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심마니와 ‘신견이’의 특별한 동행

입력 2013.01.24 (08:40) 수정 2013.01.24 (09:1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저희 톡톡매거진 보다 보면 신기한 재주를 가진 개들 참 많이 나오죠?

얼마 전 미국에서는 냄새로 암 환자를 가려내는 개가 화제를 모았는데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개 못지 않은 신통한 견공이 있습니다.

심마니인 주인을 도와 삼을 찾아내는 심마니견입니다.

네, 삼도 잘 찾아내지만 험한 산을 갈 때마다 주인을 든든히 지켜주는 경호원 역할도 한다는데요.

양영은 기자, 이름이 신견이라는데요.

특별한 의미가 있다죠?

<기자 멘트>

예, 신견이는 신이 주신 능력을 가진 개라는 뜻입니다.

산삼을 찾아낼 줄 안다고 하니까 그렇게 불릴 만도 하죠.

글쎄요. 개는 후각이 발달해서 산삼 찾기가 더 수월할까요?

심마니와 심마니견의 특별한 산행에 화제포착팀이 동행했습니다.

생긴 것부터 남다른데요.

함께 보시죠.

<리포트>

경상북도 영주시의 한 야산.

눈밭에 동물의 발자국이 선명합니다.

그런데 개의 발자국 치고는 좀 너무 큰데요.

그때 들려오는 인기척.

산삼 찾는 심마니와 사자개 신견이입니다.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겨울에는 기관지가 좋지 않기 때문에 도라지라든지 더덕, 잔대 같은 것이 있는지 찾아보는 거죠."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이 개는 이른바 '사자개'로 알려진 티베탄 마스티프 종인데요.

약초와 산삼을 캐는 심마니 우인국씨는 산행을 할 때면 늘 이 늠름한 동행자와 함께입니다.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주로 혼자 산에 갈 때가 많은데 심심하지 않고 가족 같기도 하고, 친구도 돼주고 멧돼지 같은 산짐승들이 이 아이의 냄새를 맡고 도망가기도 하고 그런 게 참 좋죠."

다른 개도 아니고 사자개를 키우게 된 건 우 씨가 산 속에서 멧돼지를 혼자 마주치면서 시작됐는데요.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머리카락이 쭈뼛 서고, 위험한 것을 느껴서 그 후로 뭔가 (호신용으로) 하나를 데리고 다녀야겠다 싶어서 찾은 것이 이 짱아오입니다."

짱아오. 별칭은 사자개고요. 히말라야 고원지대가 고향.

투견의 피를 물려받았습니다.

그런데 신견이에겐 아주 특별한 능력이 하나 더 있다는데요.

산삼을 찾아낸다고 해서 시험해봤습니다.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견이가 산삼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글쎄요. 우리 아이는 찾을 겁니다. 왜냐하면 삼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화분에 있던 삼도 다 뽑아서 먹기도 했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삼을 찾아낼 확률이 높습니다."

자신감이 넘치는데요.

그래서 장뇌삼 한 뿌리를 신견이 몰래 나무 아래에 숨긴 뒤 신견이가 찾을 수 있을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보무도 당당하게 도전하는 신견이!

과연 장뇌삼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 그런데 그냥 지나치고 맙니다.

아쉽게도 취재진이 동행한 사흘 동안은 실력을 보여주지 않았는데요.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화분에 들어있던 삼은 빼먹었는데 산에다 묻으니까 못 찾는 모양이네요."

멧돼지 사건 이후 키우기 시작한 사자개는 써 스무 마리가 넘습니다.

그 중에서도 신견이는 특별한데요.

태어난 지 1년도 안됐지만 지금까지 산삼을 여섯 번이나 찾았답니다.

이런 신견이의 몸값도 궁금하죠?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중국에서 직접 분양받으려면 개의 상태가 괜찮으면 최소한 2억 원에서 3억 원 정도로 분양가가 책정돼있습니다."

몸값만큼이나 먹는 것도 고급.

주식은 최고급 사료와 오리고기이고, 생닭은 간식용인데요.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생닭을) 통째로 주게 되면 뼈가 위를 찔러서 위를 다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살을 발라서 주는 겁니다."

이런 우인국씨를 조금은 심란하게 바라보는 이가 있으니!

<녹취> 임미옥(우인국 씨 아내) : "아이고, 집에서 저렇게 하면 업고 다니죠! 일주일에 한 번씩 사다 나르는 닭값만 해도 10만 원씩 없애버리니 그것만 해도 한 달에 돈이 얼마예요."

말은 이렇게 해도 산삼 찾는 신견이가 대견한 건 아내나 남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정도 듬뿍 들었고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산삼도 찾아주니까요.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자식이나 다름없죠. 한가족이죠, 이제."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가족이요?) 예. 자식 키우듯이 키우고 있습니다."

얼마 전 우인국씨 댁에는 경사가 났습니다.

사자개 새 식구들이 태어난 건데요.

우 씨 견사에서 한 해 태어나는 사자개들은 평균 30마리 정도입니다.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아유, 잘생겼다. 이런 강아지들을 키워서 산에도 같이 다니고 저하고 같이 뛰어놀 때가 최고로 행복하지요."

지금은 사자개와 산중생활을 하며 안정을 되찾았지만 우 씨 부부가 산으로 들어온 건 30여년 전 사업 실패를 겪으면서였는데요.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옛날에는 조선업을 했습니다."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배요?) 예. 물에서 사업하다가 이제 산으로 들어온 거죠."

우연한 기회에 산삼을 발견하면서 우 씨의 삶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산삼들인데요.

산삼 씨를 산에다 뿌려 재배한 건 산양삼이라고 하고,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감정 평가액이 1억 5천만 원입니다."

좀 전에 보신 감정가 1억 5천만 원의 천종산삼은 새의 배설물 등에 있던 산삼 씨가 산에 떨어져 100% 자연적으로 자란 겁니다.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짱아오와 함께 산을 타면서 아무 사고 없이 쭉 같이 다닐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심마니로서 바라는 것은 다른 것 있습니까? 또 다른 천종산삼 좋은 것을 한 번 보는 것이 소원이죠."

산삼을 찾으러 나갈 때는 언제나 깨끗이 목욕재개를 하고 나선다는심마니 우인국 씨와 개 '신견이'.

부디 둘이 호흡을 맞춰서 평생 소원이라는 천종 산삼을 찾았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대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화제포착] 심마니와 ‘신견이’의 특별한 동행
    • 입력 2013-01-24 08:44:31
    • 수정2013-01-24 09:15:38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저희 톡톡매거진 보다 보면 신기한 재주를 가진 개들 참 많이 나오죠? 얼마 전 미국에서는 냄새로 암 환자를 가려내는 개가 화제를 모았는데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개 못지 않은 신통한 견공이 있습니다. 심마니인 주인을 도와 삼을 찾아내는 심마니견입니다. 네, 삼도 잘 찾아내지만 험한 산을 갈 때마다 주인을 든든히 지켜주는 경호원 역할도 한다는데요. 양영은 기자, 이름이 신견이라는데요. 특별한 의미가 있다죠? <기자 멘트> 예, 신견이는 신이 주신 능력을 가진 개라는 뜻입니다. 산삼을 찾아낼 줄 안다고 하니까 그렇게 불릴 만도 하죠. 글쎄요. 개는 후각이 발달해서 산삼 찾기가 더 수월할까요? 심마니와 심마니견의 특별한 산행에 화제포착팀이 동행했습니다. 생긴 것부터 남다른데요. 함께 보시죠. <리포트> 경상북도 영주시의 한 야산. 눈밭에 동물의 발자국이 선명합니다. 그런데 개의 발자국 치고는 좀 너무 큰데요. 그때 들려오는 인기척. 산삼 찾는 심마니와 사자개 신견이입니다.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겨울에는 기관지가 좋지 않기 때문에 도라지라든지 더덕, 잔대 같은 것이 있는지 찾아보는 거죠."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이 개는 이른바 '사자개'로 알려진 티베탄 마스티프 종인데요. 약초와 산삼을 캐는 심마니 우인국씨는 산행을 할 때면 늘 이 늠름한 동행자와 함께입니다.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주로 혼자 산에 갈 때가 많은데 심심하지 않고 가족 같기도 하고, 친구도 돼주고 멧돼지 같은 산짐승들이 이 아이의 냄새를 맡고 도망가기도 하고 그런 게 참 좋죠." 다른 개도 아니고 사자개를 키우게 된 건 우 씨가 산 속에서 멧돼지를 혼자 마주치면서 시작됐는데요.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머리카락이 쭈뼛 서고, 위험한 것을 느껴서 그 후로 뭔가 (호신용으로) 하나를 데리고 다녀야겠다 싶어서 찾은 것이 이 짱아오입니다." 짱아오. 별칭은 사자개고요. 히말라야 고원지대가 고향. 투견의 피를 물려받았습니다. 그런데 신견이에겐 아주 특별한 능력이 하나 더 있다는데요. 산삼을 찾아낸다고 해서 시험해봤습니다.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견이가 산삼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글쎄요. 우리 아이는 찾을 겁니다. 왜냐하면 삼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화분에 있던 삼도 다 뽑아서 먹기도 했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삼을 찾아낼 확률이 높습니다." 자신감이 넘치는데요. 그래서 장뇌삼 한 뿌리를 신견이 몰래 나무 아래에 숨긴 뒤 신견이가 찾을 수 있을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보무도 당당하게 도전하는 신견이! 과연 장뇌삼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 그런데 그냥 지나치고 맙니다. 아쉽게도 취재진이 동행한 사흘 동안은 실력을 보여주지 않았는데요.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화분에 들어있던 삼은 빼먹었는데 산에다 묻으니까 못 찾는 모양이네요." 멧돼지 사건 이후 키우기 시작한 사자개는 써 스무 마리가 넘습니다. 그 중에서도 신견이는 특별한데요. 태어난 지 1년도 안됐지만 지금까지 산삼을 여섯 번이나 찾았답니다. 이런 신견이의 몸값도 궁금하죠?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중국에서 직접 분양받으려면 개의 상태가 괜찮으면 최소한 2억 원에서 3억 원 정도로 분양가가 책정돼있습니다." 몸값만큼이나 먹는 것도 고급. 주식은 최고급 사료와 오리고기이고, 생닭은 간식용인데요.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생닭을) 통째로 주게 되면 뼈가 위를 찔러서 위를 다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살을 발라서 주는 겁니다." 이런 우인국씨를 조금은 심란하게 바라보는 이가 있으니! <녹취> 임미옥(우인국 씨 아내) : "아이고, 집에서 저렇게 하면 업고 다니죠! 일주일에 한 번씩 사다 나르는 닭값만 해도 10만 원씩 없애버리니 그것만 해도 한 달에 돈이 얼마예요." 말은 이렇게 해도 산삼 찾는 신견이가 대견한 건 아내나 남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정도 듬뿍 들었고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산삼도 찾아주니까요.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자식이나 다름없죠. 한가족이죠, 이제."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가족이요?) 예. 자식 키우듯이 키우고 있습니다." 얼마 전 우인국씨 댁에는 경사가 났습니다. 사자개 새 식구들이 태어난 건데요. 우 씨 견사에서 한 해 태어나는 사자개들은 평균 30마리 정도입니다.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아유, 잘생겼다. 이런 강아지들을 키워서 산에도 같이 다니고 저하고 같이 뛰어놀 때가 최고로 행복하지요." 지금은 사자개와 산중생활을 하며 안정을 되찾았지만 우 씨 부부가 산으로 들어온 건 30여년 전 사업 실패를 겪으면서였는데요.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옛날에는 조선업을 했습니다."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배요?) 예. 물에서 사업하다가 이제 산으로 들어온 거죠." 우연한 기회에 산삼을 발견하면서 우 씨의 삶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산삼들인데요. 산삼 씨를 산에다 뿌려 재배한 건 산양삼이라고 하고,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감정 평가액이 1억 5천만 원입니다." 좀 전에 보신 감정가 1억 5천만 원의 천종산삼은 새의 배설물 등에 있던 산삼 씨가 산에 떨어져 100% 자연적으로 자란 겁니다. <녹취> 우인국(심마니/경력 22년) : "짱아오와 함께 산을 타면서 아무 사고 없이 쭉 같이 다닐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심마니로서 바라는 것은 다른 것 있습니까? 또 다른 천종산삼 좋은 것을 한 번 보는 것이 소원이죠." 산삼을 찾으러 나갈 때는 언제나 깨끗이 목욕재개를 하고 나선다는심마니 우인국 씨와 개 '신견이'. 부디 둘이 호흡을 맞춰서 평생 소원이라는 천종 산삼을 찾았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대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