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추락사고…상처 받은 중국
입력 2011.07.31 (07:57)
수정 2011.07.3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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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7월 마지막 주 특파원현장보고, 중국 고속철 사고와 노르웨이 테러 참사 소식 준비했습니다.
캐나다 퀘백에서 벌어지는 언어 전쟁과 인도네시아의 한 광산도시를 뒤덮은 골드러시도 취재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어오고 있는 중국, 그 상승세가 무서울 정도인데요... 브레이크 없는 질주의 부작용이라고 할까요. 큰 사고가 있었죠?
네.. 중국이 자랑거리로 삼는 고속철이, 추돌과 함께 추락해 수 백 명의 사상자가 생긴 건데요... 이제는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사고 현장을 취재한 손관수 특파원이 자세한 소식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폭우가 쏟아지고, 벼락이 치던 지난 23일 밤.. 어둠을 찢는듯한 섬광이 비극의 서막이었습니다. 느린 속도로 멈췄다, 출발했다, 멈추던 과정을 반복하던 양저우 발 푸조우 행 열차를 뒤따르던 베이징발 열차가 그대로 들이받은 것입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밥먹고 나서 보니 앞선 열차가 천천히 서더니 뒤따르던 열차가 그대로 달려와 들이 받았습니다. 꽝하는 굉음을 내고 그대로 추락했죠.”
추돌한 열차는 충격으로 넉대의 객차가 그대로 20여미터 높이의 고가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인터뷰> 피해 승객 : “갑자기 충격이 와 저는 급브레이크를 밟은 줄 알았어요. 큰일났다 큰일났다 사고가 났다고 외쳤죠. 이 때 (원인은) 아무 것도 몰랐었는데 아이가 옆에 있었어요. 남자들은 갑자기 유리를 치면서(탈출을 시도하고)..우리 역시 불안해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남자들은 진정해,진정해라고 외쳤어요.”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인근주민과 소방대원 그리고 인터넷 급보를 보고 달려 온 시민들에 밤샘 구조가 진행됐습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우리 아들이 많은 사람을 구했습니다. 열명이 넘는 사람들을 자기가 직접 업어서 구출했습니다.”
저 터널만 지나면 원저우 남역까지 2분이면 도착합니다. 불과 10여킬로미터의 거립니다. 그러니까 2분 남짓한 거리를 앞두고 수많은 사람들이 불귀의 객이 되고 만 것입니다.
중국 정부가 공식 확인한 사망자는 39명, 200여명이 다쳤고 아직 10여명이 중탭니다. 이튿날 대강의 구조 작업이 끝이 나자 중국 철도부는 곧바로 구조작업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오판이었습니다. 찌그러진 차량안에서 꺼져가던 생명줄을 이어가던 2살 6개월된 여자아이가 발견된 것입니다. 부모는 모두 숨졌지만 아이는 다리가 부러진 채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한 것입니다. 사고 발생 21시간만에 발생한 기적은 그러나 역으로 구조작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매서운 비판으로 이어졌습니다.
더구나 사고 현장에서 구조작업이 진행되던 중 포크레인으로 열차 일부를 묻는 장면이 촬영돼 보도되면서 정부가 뭔가를 숨기기 위해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심이 확산됐습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여기에다 파묻어도 안되죠,어떻게 여기에다 파묻을 수 있습니까.”
<인터뷰> 인근 주민 : “이렇게 파묻으면 알 리가 있겠어요? 그 사람들이(정부 관계자) 생존자가 없다고 하면 없는 거예요! 뭐.. 그렇다고 하면 그러는 거죠.(지금까지도 그래왔거든요.)”
유가족들은 원저우시 정부를 찾아가 진상규명과 철도부 간부의 해명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습니다.
<인터뷰> 유가족 : “철도부에서 개입한 이후 왜 소방구조대는 곧바로 철수한 거죠? 도대체 생명이 중요합니까? 열차 개통이 중요합니까?”
그러나 중국정부는 사고 현장만 치우면 사태가 수습될 것으로 생각하는 듯 피해 객차 차량과 파편들을 급히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사고 이틀만에 추락사고의 현장은 말끔하게 치워졌습니다.
사고 닷새만에 원자바오 총리가 현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안전 제일주의 원칙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원자바오(중국 총리) : “속도와 질량, 효율과 안전을 모두 함께 실현하기 위해서는 안전을 제일 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그러나 만 하룻만의 열차 재개통과 이틀만의 사고 현장 정리는 그의 발언과는 사뭇 다른 진행입니다. 부서진 고가 난간을 콘크리트도 아닌 나무 막대기로 덧대기해 붙여놓은 부실 복구 역시 원총리의 안전 제일 발언을 무색케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저것, 저것 보십시오. 나무 판대기로 붙여놓은 것, 저렇게 해 놓고 개통할 수 있는 겁니까?”
겉으로 보이는 문제점보다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추돌 당시의 충격이 고가 철교 교각과 철로 노반에 그대로 전달돼 내부 균열이 생겼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필수적인 정밀 안전 진단은 없었습니다.
중국 공산당 90주년을 축하해 개통된 시속 350킬로미터의 베이징 상하이간 고속철은 욱일승천하는 중국에 날개를 날아주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개통 한달만에 6번이나 사고로 멈춰 사고철이란 오명을 얻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단계 아래급인 준고속철 '똥처'가 이번에 대형 참사를 내면서 중국 고속철 사업은 최대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인터뷰> 쑨장(상하이 통지대 교수) : “새로운 기술, 그리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은 안정화를 위해 일정 기간을 필요로 합니다. 이동 설비를 포함한 철도 노선 역시 시간이 소요되는 점검이 필요하죠.”
이번 사고는 조사가 진행될수록 철도 관제시스템의 문제, 결국 인재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녹취> 안루셩(상하이 철도국장) : “원저우 남역의 신호시스템의 중대 결함이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신호시스템이 벼락을 맞아 고장나, 붉은등(정지 표시)이 들어와야 할 때 녹색등(통과 표시)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속열차가 같은 선로상에서 7,8킬로미터 이내로 진입하면 작동하게 돼 있는 자동개폐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의문입니다.
<녹취> 짜오지엔(베이징 교통대학 교수) : “만약 앞 열차가 (자동개폐시스템이 적용되는)같은 구간에 있었다면 뒷 열차에 자동으로 신호를 보냈을 겁니다. 접근하지 말라고요. 그러면 뒷열차는 접근하지 못했을 겁니다. 따라서 왜 이런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사고는 세계 시장을 노크하는 중국 고속철 산업과 국가적 자존심에 큰 상처를 줬습니다. 눈 앞의 성과에만 급급한 사회 풍조를 반성하는 분위기도 전례 없이 강해 보입니다.
<녹취> 바이이앤송(CCTV 평론원) : “우리 고속철도가 빠른 게 문제가 아니라 다른 속도가 빠른 게 문제입니다. 오직 효과, 성적만을 추구하고 맹목적으로 달리니까 사람의 근본, 규칙, 과학,생활 속에서 고객들이 느끼는 것 등을 소홀이 했습니다.”
특히 과학적인 관리와 제도를 소홀히 했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속도'가 제일 무서운 겁니다.
사고 현장에선 연일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정부의 안일함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중국에서 안전에 대한 의식이 한층 성숙해져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힘을 얻고 있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7월 마지막 주 특파원현장보고, 중국 고속철 사고와 노르웨이 테러 참사 소식 준비했습니다.
캐나다 퀘백에서 벌어지는 언어 전쟁과 인도네시아의 한 광산도시를 뒤덮은 골드러시도 취재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어오고 있는 중국, 그 상승세가 무서울 정도인데요... 브레이크 없는 질주의 부작용이라고 할까요. 큰 사고가 있었죠?
네.. 중국이 자랑거리로 삼는 고속철이, 추돌과 함께 추락해 수 백 명의 사상자가 생긴 건데요... 이제는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사고 현장을 취재한 손관수 특파원이 자세한 소식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폭우가 쏟아지고, 벼락이 치던 지난 23일 밤.. 어둠을 찢는듯한 섬광이 비극의 서막이었습니다. 느린 속도로 멈췄다, 출발했다, 멈추던 과정을 반복하던 양저우 발 푸조우 행 열차를 뒤따르던 베이징발 열차가 그대로 들이받은 것입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밥먹고 나서 보니 앞선 열차가 천천히 서더니 뒤따르던 열차가 그대로 달려와 들이 받았습니다. 꽝하는 굉음을 내고 그대로 추락했죠.”
추돌한 열차는 충격으로 넉대의 객차가 그대로 20여미터 높이의 고가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인터뷰> 피해 승객 : “갑자기 충격이 와 저는 급브레이크를 밟은 줄 알았어요. 큰일났다 큰일났다 사고가 났다고 외쳤죠. 이 때 (원인은) 아무 것도 몰랐었는데 아이가 옆에 있었어요. 남자들은 갑자기 유리를 치면서(탈출을 시도하고)..우리 역시 불안해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남자들은 진정해,진정해라고 외쳤어요.”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인근주민과 소방대원 그리고 인터넷 급보를 보고 달려 온 시민들에 밤샘 구조가 진행됐습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우리 아들이 많은 사람을 구했습니다. 열명이 넘는 사람들을 자기가 직접 업어서 구출했습니다.”
저 터널만 지나면 원저우 남역까지 2분이면 도착합니다. 불과 10여킬로미터의 거립니다. 그러니까 2분 남짓한 거리를 앞두고 수많은 사람들이 불귀의 객이 되고 만 것입니다.
중국 정부가 공식 확인한 사망자는 39명, 200여명이 다쳤고 아직 10여명이 중탭니다. 이튿날 대강의 구조 작업이 끝이 나자 중국 철도부는 곧바로 구조작업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오판이었습니다. 찌그러진 차량안에서 꺼져가던 생명줄을 이어가던 2살 6개월된 여자아이가 발견된 것입니다. 부모는 모두 숨졌지만 아이는 다리가 부러진 채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한 것입니다. 사고 발생 21시간만에 발생한 기적은 그러나 역으로 구조작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매서운 비판으로 이어졌습니다.
더구나 사고 현장에서 구조작업이 진행되던 중 포크레인으로 열차 일부를 묻는 장면이 촬영돼 보도되면서 정부가 뭔가를 숨기기 위해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심이 확산됐습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여기에다 파묻어도 안되죠,어떻게 여기에다 파묻을 수 있습니까.”
<인터뷰> 인근 주민 : “이렇게 파묻으면 알 리가 있겠어요? 그 사람들이(정부 관계자) 생존자가 없다고 하면 없는 거예요! 뭐.. 그렇다고 하면 그러는 거죠.(지금까지도 그래왔거든요.)”
유가족들은 원저우시 정부를 찾아가 진상규명과 철도부 간부의 해명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습니다.
<인터뷰> 유가족 : “철도부에서 개입한 이후 왜 소방구조대는 곧바로 철수한 거죠? 도대체 생명이 중요합니까? 열차 개통이 중요합니까?”
그러나 중국정부는 사고 현장만 치우면 사태가 수습될 것으로 생각하는 듯 피해 객차 차량과 파편들을 급히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사고 이틀만에 추락사고의 현장은 말끔하게 치워졌습니다.
사고 닷새만에 원자바오 총리가 현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안전 제일주의 원칙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원자바오(중국 총리) : “속도와 질량, 효율과 안전을 모두 함께 실현하기 위해서는 안전을 제일 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그러나 만 하룻만의 열차 재개통과 이틀만의 사고 현장 정리는 그의 발언과는 사뭇 다른 진행입니다. 부서진 고가 난간을 콘크리트도 아닌 나무 막대기로 덧대기해 붙여놓은 부실 복구 역시 원총리의 안전 제일 발언을 무색케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저것, 저것 보십시오. 나무 판대기로 붙여놓은 것, 저렇게 해 놓고 개통할 수 있는 겁니까?”
겉으로 보이는 문제점보다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추돌 당시의 충격이 고가 철교 교각과 철로 노반에 그대로 전달돼 내부 균열이 생겼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필수적인 정밀 안전 진단은 없었습니다.
중국 공산당 90주년을 축하해 개통된 시속 350킬로미터의 베이징 상하이간 고속철은 욱일승천하는 중국에 날개를 날아주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개통 한달만에 6번이나 사고로 멈춰 사고철이란 오명을 얻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단계 아래급인 준고속철 '똥처'가 이번에 대형 참사를 내면서 중국 고속철 사업은 최대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인터뷰> 쑨장(상하이 통지대 교수) : “새로운 기술, 그리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은 안정화를 위해 일정 기간을 필요로 합니다. 이동 설비를 포함한 철도 노선 역시 시간이 소요되는 점검이 필요하죠.”
이번 사고는 조사가 진행될수록 철도 관제시스템의 문제, 결국 인재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녹취> 안루셩(상하이 철도국장) : “원저우 남역의 신호시스템의 중대 결함이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신호시스템이 벼락을 맞아 고장나, 붉은등(정지 표시)이 들어와야 할 때 녹색등(통과 표시)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속열차가 같은 선로상에서 7,8킬로미터 이내로 진입하면 작동하게 돼 있는 자동개폐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의문입니다.
<녹취> 짜오지엔(베이징 교통대학 교수) : “만약 앞 열차가 (자동개폐시스템이 적용되는)같은 구간에 있었다면 뒷 열차에 자동으로 신호를 보냈을 겁니다. 접근하지 말라고요. 그러면 뒷열차는 접근하지 못했을 겁니다. 따라서 왜 이런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사고는 세계 시장을 노크하는 중국 고속철 산업과 국가적 자존심에 큰 상처를 줬습니다. 눈 앞의 성과에만 급급한 사회 풍조를 반성하는 분위기도 전례 없이 강해 보입니다.
<녹취> 바이이앤송(CCTV 평론원) : “우리 고속철도가 빠른 게 문제가 아니라 다른 속도가 빠른 게 문제입니다. 오직 효과, 성적만을 추구하고 맹목적으로 달리니까 사람의 근본, 규칙, 과학,생활 속에서 고객들이 느끼는 것 등을 소홀이 했습니다.”
특히 과학적인 관리와 제도를 소홀히 했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속도'가 제일 무서운 겁니다.
사고 현장에선 연일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정부의 안일함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중국에서 안전에 대한 의식이 한층 성숙해져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힘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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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7월 마지막 주 특파원현장보고, 중국 고속철 사고와 노르웨이 테러 참사 소식 준비했습니다.
캐나다 퀘백에서 벌어지는 언어 전쟁과 인도네시아의 한 광산도시를 뒤덮은 골드러시도 취재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어오고 있는 중국, 그 상승세가 무서울 정도인데요... 브레이크 없는 질주의 부작용이라고 할까요. 큰 사고가 있었죠?
네.. 중국이 자랑거리로 삼는 고속철이, 추돌과 함께 추락해 수 백 명의 사상자가 생긴 건데요... 이제는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사고 현장을 취재한 손관수 특파원이 자세한 소식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폭우가 쏟아지고, 벼락이 치던 지난 23일 밤.. 어둠을 찢는듯한 섬광이 비극의 서막이었습니다. 느린 속도로 멈췄다, 출발했다, 멈추던 과정을 반복하던 양저우 발 푸조우 행 열차를 뒤따르던 베이징발 열차가 그대로 들이받은 것입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밥먹고 나서 보니 앞선 열차가 천천히 서더니 뒤따르던 열차가 그대로 달려와 들이 받았습니다. 꽝하는 굉음을 내고 그대로 추락했죠.”
추돌한 열차는 충격으로 넉대의 객차가 그대로 20여미터 높이의 고가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인터뷰> 피해 승객 : “갑자기 충격이 와 저는 급브레이크를 밟은 줄 알았어요. 큰일났다 큰일났다 사고가 났다고 외쳤죠. 이 때 (원인은) 아무 것도 몰랐었는데 아이가 옆에 있었어요. 남자들은 갑자기 유리를 치면서(탈출을 시도하고)..우리 역시 불안해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남자들은 진정해,진정해라고 외쳤어요.”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인근주민과 소방대원 그리고 인터넷 급보를 보고 달려 온 시민들에 밤샘 구조가 진행됐습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우리 아들이 많은 사람을 구했습니다. 열명이 넘는 사람들을 자기가 직접 업어서 구출했습니다.”
저 터널만 지나면 원저우 남역까지 2분이면 도착합니다. 불과 10여킬로미터의 거립니다. 그러니까 2분 남짓한 거리를 앞두고 수많은 사람들이 불귀의 객이 되고 만 것입니다.
중국 정부가 공식 확인한 사망자는 39명, 200여명이 다쳤고 아직 10여명이 중탭니다. 이튿날 대강의 구조 작업이 끝이 나자 중국 철도부는 곧바로 구조작업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오판이었습니다. 찌그러진 차량안에서 꺼져가던 생명줄을 이어가던 2살 6개월된 여자아이가 발견된 것입니다. 부모는 모두 숨졌지만 아이는 다리가 부러진 채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한 것입니다. 사고 발생 21시간만에 발생한 기적은 그러나 역으로 구조작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매서운 비판으로 이어졌습니다.
더구나 사고 현장에서 구조작업이 진행되던 중 포크레인으로 열차 일부를 묻는 장면이 촬영돼 보도되면서 정부가 뭔가를 숨기기 위해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심이 확산됐습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여기에다 파묻어도 안되죠,어떻게 여기에다 파묻을 수 있습니까.”
<인터뷰> 인근 주민 : “이렇게 파묻으면 알 리가 있겠어요? 그 사람들이(정부 관계자) 생존자가 없다고 하면 없는 거예요! 뭐.. 그렇다고 하면 그러는 거죠.(지금까지도 그래왔거든요.)”
유가족들은 원저우시 정부를 찾아가 진상규명과 철도부 간부의 해명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습니다.
<인터뷰> 유가족 : “철도부에서 개입한 이후 왜 소방구조대는 곧바로 철수한 거죠? 도대체 생명이 중요합니까? 열차 개통이 중요합니까?”
그러나 중국정부는 사고 현장만 치우면 사태가 수습될 것으로 생각하는 듯 피해 객차 차량과 파편들을 급히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사고 이틀만에 추락사고의 현장은 말끔하게 치워졌습니다.
사고 닷새만에 원자바오 총리가 현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안전 제일주의 원칙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원자바오(중국 총리) : “속도와 질량, 효율과 안전을 모두 함께 실현하기 위해서는 안전을 제일 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그러나 만 하룻만의 열차 재개통과 이틀만의 사고 현장 정리는 그의 발언과는 사뭇 다른 진행입니다. 부서진 고가 난간을 콘크리트도 아닌 나무 막대기로 덧대기해 붙여놓은 부실 복구 역시 원총리의 안전 제일 발언을 무색케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저것, 저것 보십시오. 나무 판대기로 붙여놓은 것, 저렇게 해 놓고 개통할 수 있는 겁니까?”
겉으로 보이는 문제점보다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추돌 당시의 충격이 고가 철교 교각과 철로 노반에 그대로 전달돼 내부 균열이 생겼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필수적인 정밀 안전 진단은 없었습니다.
중국 공산당 90주년을 축하해 개통된 시속 350킬로미터의 베이징 상하이간 고속철은 욱일승천하는 중국에 날개를 날아주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개통 한달만에 6번이나 사고로 멈춰 사고철이란 오명을 얻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단계 아래급인 준고속철 '똥처'가 이번에 대형 참사를 내면서 중국 고속철 사업은 최대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인터뷰> 쑨장(상하이 통지대 교수) : “새로운 기술, 그리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은 안정화를 위해 일정 기간을 필요로 합니다. 이동 설비를 포함한 철도 노선 역시 시간이 소요되는 점검이 필요하죠.”
이번 사고는 조사가 진행될수록 철도 관제시스템의 문제, 결국 인재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녹취> 안루셩(상하이 철도국장) : “원저우 남역의 신호시스템의 중대 결함이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신호시스템이 벼락을 맞아 고장나, 붉은등(정지 표시)이 들어와야 할 때 녹색등(통과 표시)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속열차가 같은 선로상에서 7,8킬로미터 이내로 진입하면 작동하게 돼 있는 자동개폐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의문입니다.
<녹취> 짜오지엔(베이징 교통대학 교수) : “만약 앞 열차가 (자동개폐시스템이 적용되는)같은 구간에 있었다면 뒷 열차에 자동으로 신호를 보냈을 겁니다. 접근하지 말라고요. 그러면 뒷열차는 접근하지 못했을 겁니다. 따라서 왜 이런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사고는 세계 시장을 노크하는 중국 고속철 산업과 국가적 자존심에 큰 상처를 줬습니다. 눈 앞의 성과에만 급급한 사회 풍조를 반성하는 분위기도 전례 없이 강해 보입니다.
<녹취> 바이이앤송(CCTV 평론원) : “우리 고속철도가 빠른 게 문제가 아니라 다른 속도가 빠른 게 문제입니다. 오직 효과, 성적만을 추구하고 맹목적으로 달리니까 사람의 근본, 규칙, 과학,생활 속에서 고객들이 느끼는 것 등을 소홀이 했습니다.”
특히 과학적인 관리와 제도를 소홀히 했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속도'가 제일 무서운 겁니다.
사고 현장에선 연일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정부의 안일함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중국에서 안전에 대한 의식이 한층 성숙해져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힘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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