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아빠 역할 ‘쑥쑥’…남성 육아 지원은?

입력 2011.05.17 (22:10) 수정 2011.05.18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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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이뻐해주어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 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앵커 멘트>



초등학교 2학년 눈으로 본 아빠의 모습입니다.



냉장고나 강아지만한 역할도 없다는 게 아이의 솔직한 생각인데요, 하지만, 최근 아빠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먼저 아이의 육아를 도맡으면서 부성을 확인하는 아빠들을 조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익숙한 손놀림으로 아침을 준비하는 46살 오성근씨.



밥상을 차리고, 아이 공부를 챙기고, 빨래를 개는 게 바로 오씨의 일입니다.



13년 전 아이가 태어나자 회사를 그만두고 아내 대신 육아와 살림을 맡아 왔습니다.



<인터뷰>오성근(전업주부) : "만지면 깨질 것 같은 아기를 갖다가 늘 책임을 져야된다는 게 부담이 됐고.."



처음엔 모든 게 서툴고 어색했지만 지금은 가족 모두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정희(오성근 씨 아내) : "아이한테는 행동 반경도 넓어지고 사회견문도 넓어지고 더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육아휴직 중인 양두희 씨의 일상은 아내가 출근하면서 시작됩니다.



어린 두 아이를 씻기고 입히고 집안 살림까지 모두 양 씨의 몫.



아이들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인터뷰>양가온솔 : "산책도 나가주고 밥도 먹으니까 좋아요."



<인터뷰>양두희(육아휴직 남성) : "아빠가 줄 수 있는 정서적인 안정감이 따로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걸 아이들이 받지 않나."



최근 6~7년간 가사를 전담하는 남성은 70%,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도 7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아이를 위해 아빠들이 나서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 기자, 이전엔 엄마의 양육이 중요하다고 여겨졌지만, 최근엔 엄마는 주기 힘든 ’아빠 효과’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면서요?



<답변>



그렇습니다. 지금 제가 있는 곳이 뇌속입니다. 이처럼 뇌 신경세포가 연결되면서 아이의 뇌는 발달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자극이 아빠와의 긴밀한 접촉입니다.



엄마와 달리 아빠와의 놀이는 매우 동적이어서 감각의 뇌를 일깨우는데 좋습니다.



아빠와의 운동은 사회성 뇌, 즉 전두엽을 발달시키는데 특효입니다.



규칙을 지키는 법과 인내심 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습능력의 척도인 언어발달에도 아빠가 중요합니다.



실제로 성적이 좋을수록 아버지와 대화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버지와 대화를 자주한다는 비율이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은 49.5%로 높았지만 하위권 학생은 37.4%에 그쳤습니다.



이처럼 아빠 효과가 알려지면서 최근 아버지 학교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을 뺏으려고 다투다가 넘어져도 아빠는 흐뭇합니다.



만년 골키퍼 역할만 하지만, 골을 넣는 아들이 대견스럽습니다.



아이들과 몸으로 부대끼면서 친밀감을 높이고 스트레스도 날립니다.



<인터뷰>정종화(성남시 분당구) : "놀았다는 만족감이 있어서 그런지 공부나 엄마가 하라고 시킬때 잘 따르는 것 같아요."



더 나은 아빠가 되기 위한 노력은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좋은 아버지가 되는 방법을 배우는 아버지 학교입니다.



아버지들이 서로를 포옹하며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연습을 합니다.



<녹취> "좋은 아버지가 되십시요"



아버지에게 아쉬웠던 부분을 떠올리면서 더 좋은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녹취>아버지학교 등록자 : "(아버지로부터) 근엄함, 이런 것만 배웠지 가정을 어떻게 하고 자녀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고민해보지 못했던."



깨달은 것들을 가정에서 실천하면서 자녀들과의 관계가 한결 가까워진 것을 느낍니다.



<인터뷰>김경헌(아버지학교 졸업생) : "무엇을 전해주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아이의 얘기를 들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큰딸이 사춘기를 편안하게 잘 지나간 것 같습니다."



지난 1995년에 문을 연 아버지학교는 지금까지 20여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앵커 멘트>



정작 아빠들은 바뀌고 있는데요, 남성의 육아를 이상하게 여기는 사회적 시선은 여전하죠?



<답변>



네,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선 남성 육아휴직을 활성화 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데요, 최일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직장인 김종철씨는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아이를 돌보며 재택근무를 하는 ’스마트 워킹’을 신청했기 때문입니다.



육아 휴직을 하려했지만 여건이 녹록치않아 대안으로 선택한 겁니다.





<인터뷰> 김종철(’스마트 워킹’ 참여자) : "휴직을 하게되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업무능력이나 지식, 그런게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대한 불안감..."



지난해 남성 육아 휴직자는 819명.



제도 시행 첫해인 지난 2001년, 2명에서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전체 육아 휴직자의 1.9%에 불과합니다.



역시나 인사상의 불이익이나 경력 단절, 주변의 부담스런 시선 등이 육아 휴직을 포기하는 주된 이유입니다.



<인터뷰>조용탁(’내가 꿈꾸는 나라’ 운영위원) :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상황에서는 한국적 현실에서 이 것을 사용할 수 있는 아버지들이 많지 않은데요. 따라서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하는..."



내년부터는 현재 무급인 배우자의 출산휴가를 유급으로 전환하는 등 정부도 남성 육아 지원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육아에 참여하는 남성들을 사회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들 말합니다.



KBS 뉴스 최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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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5-17 22:10:27
    • 수정2011-05-18 22: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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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이뻐해주어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 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앵커 멘트>

초등학교 2학년 눈으로 본 아빠의 모습입니다.

냉장고나 강아지만한 역할도 없다는 게 아이의 솔직한 생각인데요, 하지만, 최근 아빠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먼저 아이의 육아를 도맡으면서 부성을 확인하는 아빠들을 조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익숙한 손놀림으로 아침을 준비하는 46살 오성근씨.

밥상을 차리고, 아이 공부를 챙기고, 빨래를 개는 게 바로 오씨의 일입니다.

13년 전 아이가 태어나자 회사를 그만두고 아내 대신 육아와 살림을 맡아 왔습니다.

<인터뷰>오성근(전업주부) : "만지면 깨질 것 같은 아기를 갖다가 늘 책임을 져야된다는 게 부담이 됐고.."

처음엔 모든 게 서툴고 어색했지만 지금은 가족 모두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정희(오성근 씨 아내) : "아이한테는 행동 반경도 넓어지고 사회견문도 넓어지고 더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육아휴직 중인 양두희 씨의 일상은 아내가 출근하면서 시작됩니다.

어린 두 아이를 씻기고 입히고 집안 살림까지 모두 양 씨의 몫.

아이들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인터뷰>양가온솔 : "산책도 나가주고 밥도 먹으니까 좋아요."

<인터뷰>양두희(육아휴직 남성) : "아빠가 줄 수 있는 정서적인 안정감이 따로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걸 아이들이 받지 않나."

최근 6~7년간 가사를 전담하는 남성은 70%,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도 7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아이를 위해 아빠들이 나서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 기자, 이전엔 엄마의 양육이 중요하다고 여겨졌지만, 최근엔 엄마는 주기 힘든 ’아빠 효과’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면서요?

<답변>

그렇습니다. 지금 제가 있는 곳이 뇌속입니다. 이처럼 뇌 신경세포가 연결되면서 아이의 뇌는 발달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자극이 아빠와의 긴밀한 접촉입니다.

엄마와 달리 아빠와의 놀이는 매우 동적이어서 감각의 뇌를 일깨우는데 좋습니다.

아빠와의 운동은 사회성 뇌, 즉 전두엽을 발달시키는데 특효입니다.

규칙을 지키는 법과 인내심 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습능력의 척도인 언어발달에도 아빠가 중요합니다.

실제로 성적이 좋을수록 아버지와 대화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버지와 대화를 자주한다는 비율이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은 49.5%로 높았지만 하위권 학생은 37.4%에 그쳤습니다.

이처럼 아빠 효과가 알려지면서 최근 아버지 학교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을 뺏으려고 다투다가 넘어져도 아빠는 흐뭇합니다.

만년 골키퍼 역할만 하지만, 골을 넣는 아들이 대견스럽습니다.

아이들과 몸으로 부대끼면서 친밀감을 높이고 스트레스도 날립니다.

<인터뷰>정종화(성남시 분당구) : "놀았다는 만족감이 있어서 그런지 공부나 엄마가 하라고 시킬때 잘 따르는 것 같아요."

더 나은 아빠가 되기 위한 노력은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좋은 아버지가 되는 방법을 배우는 아버지 학교입니다.

아버지들이 서로를 포옹하며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연습을 합니다.

<녹취> "좋은 아버지가 되십시요"

아버지에게 아쉬웠던 부분을 떠올리면서 더 좋은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녹취>아버지학교 등록자 : "(아버지로부터) 근엄함, 이런 것만 배웠지 가정을 어떻게 하고 자녀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고민해보지 못했던."

깨달은 것들을 가정에서 실천하면서 자녀들과의 관계가 한결 가까워진 것을 느낍니다.

<인터뷰>김경헌(아버지학교 졸업생) : "무엇을 전해주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아이의 얘기를 들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큰딸이 사춘기를 편안하게 잘 지나간 것 같습니다."

지난 1995년에 문을 연 아버지학교는 지금까지 20여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앵커 멘트>

정작 아빠들은 바뀌고 있는데요, 남성의 육아를 이상하게 여기는 사회적 시선은 여전하죠?

<답변>

네,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선 남성 육아휴직을 활성화 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데요, 최일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직장인 김종철씨는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아이를 돌보며 재택근무를 하는 ’스마트 워킹’을 신청했기 때문입니다.

육아 휴직을 하려했지만 여건이 녹록치않아 대안으로 선택한 겁니다.


<인터뷰> 김종철(’스마트 워킹’ 참여자) : "휴직을 하게되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업무능력이나 지식, 그런게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대한 불안감..."

지난해 남성 육아 휴직자는 819명.

제도 시행 첫해인 지난 2001년, 2명에서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전체 육아 휴직자의 1.9%에 불과합니다.

역시나 인사상의 불이익이나 경력 단절, 주변의 부담스런 시선 등이 육아 휴직을 포기하는 주된 이유입니다.

<인터뷰>조용탁(’내가 꿈꾸는 나라’ 운영위원) :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상황에서는 한국적 현실에서 이 것을 사용할 수 있는 아버지들이 많지 않은데요. 따라서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하는..."

내년부터는 현재 무급인 배우자의 출산휴가를 유급으로 전환하는 등 정부도 남성 육아 지원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육아에 참여하는 남성들을 사회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들 말합니다.

KBS 뉴스 최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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