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발암물질 ‘벤조피렌’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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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인 벤조피렌 안전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수입된 고추씨 기름에서 기준치 2ppb를 넘어선 3.5ppb가 검출돼 해당 제품을 폐기했다는 지난주 식약청 발표부터입니다.
고추씨기름이 들어간 라면 스프에서는 벤조피렌이 검출되지 않았다지만 불안은 여전합니다.
먼저 남승우 기자가 생활 속 벤조피렌 불안을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더 높은 온도에서 깨를 볶으면 풍미가 진한 기름이 더 많이 나오지만, 상인들은 적정 온도를 유지하려 애씁니다.
자칫 기름 맛이 써지는 데다 탄 깨로 짠 참기름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보도 때문입니다.
<인터뷰> "참기름집 상인 많이 볶으면 고소한 맛이 나는데 너무 볶으면 안 되죠. "
때때로 숯에서 불길이 치솟는 사이, 고기 가장자리는 그을리기 일쑤입니다.
요즘 손님들은 대개 탄 부분은 일일이 잘라내고 먹습니다.
<인터뷰> 고깃집 손님 : "탄 부분을 많이 먹으면 암에 걸린다고 하잖아요. 건강상 안 좋다는 건 알고 있으니까 잘라내고 먹습니다."
벤조피렌이라는 명칭까지는 모르더라도, 1급 발암 물질에 대한 염려는 이미 식생활 전반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앵커멘트>
앞서 보신 것처럼 먹는 음식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됐다고 하면 국민의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벤조피렌은 어떤 물질이고 얼마나 먹어야 위험한지,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식품을 3백 도에서 6백도 정도로 가열할 때 물질이 타면서 불가피하게 벤젠고리가 붙어 있는 이 화학구조물, 벤조피렌이 발생합니다.
국제암연구소는 이 벤조피렌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는데요.
인체 DNA를 파괴하고 돌연변이를 유도해, 암을 일으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벤조피렌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폐암이나 피부암, 생식기 암 등 각종 암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또 어느 정도나 노출돼야 위험할까요?
발암물질은 아주 극소량도 위험할 수 있어 ppb란 단위를 쓰는데요.
예를 들어 물 천 톤, 즉 이 스튜디오를 꽉 채울 정도의 양에 벤조피렌 0.5그램이 녹아 있으면 0.5ppb라고 합니다.
이 벤조피렌 0.5ppb의 물을 매일 2 리터씩, 평생 동안 마시게 되면 만 명당 한 명꼴로 암이 발생하는 수준입니다.
이렇게 장기간 엄청난 양을 마셔야 겨우 위험한 수준이라는 이야긴데요.
그래서 나라별로 보면, 조리 가공식품에 대해선 일본과 미국은 아예 안전기준을 만들지 않았고요.
우리나라는 유럽처럼 식용유지나, 훈제 고기 등 식품별로 자세히 기준을 설정을 하고 있습니다.
식품별로, 또 조리방법에 따라 벤조피렌 생성량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인데요.
이런 벤조피렌이 라면스프나 식용 기름에서 검출됐다는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기준치 논란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과연 해법은 무엇이고, 일상생활에서 벤조피렌을 줄일 방법은 무엇인지 범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식품업계에서는 실제 인체에 유해한 수준에 비해 규제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한 만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오히려 벤조피렌과 비슷한 화학물질 3종에도 유럽 수준의 기준을 추가로 설정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식약청 기준과장 : "기준치를 조금 초과한 식품을 섭취하여도 인체에는 전혀 해를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능한한 오염물질을 최소화하여 소비자에게 보다 안전한 식품을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생활 속 벤조피렌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행동요령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어떤 식품이든 오래 구울수록 벤조피렌이 많이 나옵니다.
지난해 벤조피렌이 검출된 라면스프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고기먹을 때는 라면 한 개의 만 6천 배, 하루 담배 한 갑을 피우면 12만 배의 분량이 체내로 흡수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따라서 막연히 불안해 하기 보다는 식생활을 돌아보는 게 생산적입니다.
<인터뷰> 신한승(동국대 교수) : "식품 섭취시 항산화물질이 많이 포함된 채소와 같이 드시고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는 마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고기를 구울 때는 불길이 직접 닿는 석쇠보다는 불판을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또 불판이 충분히 달궈진 뒤에 고기를 올려야 벤조피렌 발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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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뉴스] 발암물질 ‘벤조피렌’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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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02-27 21:23:12
- 수정2013-02-27 22:03:13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안전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수입된 고추씨 기름에서 기준치 2ppb를 넘어선 3.5ppb가 검출돼 해당 제품을 폐기했다는 지난주 식약청 발표부터입니다.
고추씨기름이 들어간 라면 스프에서는 벤조피렌이 검출되지 않았다지만 불안은 여전합니다.
먼저 남승우 기자가 생활 속 벤조피렌 불안을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더 높은 온도에서 깨를 볶으면 풍미가 진한 기름이 더 많이 나오지만, 상인들은 적정 온도를 유지하려 애씁니다.
자칫 기름 맛이 써지는 데다 탄 깨로 짠 참기름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보도 때문입니다.
<인터뷰> "참기름집 상인 많이 볶으면 고소한 맛이 나는데 너무 볶으면 안 되죠. "
때때로 숯에서 불길이 치솟는 사이, 고기 가장자리는 그을리기 일쑤입니다.
요즘 손님들은 대개 탄 부분은 일일이 잘라내고 먹습니다.
<인터뷰> 고깃집 손님 : "탄 부분을 많이 먹으면 암에 걸린다고 하잖아요. 건강상 안 좋다는 건 알고 있으니까 잘라내고 먹습니다."
벤조피렌이라는 명칭까지는 모르더라도, 1급 발암 물질에 대한 염려는 이미 식생활 전반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앵커멘트>
앞서 보신 것처럼 먹는 음식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됐다고 하면 국민의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벤조피렌은 어떤 물질이고 얼마나 먹어야 위험한지,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식품을 3백 도에서 6백도 정도로 가열할 때 물질이 타면서 불가피하게 벤젠고리가 붙어 있는 이 화학구조물, 벤조피렌이 발생합니다.
국제암연구소는 이 벤조피렌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는데요.
인체 DNA를 파괴하고 돌연변이를 유도해, 암을 일으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벤조피렌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폐암이나 피부암, 생식기 암 등 각종 암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또 어느 정도나 노출돼야 위험할까요?
발암물질은 아주 극소량도 위험할 수 있어 ppb란 단위를 쓰는데요.
예를 들어 물 천 톤, 즉 이 스튜디오를 꽉 채울 정도의 양에 벤조피렌 0.5그램이 녹아 있으면 0.5ppb라고 합니다.
이 벤조피렌 0.5ppb의 물을 매일 2 리터씩, 평생 동안 마시게 되면 만 명당 한 명꼴로 암이 발생하는 수준입니다.
이렇게 장기간 엄청난 양을 마셔야 겨우 위험한 수준이라는 이야긴데요.
그래서 나라별로 보면, 조리 가공식품에 대해선 일본과 미국은 아예 안전기준을 만들지 않았고요.
우리나라는 유럽처럼 식용유지나, 훈제 고기 등 식품별로 자세히 기준을 설정을 하고 있습니다.
식품별로, 또 조리방법에 따라 벤조피렌 생성량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인데요.
이런 벤조피렌이 라면스프나 식용 기름에서 검출됐다는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기준치 논란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과연 해법은 무엇이고, 일상생활에서 벤조피렌을 줄일 방법은 무엇인지 범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식품업계에서는 실제 인체에 유해한 수준에 비해 규제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한 만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오히려 벤조피렌과 비슷한 화학물질 3종에도 유럽 수준의 기준을 추가로 설정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식약청 기준과장 : "기준치를 조금 초과한 식품을 섭취하여도 인체에는 전혀 해를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능한한 오염물질을 최소화하여 소비자에게 보다 안전한 식품을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생활 속 벤조피렌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행동요령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어떤 식품이든 오래 구울수록 벤조피렌이 많이 나옵니다.
지난해 벤조피렌이 검출된 라면스프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고기먹을 때는 라면 한 개의 만 6천 배, 하루 담배 한 갑을 피우면 12만 배의 분량이 체내로 흡수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따라서 막연히 불안해 하기 보다는 식생활을 돌아보는 게 생산적입니다.
<인터뷰> 신한승(동국대 교수) : "식품 섭취시 항산화물질이 많이 포함된 채소와 같이 드시고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는 마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고기를 구울 때는 불길이 직접 닿는 석쇠보다는 불판을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또 불판이 충분히 달궈진 뒤에 고기를 올려야 벤조피렌 발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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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우 기자 futur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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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식 기자 docto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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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기영 기자 bum71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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