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공동주택 화재, “연기가 더 무섭다”

입력 2011.12.2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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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경기도 성남 다세대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뒤 12시간 만에 발견됐는데요.

이들은 연기에 질식해 사망한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습니다.

2층에서 난 불이 3층으로 번지지도 않았지만 계단을 통해 올라간 연기 때문에 숨진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최선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집 안 벽마다 연기에 그을린 흔적이 가득합니다.

일가족 4명은 이 시커먼 연기를 마시고 모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입니다.

2층의 연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단을 타고 3층으로 올라가면서 일가족을 덮쳤습니다.

<녹취> 국과수 관계자 : "301호에 거기에 충분히 연기가 체류되고 들어갈 수 있는 그런 틈들이 보여졌습니다."

시신 4구 가운데 3구는 잠을 자던 안방이 아니라, 현관 쪽에서 발견됐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탈출을 시도하다 연기에 질식한 것입니다.

다른 원인은 불법 구조변경입니다.

준공 당시, 한 층에 한 세대로 승인됐지만, 맨 위층을 제외한 나머지 층을 두 개 세대로 나누면서 연기 배출공간이 막힌 것입니다.

화재 진압 12시간 만에 시신을 발견한 소방대원들의 과실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한번 말한 게 아니라...301호 열어달라고 저희 말고도 다른 집에서도 (얘기했어요.)"

소방당국은 위층까지 불길이 번지지 않아, 추가 인명 검색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 박상면(성남 분당소방서 예방팀) : "저희들한테 전달이 됐어야 하는데 전달이 안된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경기 소방본부는 시신을 늦게 발견한 책임을 물어 분당 소방서장을 경질했습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앵커 멘트>

화재 현장에서 연기와 유독가스가 얼마나 빨리 위층으로 옮겨 가는지 알아보는 실험입니다.

불이 났을 때 화상보다는 연기에 질식해 숨지는 사람이 더 많은데요.

이 연기가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지 이승훈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40명이 숨진 이천 냉동창고 화재.

대부분이 불이 아닌 연기와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졌습니다.

<인터뷰> 이일석(소방관) : "(위급상황에서는) 심호흡을 하게 되니까. 더 깊숙히 마신다고 봐야돼요. 그러면 한모금으로도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연기가 왜 위험한지, 직접 실험을 해봤습니다.

주방에서 불이 난 지 5분, 매캐한 연기가 닫힌 문틈으로 새 나와 위층으로 번져갑니다.

열기를 이기지 못해 부서진 유리창 사이로 시커먼 연기가 솟구치더니 건물 외벽을 완전히 뒤덮습니다.

건물 전체가 연기에 둘러싸이는데 걸린 시간은 20여 분에 불과합니다.

연기 성분을 조사했더니 인체에 치명적인 `시안화수소'가 200ppm.

한두 모금만 마셔도 정신을 잃게 됩니다.

<인터뷰> 김흥열(화재 연구원 센터장) : "가스 자체도 유독하지만 뜨거운 공기하고 같이 나온다는 거죠. 식도나 화상을 입게 되면서 몸 자체가..."

어제 분당에서 숨진 일가족 같이, 잠이 들었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연기를 마시고 바로 생명을 잃을 수 있습니다.

특히, 4층 이하 공동주택의 경우 화재경보기 등 안전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인명 피해 위험이 더 큽니다.

치명적인 연기를 마시지 않기 위해서는 젖은 수건으로 입을 막고 최대한 낮은 자세로 탈출하는 게 중요합니다.

KBS 뉴스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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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공동주택 화재, “연기가 더 무섭다”
    • 입력 2011-12-28 22: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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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경기도 성남 다세대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뒤 12시간 만에 발견됐는데요. 이들은 연기에 질식해 사망한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습니다. 2층에서 난 불이 3층으로 번지지도 않았지만 계단을 통해 올라간 연기 때문에 숨진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최선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집 안 벽마다 연기에 그을린 흔적이 가득합니다. 일가족 4명은 이 시커먼 연기를 마시고 모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입니다. 2층의 연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단을 타고 3층으로 올라가면서 일가족을 덮쳤습니다. <녹취> 국과수 관계자 : "301호에 거기에 충분히 연기가 체류되고 들어갈 수 있는 그런 틈들이 보여졌습니다." 시신 4구 가운데 3구는 잠을 자던 안방이 아니라, 현관 쪽에서 발견됐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탈출을 시도하다 연기에 질식한 것입니다. 다른 원인은 불법 구조변경입니다. 준공 당시, 한 층에 한 세대로 승인됐지만, 맨 위층을 제외한 나머지 층을 두 개 세대로 나누면서 연기 배출공간이 막힌 것입니다. 화재 진압 12시간 만에 시신을 발견한 소방대원들의 과실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한번 말한 게 아니라...301호 열어달라고 저희 말고도 다른 집에서도 (얘기했어요.)" 소방당국은 위층까지 불길이 번지지 않아, 추가 인명 검색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 박상면(성남 분당소방서 예방팀) : "저희들한테 전달이 됐어야 하는데 전달이 안된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경기 소방본부는 시신을 늦게 발견한 책임을 물어 분당 소방서장을 경질했습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앵커 멘트> 화재 현장에서 연기와 유독가스가 얼마나 빨리 위층으로 옮겨 가는지 알아보는 실험입니다. 불이 났을 때 화상보다는 연기에 질식해 숨지는 사람이 더 많은데요. 이 연기가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지 이승훈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40명이 숨진 이천 냉동창고 화재. 대부분이 불이 아닌 연기와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졌습니다. <인터뷰> 이일석(소방관) : "(위급상황에서는) 심호흡을 하게 되니까. 더 깊숙히 마신다고 봐야돼요. 그러면 한모금으로도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연기가 왜 위험한지, 직접 실험을 해봤습니다. 주방에서 불이 난 지 5분, 매캐한 연기가 닫힌 문틈으로 새 나와 위층으로 번져갑니다. 열기를 이기지 못해 부서진 유리창 사이로 시커먼 연기가 솟구치더니 건물 외벽을 완전히 뒤덮습니다. 건물 전체가 연기에 둘러싸이는데 걸린 시간은 20여 분에 불과합니다. 연기 성분을 조사했더니 인체에 치명적인 `시안화수소'가 200ppm. 한두 모금만 마셔도 정신을 잃게 됩니다. <인터뷰> 김흥열(화재 연구원 센터장) : "가스 자체도 유독하지만 뜨거운 공기하고 같이 나온다는 거죠. 식도나 화상을 입게 되면서 몸 자체가..." 어제 분당에서 숨진 일가족 같이, 잠이 들었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연기를 마시고 바로 생명을 잃을 수 있습니다. 특히, 4층 이하 공동주택의 경우 화재경보기 등 안전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인명 피해 위험이 더 큽니다. 치명적인 연기를 마시지 않기 위해서는 젖은 수건으로 입을 막고 최대한 낮은 자세로 탈출하는 게 중요합니다. KBS 뉴스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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