 조업을 마치고 복귀하던 어선들이 바다에 빠진 일부 사람들을 구해내 피해를 줄였습니다. <인터뷰>강종훈(충남 보령시): "조업 마치고 배를 정박했는데, 사고를 목격하고 배에 빨리 올라가서 배를 몰고 떠 있는 사람들을 구조한거죠." 피해자들은 대부분 어린이 날 연휴를 맞아 자녀와 함께 나들이를 나온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었습니다. 사고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온 가족들은 병원에 쓰러지면서 오열했습니다. 순식간에 어린 아들과 남편을 한꺼번에 잃은 여성은 넋을 놓았습니다. <녹취>피해자 가족: "여기서 이러면 어떡해..." 이번 사고의 특징은 사전에 별다른 징후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해일성 파도였지만 당시 바람은 초속 4미터 이하로 약했고, 물결도 잔잔했습니다. 폭풍성 해일이 올 조건이 아니었고, 지진도 관측되지 않았기 때문에 쓰나미도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기상청은 어제가 만조 날짜와 가깝다는 점을 들어 강한 조류를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진철(기상청 통보관): "지진이나 폭풍이 없기때문에, 해일이라고는 볼수 없고, 만조일때 조수가 방파제에 부딪혀 파도가 커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일부 해양 전문가들은 서해 먼 바다의 기압이 갑자기 낮아지면서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어제 아침 7시 반쯤 서해안 북단의 대청도에는 어른 키 높이의 바닷물이 밀려왔습니다. <녹취>권영규(대청도 주민): "물이 갑자기 썰물이 빠져 나가는게 1초사이에 갑자기 나갔다가 1~2분 사이에 그만큼의 물이 다시 올라온거죠." 바닷물 범람현상은 2, 3시간 동안 계속됐는데요. 대청도를 거쳐 간 이 파도가 몇 시간 뒤 270킬로미터 떨어진 죽도를 덮쳤을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3월 전남 영광군에서도 이번처럼 사전 징후없이 갑자기 큰 파도가 일었는데요. 당시 1명이 숨지고, 상가 120여채가 물에 잠겼습니다. 지난 2005년에는 제주도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났지만, 아직 관측자료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인을 알아야 이에 맞는 예보시스템이나 방파제 통제 대책 등도 세울 수 있는 만큼 기상청 등 관계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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