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값 폭등, 서민 서럽다

입력 2001.05.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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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은행 저금리가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시 전지역의 월세값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월세가 시중금리의 두 배에 이르는 지역도 많아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월세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송진호 프로듀서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상계동 21평 전세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원복 씨는 계약기간이 만료돼 집을 구하러 나섰습니다.
하지만 전세가격은 이미 1000만원 이상 훌쩍 뛴 상태입니다.
⊙이원복(36살/직장인): 거의 6000 그 정도대는 없다는 얘기네요?
⊙박세건(공인중개사): 지금 17평형이 약 6000 선이거든요.
⊙이원복(36살/직장인): 월세로 하면 어떻게 됩니까?
⊙박세건(공인중개사): 일부 계산하면 돼요.
7000하면 2000에 50 정도로 보시면 되고...
⊙이원복(36살/직장인): 진짜 여기 나오는 식으로 1000에 50해서 50만원에다가 관리비 최소한 잡아도 한 15만원 잡아야 되고, 그러면 택도 없다고 봐야죠.
⊙기자: 이미 오를대로 오른 노원구의 소형아파트 전세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입니다.
⊙공인중개사(서울 상계동): 17평 이하는 80% 이상이 월세에요.
거의 90%까지 봐야 돼요.
⊙김성권(공인중개사): 전세물량은 이제 부르는 게 가격이고,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고...
⊙기자: 이 같은 서울 지역의 전세 품귀현상은 소형아파트 임대사업자들의 갑작스런 월세 전환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김미희(공인중개사): 그 붐을 타고 들어오셔서 소형평수는 거의 임대사업자들이 요즘 많이 가지고 계신 경우가 많아요.
⊙공인중개사: 모르긴 몰라도 (상계동 일대 소형아파트의)40% 정도가 임대업자 손에 들어가 있는 거예요.
⊙기자: 전세를 구하지 못한 이원복 씨가 강남의 한 아파트단지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전세가 1억 2000, 월세는 무려 100만원이나 합니다.
⊙이원복(36살/직장인): 각자에 가진 거에 맞춰서 좀더 밖으로 나가야 되지 않을까, 형편이 안 되니까 점점 더 외곽쪽으로 밀려나는 그런 기분이 좀 들죠
⊙기자: 지난달 성남으로 이사온 서 씨도 서울의 비싼 월세가격을 감당치 못해 외곽으로 옮겼습니다.
⊙서○○(52살): 강남의 진달래 아파트에서 보증금 5000만원 월세 45만원으로 있다가 아이들 학비 내고 월세 45만원 내면 일년이면 540만원이고 관리비도 18-20만원 되니까 힘이 들어서 더 이상 오래 살 수 없는 형편이라….
⊙기자: 이사오기 전 서 씨의 가계부 내역입니다.
대학생인 두 아이의 교육비 100만원, 관리비를 포함한 아파트 월세가 60만원, 한 달 소득의 무려 30%가 월세로 지출됐습니다.
결국 힘든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서 씨는 월세비용의 절반을 줄여 성남으로 이사왔지만 고달픈 생활은 마찬가지입니다.
오는 7월 1일 입주 예정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아파트, 임대보증금이 시중 전세가의 10% 정도이기 때문에 서민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신청대기자만도 4만가구가 넘습니다.
요즘같이 전세얻기가 힘든 때에 공공임대아파트는 집없는 서민들에게는 아주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 청약저축가입자들이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기란 사실상 매우 힘든 일입니다.
현재 도시개발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임대아파트 물량은 총 2만 2000여 호, 수요량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더구나 임대아파트는 생활보호 대상자와 도시철거민에게 입주우선권이 있기 때문에 저소득층 서민이 입주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이선근(민주노동당 임대차보호운동 위원장): 공공 임대주택을 공공부문이 맡아서 적어도 주택 부문의 30% 정도까지는 공공 임대주택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자: 옷장사를 하는 박건호 씨도 싼 월세를 찾아 산동네로 이사했습니다.
⊙박건호(36살/서울 서대문 홍은동): 집주인되시는 분이 2000만원을 올려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금 이사철이니까 6000만원에 해 주라, 시세가 다 그렇게 올랐다, 월세로 해 달라, 2000만원 올리는데 2부 정도하면 시중금리 아니겠느냐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기자: 월세 40만원을 감당할 수 없었던 박 씨는 가게에서 1시간이나 떨어진 산동네에 집을 구했습니다.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월세난, 집없는 서민들의 고통만 가중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송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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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세값 폭등, 서민 서럽다
    • 입력 2001-05-31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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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은행 저금리가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시 전지역의 월세값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월세가 시중금리의 두 배에 이르는 지역도 많아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월세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송진호 프로듀서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상계동 21평 전세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원복 씨는 계약기간이 만료돼 집을 구하러 나섰습니다. 하지만 전세가격은 이미 1000만원 이상 훌쩍 뛴 상태입니다. ⊙이원복(36살/직장인): 거의 6000 그 정도대는 없다는 얘기네요? ⊙박세건(공인중개사): 지금 17평형이 약 6000 선이거든요. ⊙이원복(36살/직장인): 월세로 하면 어떻게 됩니까? ⊙박세건(공인중개사): 일부 계산하면 돼요. 7000하면 2000에 50 정도로 보시면 되고... ⊙이원복(36살/직장인): 진짜 여기 나오는 식으로 1000에 50해서 50만원에다가 관리비 최소한 잡아도 한 15만원 잡아야 되고, 그러면 택도 없다고 봐야죠. ⊙기자: 이미 오를대로 오른 노원구의 소형아파트 전세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입니다. ⊙공인중개사(서울 상계동): 17평 이하는 80% 이상이 월세에요. 거의 90%까지 봐야 돼요. ⊙김성권(공인중개사): 전세물량은 이제 부르는 게 가격이고,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고... ⊙기자: 이 같은 서울 지역의 전세 품귀현상은 소형아파트 임대사업자들의 갑작스런 월세 전환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김미희(공인중개사): 그 붐을 타고 들어오셔서 소형평수는 거의 임대사업자들이 요즘 많이 가지고 계신 경우가 많아요. ⊙공인중개사: 모르긴 몰라도 (상계동 일대 소형아파트의)40% 정도가 임대업자 손에 들어가 있는 거예요. ⊙기자: 전세를 구하지 못한 이원복 씨가 강남의 한 아파트단지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전세가 1억 2000, 월세는 무려 100만원이나 합니다. ⊙이원복(36살/직장인): 각자에 가진 거에 맞춰서 좀더 밖으로 나가야 되지 않을까, 형편이 안 되니까 점점 더 외곽쪽으로 밀려나는 그런 기분이 좀 들죠 ⊙기자: 지난달 성남으로 이사온 서 씨도 서울의 비싼 월세가격을 감당치 못해 외곽으로 옮겼습니다. ⊙서○○(52살): 강남의 진달래 아파트에서 보증금 5000만원 월세 45만원으로 있다가 아이들 학비 내고 월세 45만원 내면 일년이면 540만원이고 관리비도 18-20만원 되니까 힘이 들어서 더 이상 오래 살 수 없는 형편이라…. ⊙기자: 이사오기 전 서 씨의 가계부 내역입니다. 대학생인 두 아이의 교육비 100만원, 관리비를 포함한 아파트 월세가 60만원, 한 달 소득의 무려 30%가 월세로 지출됐습니다. 결국 힘든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서 씨는 월세비용의 절반을 줄여 성남으로 이사왔지만 고달픈 생활은 마찬가지입니다. 오는 7월 1일 입주 예정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아파트, 임대보증금이 시중 전세가의 10% 정도이기 때문에 서민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신청대기자만도 4만가구가 넘습니다. 요즘같이 전세얻기가 힘든 때에 공공임대아파트는 집없는 서민들에게는 아주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 청약저축가입자들이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기란 사실상 매우 힘든 일입니다. 현재 도시개발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임대아파트 물량은 총 2만 2000여 호, 수요량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더구나 임대아파트는 생활보호 대상자와 도시철거민에게 입주우선권이 있기 때문에 저소득층 서민이 입주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이선근(민주노동당 임대차보호운동 위원장): 공공 임대주택을 공공부문이 맡아서 적어도 주택 부문의 30% 정도까지는 공공 임대주택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자: 옷장사를 하는 박건호 씨도 싼 월세를 찾아 산동네로 이사했습니다. ⊙박건호(36살/서울 서대문 홍은동): 집주인되시는 분이 2000만원을 올려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금 이사철이니까 6000만원에 해 주라, 시세가 다 그렇게 올랐다, 월세로 해 달라, 2000만원 올리는데 2부 정도하면 시중금리 아니겠느냐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기자: 월세 40만원을 감당할 수 없었던 박 씨는 가게에서 1시간이나 떨어진 산동네에 집을 구했습니다.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월세난, 집없는 서민들의 고통만 가중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송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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