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美 최악의 가뭄…‘곡물대란’ 오나?

입력 2012.07.2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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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의 식량창고인 미국에 대가뭄이 들이닥쳤습니다.



옥수수와 콩, 밀 같은 곡물의 수확량이 급감하면서 값이 치솟고, 지구촌이 다시 식량 파동에 휩싸이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먼저, 미국의 가뭄과 농작물 피해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임장원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 중부의 드넓은 옥수수밭이 누렇게 타들어갑니다.



기상 관측 사상 두 번째로 건조한 여름 탓에 수확량이 최대 80%나 줄어들 위깁니다.



<녹취> 존 스콧(옥수수 농부) : "상황이 끔찍합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수준의 대재난이 닥친 것 같습니다."



풀이 자라질 않고 사료값이 폭등하자, 축산 농가들은 아예 가축을 내다 팔고 있습니다.



<녹취> 브라이언 리틀(가축 경매인) : "예년 이맘 때는 하루에 8백에서 천 마리 정도 소를 파는데, 오늘은 천 육칠백 마리가 들어온 것 같네요."



미국 농무부는 29개 주에 걸쳐 천3백 개 지역을 가뭄 재해 지역으로 선포했습니다.



50여 년 만에 최악의 상황입니다.



<녹취> 톰 빌색(미국 농무장관) : "비가 내리기를 날마다 빌고 또 빕니다. 제가 기우제를 지내거나 춤을 춰서라도 비만 내린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계 3대 곡물인 옥수수와 콩, 밀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 세계 생산량의 40%에 이릅니다.



일부 곡창지대의 가뭄이 10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보돼 농작물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앵커 멘트>



미국 가뭄의 원인은 북미 대륙의 상공에 고기압이 계속 머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 남부 지역에도 가뭄 현상이 심한데요.



앞으로 엘니뇨 현상까지 나타날 것으로 보여 세계적인 가뭄 현상은 최악의 경우 올해 말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기상 전망입니다.



신방실 기상전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기록적인 가뭄으로 농경지뿐 아니라 강물도 말라붙었습니다.



중서부에서 시작된 가뭄은 한층 기세를 더해가며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케빈 트렌버스(미 국립대기연구센터) : "한여름으로 접어들면서 기록적인 폭염이 점차 동쪽으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상 10km 상공의 제트기류가 북쪽으로 올라가는 곳인 북미지역에 안정된 고기압이 계속 머물고 있습니다.



유럽 남부와 동북아시아 역시 고기압 때문에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북미지역의 가뭄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엘니뇨 현상 때문입니다.



<인터뷰> 국종성(박사/한국해양과학기술원) : "현재 적도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0.9도 정도 높아진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올가을에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이 매우 커집니다."



적도 부근 해수온도가 높아지면 주요 밀 생산지인 호주와 브라질에 극심한 가뭄이 찾아오고 북미지역도 따뜻해집니다.



엘니뇨현상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여 지구촌 곳곳의 가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큽니다.



<앵커 멘트>



최악의 가뭄으로 인한 또 다른 피해는 곡물가 폭등입니다.



곡물값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애그플레이션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조지현 기자가 자세히 설명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저는 지금 미국 중서부의 옥수수 밭에 나와있습니다.



이 곳은 전세계 옥수수의 38%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옥수수 생산지로, 콘-벨트로 불리는 곳인데요.



보시다시피 최악의 가뭄으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옥수수값은 두달 만에 30% 넘게 올랐습니다.



미국뿐 만아니라 최대 밀 생산지인 우크라이나와 주요 콩 생산지인 브라질 등에서도 가뭄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때문에 밀과 콩 가격도 두달 만에 각각 32%, 22% 씩 크게 올랐습니다.



식료품 가격이 폭등해 아이티와 소말리아에서 폭동까지 일어났던 지난 2008년보다도 곡물가가 더 높은 수준입니다.



곡물은 가축의 사료로도 쓰이니까, 육류 가격이 또 오르고, 곡물을 재료로 하는 가공식품가격도 오르면서 밥상 물가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결국 전체적인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연말 쯤 부터 곡물 관련 물가가 크게 오를 전망이어서 식품제조업체와 축산농가에는 이미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김정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제곡물가 급등하자 축산농가들은 벌써 걱정이 앞섭니다.



사료 원료의 대부분이 수입 곡물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동준(양돈농장주) : "축산을 더 해야 되나 아니면 도산을 해야하나 정부에서 폐업보상이라도 좀 충분히 해주면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밀가루 제조업체들도 비상입니다.



일부 업체는 수입 원맥 가격이 너무 올라 구매를 일시 중지했습니다.



급등한 국제곡물가격은 4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됩니다. 운송과 국내 유통과정 등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이에따라 올 연말쯤이면 국내 제분 가격은 지금보다 28%, 전분과 사료도 10% 안팎으로 오를 전망입니다.



하반기 물가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는 밀과 콩의 무관세 수입과 함께 공공비축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석호(한국농촌경제연구원) : "곡물실장 직접지불제를 도입을 해서 밭작물 옥수수라든지 밀이라든지 그런 거에 대한 작물에 대해 면적을 늘리는 정책들이 필요한거죠."



하지만 국제곡물가 급등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곡물조달체계 개선 등 보완책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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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美 최악의 가뭄…‘곡물대란’ 오나?
    • 입력 2012-07-25 22: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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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의 식량창고인 미국에 대가뭄이 들이닥쳤습니다.

옥수수와 콩, 밀 같은 곡물의 수확량이 급감하면서 값이 치솟고, 지구촌이 다시 식량 파동에 휩싸이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먼저, 미국의 가뭄과 농작물 피해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임장원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 중부의 드넓은 옥수수밭이 누렇게 타들어갑니다.

기상 관측 사상 두 번째로 건조한 여름 탓에 수확량이 최대 80%나 줄어들 위깁니다.

<녹취> 존 스콧(옥수수 농부) : "상황이 끔찍합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수준의 대재난이 닥친 것 같습니다."

풀이 자라질 않고 사료값이 폭등하자, 축산 농가들은 아예 가축을 내다 팔고 있습니다.

<녹취> 브라이언 리틀(가축 경매인) : "예년 이맘 때는 하루에 8백에서 천 마리 정도 소를 파는데, 오늘은 천 육칠백 마리가 들어온 것 같네요."

미국 농무부는 29개 주에 걸쳐 천3백 개 지역을 가뭄 재해 지역으로 선포했습니다.

50여 년 만에 최악의 상황입니다.

<녹취> 톰 빌색(미국 농무장관) : "비가 내리기를 날마다 빌고 또 빕니다. 제가 기우제를 지내거나 춤을 춰서라도 비만 내린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계 3대 곡물인 옥수수와 콩, 밀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 세계 생산량의 40%에 이릅니다.

일부 곡창지대의 가뭄이 10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보돼 농작물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앵커 멘트>

미국 가뭄의 원인은 북미 대륙의 상공에 고기압이 계속 머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 남부 지역에도 가뭄 현상이 심한데요.

앞으로 엘니뇨 현상까지 나타날 것으로 보여 세계적인 가뭄 현상은 최악의 경우 올해 말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기상 전망입니다.

신방실 기상전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기록적인 가뭄으로 농경지뿐 아니라 강물도 말라붙었습니다.

중서부에서 시작된 가뭄은 한층 기세를 더해가며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케빈 트렌버스(미 국립대기연구센터) : "한여름으로 접어들면서 기록적인 폭염이 점차 동쪽으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상 10km 상공의 제트기류가 북쪽으로 올라가는 곳인 북미지역에 안정된 고기압이 계속 머물고 있습니다.

유럽 남부와 동북아시아 역시 고기압 때문에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북미지역의 가뭄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엘니뇨 현상 때문입니다.

<인터뷰> 국종성(박사/한국해양과학기술원) : "현재 적도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0.9도 정도 높아진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올가을에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이 매우 커집니다."

적도 부근 해수온도가 높아지면 주요 밀 생산지인 호주와 브라질에 극심한 가뭄이 찾아오고 북미지역도 따뜻해집니다.

엘니뇨현상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여 지구촌 곳곳의 가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큽니다.

<앵커 멘트>

최악의 가뭄으로 인한 또 다른 피해는 곡물가 폭등입니다.

곡물값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애그플레이션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조지현 기자가 자세히 설명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저는 지금 미국 중서부의 옥수수 밭에 나와있습니다.

이 곳은 전세계 옥수수의 38%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옥수수 생산지로, 콘-벨트로 불리는 곳인데요.

보시다시피 최악의 가뭄으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옥수수값은 두달 만에 30% 넘게 올랐습니다.

미국뿐 만아니라 최대 밀 생산지인 우크라이나와 주요 콩 생산지인 브라질 등에서도 가뭄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때문에 밀과 콩 가격도 두달 만에 각각 32%, 22% 씩 크게 올랐습니다.

식료품 가격이 폭등해 아이티와 소말리아에서 폭동까지 일어났던 지난 2008년보다도 곡물가가 더 높은 수준입니다.

곡물은 가축의 사료로도 쓰이니까, 육류 가격이 또 오르고, 곡물을 재료로 하는 가공식품가격도 오르면서 밥상 물가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결국 전체적인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연말 쯤 부터 곡물 관련 물가가 크게 오를 전망이어서 식품제조업체와 축산농가에는 이미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김정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제곡물가 급등하자 축산농가들은 벌써 걱정이 앞섭니다.

사료 원료의 대부분이 수입 곡물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동준(양돈농장주) : "축산을 더 해야 되나 아니면 도산을 해야하나 정부에서 폐업보상이라도 좀 충분히 해주면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밀가루 제조업체들도 비상입니다.

일부 업체는 수입 원맥 가격이 너무 올라 구매를 일시 중지했습니다.

급등한 국제곡물가격은 4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됩니다. 운송과 국내 유통과정 등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이에따라 올 연말쯤이면 국내 제분 가격은 지금보다 28%, 전분과 사료도 10% 안팎으로 오를 전망입니다.

하반기 물가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는 밀과 콩의 무관세 수입과 함께 공공비축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석호(한국농촌경제연구원) : "곡물실장 직접지불제를 도입을 해서 밭작물 옥수수라든지 밀이라든지 그런 거에 대한 작물에 대해 면적을 늘리는 정책들이 필요한거죠."

하지만 국제곡물가 급등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곡물조달체계 개선 등 보완책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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