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규격 미달 중국산 철근 안전 위협

<앵커 멘트>



건물 뼈대부터가 약하다면 안전할 리가 없겠죠?



기준에 못미치는 ’중국산’ 철근이 국산으로 둔갑해 쓰이고 있습니다.



얼마나 위험한지 현장 추적, 송영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신축중인 한 다가구 주택의 골조 공사가 한창입니다.



기둥의 뼈대 철근으로 지름 12mm와, 18mm 규격 두 종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시방서엔, 지름 13mm와 19mm KS 규격을 쓰도록 돼 있지만, 규격 미달 철근을 쓰고 있는 겁니다.



<녹취>현장 관계자:"슬라브 옹벽 13mm, 기둥 19mm(로 돼 있어요.)건축주(시공자)가 비용을 조금 아끼려고."



철근을 가져다준 화물차를 추적했습니다.



철근에서 떼어낸 인식표엔 원산지가 중국으로 돼 있습니다.



<녹취>화물차 운전기사:"부산서 보통 올라오더라고 수입철근이 우리야 뭐 실어주는 데로 가는 거니까 정확히는 몰라요."



거래 명세서는 12mm 철근을 KS 규격인 13mm로, 무게도 200kg 이상 올려 적어, 국산 정품인 것처럼 꾸몄습니다.



철근 공급 업체엔 중국산 철근 수십 톤이 쌓여 있습니다.



<녹취>판매업자 (음성변조):"자기(시공자)들 주문 넣을 때는 13, 19 몇 톤 이런 식으로 주문이 들어온다고 그러면 대체용으로 이걸 주고 그 대신 단가는 10만 원 이상 차이 둬가지고 판매를 하거든요. 쌍방 간 서로 알아도 묵인하는 거지..."



또 다른 공사 현장, 규격 미달의 중국산 철근이 쌓여 있고, 이미 사용한 철근도 중국산입니다.



<녹취>현장 관계자:"우린 별 관심 없이 쓰니까 (중국산인지) 모르겠고요. (시공)하는 사람들이 갖다주기 때문에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건물 안전입니다.



규격 미달의 중국산을 왜 쓰면 안되는지, 실험으로 확인하겠습니다.



12mm 중국산은 7톤 정도의 하중을 버틴 뒤 끊어지지만, 13mm 국산은 1톤 이상 더 버텨냅니다.



중국산은 지탱력이 KS 안전기준에 2백 kg이나 부족합니다.



한 해 수입되는 중국산 철근은 국내 전체 유통량의 10%인 약 백만톤, 규격 미달의 중국산 철근이 건물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송영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