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람] 뮤지컬 무대로 떠나는 발레리노들

입력 2008.06.07 (21:38) 수정 2008.06.07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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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립발레단 소속 남성 무용수들이 잇따라 뮤지컬 무대로 떠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한국 발레를 대표하는 최고기량의 발레리노들이어서 그만큼 파장이 큽니다.
보도에 홍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뛰고 또 뛰어보고...

정기공연을 앞두고 정주영 씨가 마지막 발레 연습에 몰두합니다.

국립발레단 8년차의 정씨는 뛰어난 표현력으로 줄곧 남성 주역을 맡아왔습니다.

그러나 절정의 기량인 그가 20년 젊음을 바친 발레 무대를 떠납니다.

뮤지컬 배우로 전업을 선언하곤, 블록버스터 뮤지컬 '캣츠'에서 비중있는 악당 고양이역을 맡았습니다.

이제는 좀 더 고양이를 잘 표현하기위해 발레가 아닌 또 다른 춤을 끊임없이 연습해야 합니다.

뮤지컬을 위한 노래연습도 필수입니다.

<인터뷰>정주영(국립발레단 솔리스트) : "아쉬움이 상당히 크고요... 발레계에서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에게도 죄송하고 .. 또 다시 돌아올꺼지 물어보시기도 하고..."

국립발레단을 떠나는 또 한사람, 유회웅 씨도 같은 길을 택했습니다.

역시 뮤지컬 '캣츠'에서 화려한 몸동작이 필요한 마법사 고양이 역할을 따냈습니다.

유 씨가 4년간의 발레단 생활을 접게 된데는 여러 현실적인 고민이 작용했습니다.

<인터뷰>유회웅(국립발레단 군무 담당) : "발레가 굉장히 힘들고 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죠.. 신체적인 조건이나 여러가지로..."

남성 무용수만 50명이 등장하는 이 작품의 발레리노 절반은 외국인입니다.

국내 양대 발레단을 합쳐봐야 발레리노는 40여 명에 불과합니다.

발레리노가 없어 클래식 발레 공연이 힘들어 질 거란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이들의 뮤지컬행은 발레계로선 큰 충격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마냥 붙잡지만도 못합니다.

열악한 대우에다, 올해부터는 일부 병역혜택마저 철폐됐습니다.

<인터뷰>김주원(국립발레단 발레리나) : "너무 아쉬운 건 있는데요 그래도 같은 공연예술계에 있는 거니까..."

<인터뷰>최태지(국립발레단장) : "모든 연봉이나 자립한다는 현실도 아니고 생활하기도 어렵죠. 결혼하는 것도 애기낳고 생활하는 생활력도 없죠"

발레리노로서의 영광과 절정의 순간을 뒤로하고 떠나는 이들.

그들은 자신들의 선택이 발레계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로 무거운 발걸음을 표현했습니다.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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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와 사람] 뮤지컬 무대로 떠나는 발레리노들
    • 입력 2008-06-07 21:15:37
    • 수정2008-06-07 21:43:42
    뉴스 9
<앵커 멘트> 국립발레단 소속 남성 무용수들이 잇따라 뮤지컬 무대로 떠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한국 발레를 대표하는 최고기량의 발레리노들이어서 그만큼 파장이 큽니다. 보도에 홍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뛰고 또 뛰어보고... 정기공연을 앞두고 정주영 씨가 마지막 발레 연습에 몰두합니다. 국립발레단 8년차의 정씨는 뛰어난 표현력으로 줄곧 남성 주역을 맡아왔습니다. 그러나 절정의 기량인 그가 20년 젊음을 바친 발레 무대를 떠납니다. 뮤지컬 배우로 전업을 선언하곤, 블록버스터 뮤지컬 '캣츠'에서 비중있는 악당 고양이역을 맡았습니다. 이제는 좀 더 고양이를 잘 표현하기위해 발레가 아닌 또 다른 춤을 끊임없이 연습해야 합니다. 뮤지컬을 위한 노래연습도 필수입니다. <인터뷰>정주영(국립발레단 솔리스트) : "아쉬움이 상당히 크고요... 발레계에서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에게도 죄송하고 .. 또 다시 돌아올꺼지 물어보시기도 하고..." 국립발레단을 떠나는 또 한사람, 유회웅 씨도 같은 길을 택했습니다. 역시 뮤지컬 '캣츠'에서 화려한 몸동작이 필요한 마법사 고양이 역할을 따냈습니다. 유 씨가 4년간의 발레단 생활을 접게 된데는 여러 현실적인 고민이 작용했습니다. <인터뷰>유회웅(국립발레단 군무 담당) : "발레가 굉장히 힘들고 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죠.. 신체적인 조건이나 여러가지로..." 남성 무용수만 50명이 등장하는 이 작품의 발레리노 절반은 외국인입니다. 국내 양대 발레단을 합쳐봐야 발레리노는 40여 명에 불과합니다. 발레리노가 없어 클래식 발레 공연이 힘들어 질 거란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이들의 뮤지컬행은 발레계로선 큰 충격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마냥 붙잡지만도 못합니다. 열악한 대우에다, 올해부터는 일부 병역혜택마저 철폐됐습니다. <인터뷰>김주원(국립발레단 발레리나) : "너무 아쉬운 건 있는데요 그래도 같은 공연예술계에 있는 거니까..." <인터뷰>최태지(국립발레단장) : "모든 연봉이나 자립한다는 현실도 아니고 생활하기도 어렵죠. 결혼하는 것도 애기낳고 생활하는 생활력도 없죠" 발레리노로서의 영광과 절정의 순간을 뒤로하고 떠나는 이들. 그들은 자신들의 선택이 발레계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로 무거운 발걸음을 표현했습니다.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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