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 원대 여행 경품 사기’ 업체 대표 입건

<앵커 멘트>

주유소나 극장, 식당에서 무심코 받은 경품권에 당첨되는 순간, 이게 왠 떡이냐 싶으실 텐데요.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돈만 뜯길 수 있습니다.

이승훈 기자가 그 수법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4살 박모 씨는 지난 2009년 주유소에서 받은 경품 응모권으로 제주도 여행 상품에 당첨됐습니다.

이벤트 업체의 요구대로 9만 8천 원의 제세공과금까지 냈지만, 끝내 제주도는 못 갔습니다.

<녹취> 박모 씨(피해자) : "작년에 봤더니, 그 다음연도인 올해까지 계획이 꽉 차있었고. 환불 요청을 했더니 제세공과금을 미리 낸 상태기 때문에 돌려줄 수 없다고"

경찰에 적발된 여행업체는 이런 식으로 6만여 명에게 64억여 원의 제세공과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윤연성(경기청 경제범죄수사팀장) : "당첨자 대부분이 피해금액이 소액이고 법적 조치를 하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제세공과금을 포기했습니다."

이들은 제세공과금을 더 걷기 위해 당첨률도 조작했습니다.

이 경품권에는 당첨 가능 인원이 3백 명 안팎으로 표시돼 있지만, 실제 당첨자는 수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 여행업체는 실제 만 7천여 명이 여행을 갔고, 받은 제세공과금은 대부분 여행 경비 등으로 사용했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은 여행업체 대표 등 2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이들과 제휴한 주유소와 대형 외식업체, 영화관 등을 공정거래위원회에 통보했습니다.

KBS 뉴스 이승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