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집단 성폭행’…겁없는 청소년들
입력 2008.05.05 (09:26)
수정 2008.05.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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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구 초등학교 집단 성폭력 사건을 불과 얼마 전에 전해드렸습니다만, 전북 익산의 한 중학교에서도 충격적인 성폭력 사건이 있었습니다.
네, 같은 학교에 재학중인 남학생들이 또래 여학생을 무려 3년씩이나 성폭행해왔습니다. 이 학생들은 피해 여학생이 전학 간 이후에도 범행을 계속했다는데요.
양지우 기자, 죄의식조차 못 느낀 것 같아요?
<리포트>
네, 무섭단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초등학생 성폭력 사건 뿐 아니었죠? 지난달엔 인천에서 미니 홈페이지에 자신을 비방하는 글을 남겼다는 이유로 또래 여학생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있었고요.
또 전북 익산의 한 중학교에서는 같은 학교 여학생을 남학생들이 돌아가며 3년 넘게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여학생이 성폭행 당한 사실을 알리겠다며 다른 남학생들이 다시 이 여학생을 성폭행하기도 했다는데요. 겁 없는 10대들의 성범죄,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전북 익산의 한 중학교입니다. 최근 이 학교를 다녔던 한 여학생이 재학 중에 같은 학교 남학생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녹취> 전북지방경찰청 관계자: “처음에는 아버지가 딸이 학교에 가질 않으려고 하니까 내용을 물어봤던 거에요. 이유가 뭔지. 딸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아버지한테 이야기하면서. 15명이에요. 같은 학교 학생도 있고 다른 학교 학생도 있고.”
피해 여학생은 지난 2005년, 같은 학교 친구였던 남학생 3명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그 후 이 사실을 알게 된 다른 남학생들이 소문을 내겠다며 이 여학생을 협박했고, 또 다시 성폭행을 했다고 하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이 여학생은 지난 2005년부터 올해 1월까지 15명의 남학생들에게 성폭행을 당해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녹취>전북지방경찰청 관계자: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거나 가해자 학생 집으로 불러내서 친하게 지내는 다른 남자를 통해서 전화를 하도록 유도해서 그 아이를 만나러 오면 다른 아이들이 와 있는 거죠. 그런 식으로...”
피해 여학생은 남학생들을 피해 인근지역으로 전학을 간 이후에도 계속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녹취>전북지방경찰청 관계자: “뭐랄까, 교육은 되었을 텐데 자기들이 하는 행동이 사회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엄청난 범죄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계속 지속되어왔던 것이고, 그게 안타깝죠.”
학교에서는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지난 2005년에도 이 학교에서는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한 여학생이 폭력 서클에 가담한 같은 학교 남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던 겁니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학교 측은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오히려 피해 여학생을 다른 학교로 전학 시켰습니다. 당시 학교장과 담당 교사 등은 사건의 책임을 물어 교육청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녹취>전북교육청 관계자: “(학생을 전학시켜서 무마하려고 한 부분) 그런 부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장이 처벌을 받기도 했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인천 연수동의 한 아파트에서도 한 여중생이 또래 학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습니다. 한 남학생이 자신을 비방하는 글을 홈페이지에 남긴 여학생을 홧김에 때렸다는 건데요.
<인터뷰>손현구(연수경찰서 강력팀 형사) : “얼굴이 보통 사람의 1.5배 정도 부어 있었고 교복을 입은 상태였는데 셔츠는 없고 교복에는 흙이 많이 묻어 있었고 다리도 퉁퉁 부어 있었고 손도 엄청 부어 있었습니다.”
남학생은 물론 친구들까지 가세해 피해 여학생을 인근 아파트 옥상과 공원 등으로 끌고 다니며 세 시간이 넘도록 폭행 했다고 합니다. 결국 폭행에 가세했던 한 남학생은 이 여학생을 공중 화장실로 끌고 가서 성폭행 했습니다.
<인터뷰>손현구(연수경찰서 강력팀 형사): “가해 남학생이 너 나한테 해줄 거 다 해줄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피해자는 세 군데 장소를 옮겨 다니면서 엄청 폭행을 당했기 때문에 해줄 수 있다 이야기를 한 거에요. 가해 남학생이 성인으로서도 말하기 곤란한 그런 짓을 한 거에요.”
무차별 폭행에 여학생은 중상을 입었지만 폭행한 학생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손현구(연수경찰서 강력팀 형사) : “체포를 당할 때도 저희가 왜요? 이런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이게 큰 죄인지 작은 죄인지 구분을 못하는 것 같아요.”
최근 10대 청소년들의 범죄는 폭력성과 잔인함에서 성인 범죄를 능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등을 통해 쉽게 볼 수 있는 폭력 음란물들은 청소년 범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녹취>“보통 그냥 휴대폰에 저장해서 같이 보는 애들이 있어요.”
<녹취>“그냥 평범한 일이에요. 부모님 주민등록번호로 하는 애들도 있고...”
<녹취>“그냥 치면 다 다운 받을 수 있어요 (성인 인증은?) 그런 거 필요 없고 그냥 이름만 있으면 할 수 있어요. 그냥 자기 주민 번호로 가입해서 다운 받기도 하고.”
학교와 가정에서 교육을 한다고는 하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인데요.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혹 내 아이가 사고라도 칠까, 피해를 입진 않을까,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형편입니다.
<녹취>학부모: “(텔레비전 음란물) 그런 거 많이 심하죠. 요즘 애들이 마음만 먹으면 다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으니까... 우리 애들도 제 주민번호 알고 있거든요. 어른들 허락 없어도 주민 번호만 있으면 다 확인되도록 하니까...”
전문가들은 청소년 범죄, 특히 성범죄의 경우 모방심리가 크고, 죄의식 없이 계속 반복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합니다.
<인터뷰>엄숙희(전북 성폭력상담소 상임대표) : “(또래) 문화에 휩쓸리고 그래서 생각보다 엄청난 성폭력 피해도 생기고요. 학교에서 여성과 남성의 다른 점, 양성교육을 충분히 시키고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지 않는, 한 인격체로 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들 중요하다 생각은 하지만 연례행사처럼 교육 횟수가 한정되어 있고...”
또래 여학생은 물론 급기야 초등학생까지 성폭행하는 10대들의 성범죄가 심상찮은데요. 비록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면 자신은 물론 보호자에게도 책임을 묻고 교육시킬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겠습니다.
대구 초등학교 집단 성폭력 사건을 불과 얼마 전에 전해드렸습니다만, 전북 익산의 한 중학교에서도 충격적인 성폭력 사건이 있었습니다.
네, 같은 학교에 재학중인 남학생들이 또래 여학생을 무려 3년씩이나 성폭행해왔습니다. 이 학생들은 피해 여학생이 전학 간 이후에도 범행을 계속했다는데요.
양지우 기자, 죄의식조차 못 느낀 것 같아요?
<리포트>
네, 무섭단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초등학생 성폭력 사건 뿐 아니었죠? 지난달엔 인천에서 미니 홈페이지에 자신을 비방하는 글을 남겼다는 이유로 또래 여학생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있었고요.
또 전북 익산의 한 중학교에서는 같은 학교 여학생을 남학생들이 돌아가며 3년 넘게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여학생이 성폭행 당한 사실을 알리겠다며 다른 남학생들이 다시 이 여학생을 성폭행하기도 했다는데요. 겁 없는 10대들의 성범죄,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전북 익산의 한 중학교입니다. 최근 이 학교를 다녔던 한 여학생이 재학 중에 같은 학교 남학생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녹취> 전북지방경찰청 관계자: “처음에는 아버지가 딸이 학교에 가질 않으려고 하니까 내용을 물어봤던 거에요. 이유가 뭔지. 딸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아버지한테 이야기하면서. 15명이에요. 같은 학교 학생도 있고 다른 학교 학생도 있고.”
피해 여학생은 지난 2005년, 같은 학교 친구였던 남학생 3명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그 후 이 사실을 알게 된 다른 남학생들이 소문을 내겠다며 이 여학생을 협박했고, 또 다시 성폭행을 했다고 하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이 여학생은 지난 2005년부터 올해 1월까지 15명의 남학생들에게 성폭행을 당해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녹취>전북지방경찰청 관계자: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거나 가해자 학생 집으로 불러내서 친하게 지내는 다른 남자를 통해서 전화를 하도록 유도해서 그 아이를 만나러 오면 다른 아이들이 와 있는 거죠. 그런 식으로...”
피해 여학생은 남학생들을 피해 인근지역으로 전학을 간 이후에도 계속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녹취>전북지방경찰청 관계자: “뭐랄까, 교육은 되었을 텐데 자기들이 하는 행동이 사회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엄청난 범죄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계속 지속되어왔던 것이고, 그게 안타깝죠.”
학교에서는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지난 2005년에도 이 학교에서는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한 여학생이 폭력 서클에 가담한 같은 학교 남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던 겁니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학교 측은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오히려 피해 여학생을 다른 학교로 전학 시켰습니다. 당시 학교장과 담당 교사 등은 사건의 책임을 물어 교육청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녹취>전북교육청 관계자: “(학생을 전학시켜서 무마하려고 한 부분) 그런 부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장이 처벌을 받기도 했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인천 연수동의 한 아파트에서도 한 여중생이 또래 학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습니다. 한 남학생이 자신을 비방하는 글을 홈페이지에 남긴 여학생을 홧김에 때렸다는 건데요.
<인터뷰>손현구(연수경찰서 강력팀 형사) : “얼굴이 보통 사람의 1.5배 정도 부어 있었고 교복을 입은 상태였는데 셔츠는 없고 교복에는 흙이 많이 묻어 있었고 다리도 퉁퉁 부어 있었고 손도 엄청 부어 있었습니다.”
남학생은 물론 친구들까지 가세해 피해 여학생을 인근 아파트 옥상과 공원 등으로 끌고 다니며 세 시간이 넘도록 폭행 했다고 합니다. 결국 폭행에 가세했던 한 남학생은 이 여학생을 공중 화장실로 끌고 가서 성폭행 했습니다.
<인터뷰>손현구(연수경찰서 강력팀 형사): “가해 남학생이 너 나한테 해줄 거 다 해줄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피해자는 세 군데 장소를 옮겨 다니면서 엄청 폭행을 당했기 때문에 해줄 수 있다 이야기를 한 거에요. 가해 남학생이 성인으로서도 말하기 곤란한 그런 짓을 한 거에요.”
무차별 폭행에 여학생은 중상을 입었지만 폭행한 학생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손현구(연수경찰서 강력팀 형사) : “체포를 당할 때도 저희가 왜요? 이런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이게 큰 죄인지 작은 죄인지 구분을 못하는 것 같아요.”
최근 10대 청소년들의 범죄는 폭력성과 잔인함에서 성인 범죄를 능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등을 통해 쉽게 볼 수 있는 폭력 음란물들은 청소년 범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녹취>“보통 그냥 휴대폰에 저장해서 같이 보는 애들이 있어요.”
<녹취>“그냥 평범한 일이에요. 부모님 주민등록번호로 하는 애들도 있고...”
<녹취>“그냥 치면 다 다운 받을 수 있어요 (성인 인증은?) 그런 거 필요 없고 그냥 이름만 있으면 할 수 있어요. 그냥 자기 주민 번호로 가입해서 다운 받기도 하고.”
학교와 가정에서 교육을 한다고는 하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인데요.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혹 내 아이가 사고라도 칠까, 피해를 입진 않을까,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형편입니다.
<녹취>학부모: “(텔레비전 음란물) 그런 거 많이 심하죠. 요즘 애들이 마음만 먹으면 다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으니까... 우리 애들도 제 주민번호 알고 있거든요. 어른들 허락 없어도 주민 번호만 있으면 다 확인되도록 하니까...”
전문가들은 청소년 범죄, 특히 성범죄의 경우 모방심리가 크고, 죄의식 없이 계속 반복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합니다.
<인터뷰>엄숙희(전북 성폭력상담소 상임대표) : “(또래) 문화에 휩쓸리고 그래서 생각보다 엄청난 성폭력 피해도 생기고요. 학교에서 여성과 남성의 다른 점, 양성교육을 충분히 시키고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지 않는, 한 인격체로 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들 중요하다 생각은 하지만 연례행사처럼 교육 횟수가 한정되어 있고...”
또래 여학생은 물론 급기야 초등학생까지 성폭행하는 10대들의 성범죄가 심상찮은데요. 비록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면 자신은 물론 보호자에게도 책임을 묻고 교육시킬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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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8-05-05 08:30:08
- 수정2008-05-05 10: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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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초등학교 집단 성폭력 사건을 불과 얼마 전에 전해드렸습니다만, 전북 익산의 한 중학교에서도 충격적인 성폭력 사건이 있었습니다.
네, 같은 학교에 재학중인 남학생들이 또래 여학생을 무려 3년씩이나 성폭행해왔습니다. 이 학생들은 피해 여학생이 전학 간 이후에도 범행을 계속했다는데요.
양지우 기자, 죄의식조차 못 느낀 것 같아요?
<리포트>
네, 무섭단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초등학생 성폭력 사건 뿐 아니었죠? 지난달엔 인천에서 미니 홈페이지에 자신을 비방하는 글을 남겼다는 이유로 또래 여학생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있었고요.
또 전북 익산의 한 중학교에서는 같은 학교 여학생을 남학생들이 돌아가며 3년 넘게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여학생이 성폭행 당한 사실을 알리겠다며 다른 남학생들이 다시 이 여학생을 성폭행하기도 했다는데요. 겁 없는 10대들의 성범죄,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전북 익산의 한 중학교입니다. 최근 이 학교를 다녔던 한 여학생이 재학 중에 같은 학교 남학생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녹취> 전북지방경찰청 관계자: “처음에는 아버지가 딸이 학교에 가질 않으려고 하니까 내용을 물어봤던 거에요. 이유가 뭔지. 딸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아버지한테 이야기하면서. 15명이에요. 같은 학교 학생도 있고 다른 학교 학생도 있고.”
피해 여학생은 지난 2005년, 같은 학교 친구였던 남학생 3명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그 후 이 사실을 알게 된 다른 남학생들이 소문을 내겠다며 이 여학생을 협박했고, 또 다시 성폭행을 했다고 하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이 여학생은 지난 2005년부터 올해 1월까지 15명의 남학생들에게 성폭행을 당해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녹취>전북지방경찰청 관계자: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거나 가해자 학생 집으로 불러내서 친하게 지내는 다른 남자를 통해서 전화를 하도록 유도해서 그 아이를 만나러 오면 다른 아이들이 와 있는 거죠. 그런 식으로...”
피해 여학생은 남학생들을 피해 인근지역으로 전학을 간 이후에도 계속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녹취>전북지방경찰청 관계자: “뭐랄까, 교육은 되었을 텐데 자기들이 하는 행동이 사회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엄청난 범죄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계속 지속되어왔던 것이고, 그게 안타깝죠.”
학교에서는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지난 2005년에도 이 학교에서는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한 여학생이 폭력 서클에 가담한 같은 학교 남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던 겁니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학교 측은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오히려 피해 여학생을 다른 학교로 전학 시켰습니다. 당시 학교장과 담당 교사 등은 사건의 책임을 물어 교육청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녹취>전북교육청 관계자: “(학생을 전학시켜서 무마하려고 한 부분) 그런 부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장이 처벌을 받기도 했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인천 연수동의 한 아파트에서도 한 여중생이 또래 학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습니다. 한 남학생이 자신을 비방하는 글을 홈페이지에 남긴 여학생을 홧김에 때렸다는 건데요.
<인터뷰>손현구(연수경찰서 강력팀 형사) : “얼굴이 보통 사람의 1.5배 정도 부어 있었고 교복을 입은 상태였는데 셔츠는 없고 교복에는 흙이 많이 묻어 있었고 다리도 퉁퉁 부어 있었고 손도 엄청 부어 있었습니다.”
남학생은 물론 친구들까지 가세해 피해 여학생을 인근 아파트 옥상과 공원 등으로 끌고 다니며 세 시간이 넘도록 폭행 했다고 합니다. 결국 폭행에 가세했던 한 남학생은 이 여학생을 공중 화장실로 끌고 가서 성폭행 했습니다.
<인터뷰>손현구(연수경찰서 강력팀 형사): “가해 남학생이 너 나한테 해줄 거 다 해줄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피해자는 세 군데 장소를 옮겨 다니면서 엄청 폭행을 당했기 때문에 해줄 수 있다 이야기를 한 거에요. 가해 남학생이 성인으로서도 말하기 곤란한 그런 짓을 한 거에요.”
무차별 폭행에 여학생은 중상을 입었지만 폭행한 학생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손현구(연수경찰서 강력팀 형사) : “체포를 당할 때도 저희가 왜요? 이런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이게 큰 죄인지 작은 죄인지 구분을 못하는 것 같아요.”
최근 10대 청소년들의 범죄는 폭력성과 잔인함에서 성인 범죄를 능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등을 통해 쉽게 볼 수 있는 폭력 음란물들은 청소년 범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녹취>“보통 그냥 휴대폰에 저장해서 같이 보는 애들이 있어요.”
<녹취>“그냥 평범한 일이에요. 부모님 주민등록번호로 하는 애들도 있고...”
<녹취>“그냥 치면 다 다운 받을 수 있어요 (성인 인증은?) 그런 거 필요 없고 그냥 이름만 있으면 할 수 있어요. 그냥 자기 주민 번호로 가입해서 다운 받기도 하고.”
학교와 가정에서 교육을 한다고는 하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인데요.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혹 내 아이가 사고라도 칠까, 피해를 입진 않을까,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형편입니다.
<녹취>학부모: “(텔레비전 음란물) 그런 거 많이 심하죠. 요즘 애들이 마음만 먹으면 다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으니까... 우리 애들도 제 주민번호 알고 있거든요. 어른들 허락 없어도 주민 번호만 있으면 다 확인되도록 하니까...”
전문가들은 청소년 범죄, 특히 성범죄의 경우 모방심리가 크고, 죄의식 없이 계속 반복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합니다.
<인터뷰>엄숙희(전북 성폭력상담소 상임대표) : “(또래) 문화에 휩쓸리고 그래서 생각보다 엄청난 성폭력 피해도 생기고요. 학교에서 여성과 남성의 다른 점, 양성교육을 충분히 시키고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지 않는, 한 인격체로 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들 중요하다 생각은 하지만 연례행사처럼 교육 횟수가 한정되어 있고...”
또래 여학생은 물론 급기야 초등학생까지 성폭행하는 10대들의 성범죄가 심상찮은데요. 비록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면 자신은 물론 보호자에게도 책임을 묻고 교육시킬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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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우 기자 yangjiw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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