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숭례문, 5년여 만에 국민 품으로…

입력 2013.04.29 (21:21) 수정 2013.04.29 (22:1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난 2008년 2월 국보 1호 숭례문이 불에 타 무너지던 모습 가슴 아픈 장면으로 기억하실 겁니다.

그로부터 5년여 만에 숭례문이 드디어 과거의 상처를 회복하고 이번 주말 본래의 모습을 공개하게 됩니다.

지난 5년 동안의 숭례문 복구 과정을 조태흠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화마가 사라진 자리.

돌로 된 기단과 불에 그을린 1층 누각만이 남았습니다.

숭례문 복구는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복구 준비에만 1년 6개월. 중요 무형 문화재 기능보유자들이 나섰고 각종 자재과 작업 도구도 전통 방식대로 제작해 사용했습니다.

<인터뷰> 신응수(대목장) : "옛 장인들의 기법도 복원을 하자 하는 취지에서 현대 연장을 하나도 쓰지 않고 옛날 공구를 재현해서..."

2010년 1월 복구가 본격화돼 1년 동안 훼손된 부분을 해체하고 천 년을 지탱할 금강 소나무 기둥을 준비했습니다.

불에 타지 않은 부분은 최대한 원래 모습을 살려 1층은 90% 이상 기존 목재를 썼습니다.

그리고 기둥과 서까래가 이어지면서 숭례문은 조금씩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경기도 포천에서 기존 석재와 비슷한 화강암을 찾아냈고 국내외에서 구해온 천연 물감으로 불탄 흔적을 어루만졌습니다.

숭례문을 되살리기 위해 5년 3개월 동안 연인원 만 5천여 명, 276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이 같은 장정을 마치고 오는 토요일 숭례문과 광화문 광장에서의 복구 기념식을 통해 국보 1호는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오랜 노력 끝에 숭례문이 제 모습을 찾았는데요.

조선 초 건축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온 숭례문의 모습을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미리 만나보시죠.

<리포트>

이번 숭례문 복구는 조선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살리는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그래서 화재 이전과는 여러 곳이 달라졌습니다.

먼저 숭례문 양쪽으로 모두 70m 정도의 성곽이 생겼습니다.

1907년 일본이 철거했던 것을 일부 복원한 겁니다.

지반도 30~50cm 정도 낮아졌는데요.

발굴조사로 확인한 조선 후기 지반 높이를 기준으로 흙을 깎아냈습니다.

눈에 잘 띄는 않는 부분도 창건 당시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잡상'이라고 부르죠?

누각 위에 올려놓은 동물상은 과거 기록을 바탕으로 1층에 7개를 배치해 화재 전에 비해 한 개를 줄였습니다.

숭례문 지붕 중앙의 '용마루'도 예전의 15.7m에서 창건 당시 규모인 16.6m 길어져 좀 더 웅장한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단청도 근대 이후 변형된 모양 대신 조선 전기 양식으로 꾸몄는데요.

이러다 보니 숭례문의 입구 홍예문 천정의 용 그림이 불이 나기 직전의 모습과 달라 잘못 그린 것 아니냐는 오해를 빚기도 했습니다.

숭례문의 현판도 지난 1954년 보수 공사를 하면서 필체가 일부 변형된 것을 양녕대군이 쓴 원형으로 되살렸습니다.

무엇보다 화마로 또다시 숭례문을 잃는 일이 없도록 각종 방재 시설이 대폭 보강됐습니다.

어떤 설비들이 돌아온 국보 1호를 지키게 될지 조성훈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5년 전 화재가 시작됐던 숭례문 2층 누각 안.

사람이 들어서자 지능형 CCTV가 움직임을 감지하고 동선을 추적합니다.

불빛 발생기로 초기 화재 상황을 연출하자, 불꽃 감지기가 반응하면서 경보가 울립니다.

소방 장비라곤 분말 소화기 8대가 전부였던 5년 전과는 달리, 지금의 숭례문은 곳곳에 첨단 방재 장비가 갖춰졌습니다.

문루 상하층에는 16개의 불꽃 감지기가 설치됐고, 화재 당시 진압에 걸림돌이 됐던 적심과 개판 사이엔 특수 방염천을 깔아 1000도를 넘는 고온에서도 10분 이상 견딜 수 있게 했습니다.

불이 나면 내부에 설치된 152개 스프링클러가 동시에 작동합니다.

숭례문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 관리동을 설치해 24시간 상황을 점검합니다.

관리주체도 서울시에서 전문 기관인 문화재청으로 바뀌었습니다.

<인터뷰> 강경환(숭례문 복구단장) : "자체 진화만으로도 초기 진압이 가능한 시스템을 했고, 소방당국과도 신속한 핫라인을 만들었다."

숭례문을 비롯해 국가 지정 목조 문화재는 전국 163점.

이 가운데 35%가량이 여전히 방염 처리가 부실하다고 지적됐습니다.

참사를 딛고 5년여 만에 돌아온 숭례문이 이젠 우리 문화재 보존의 모범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KBS 뉴스 조성훈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뉴스] 숭례문, 5년여 만에 국민 품으로…
    • 입력 2013-04-29 21:24:53
    • 수정2013-04-29 22:13:41
    뉴스 9
<앵커 멘트>

지난 2008년 2월 국보 1호 숭례문이 불에 타 무너지던 모습 가슴 아픈 장면으로 기억하실 겁니다.

그로부터 5년여 만에 숭례문이 드디어 과거의 상처를 회복하고 이번 주말 본래의 모습을 공개하게 됩니다.

지난 5년 동안의 숭례문 복구 과정을 조태흠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화마가 사라진 자리.

돌로 된 기단과 불에 그을린 1층 누각만이 남았습니다.

숭례문 복구는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복구 준비에만 1년 6개월. 중요 무형 문화재 기능보유자들이 나섰고 각종 자재과 작업 도구도 전통 방식대로 제작해 사용했습니다.

<인터뷰> 신응수(대목장) : "옛 장인들의 기법도 복원을 하자 하는 취지에서 현대 연장을 하나도 쓰지 않고 옛날 공구를 재현해서..."

2010년 1월 복구가 본격화돼 1년 동안 훼손된 부분을 해체하고 천 년을 지탱할 금강 소나무 기둥을 준비했습니다.

불에 타지 않은 부분은 최대한 원래 모습을 살려 1층은 90% 이상 기존 목재를 썼습니다.

그리고 기둥과 서까래가 이어지면서 숭례문은 조금씩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경기도 포천에서 기존 석재와 비슷한 화강암을 찾아냈고 국내외에서 구해온 천연 물감으로 불탄 흔적을 어루만졌습니다.

숭례문을 되살리기 위해 5년 3개월 동안 연인원 만 5천여 명, 276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이 같은 장정을 마치고 오는 토요일 숭례문과 광화문 광장에서의 복구 기념식을 통해 국보 1호는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오랜 노력 끝에 숭례문이 제 모습을 찾았는데요.

조선 초 건축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온 숭례문의 모습을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미리 만나보시죠.

<리포트>

이번 숭례문 복구는 조선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살리는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그래서 화재 이전과는 여러 곳이 달라졌습니다.

먼저 숭례문 양쪽으로 모두 70m 정도의 성곽이 생겼습니다.

1907년 일본이 철거했던 것을 일부 복원한 겁니다.

지반도 30~50cm 정도 낮아졌는데요.

발굴조사로 확인한 조선 후기 지반 높이를 기준으로 흙을 깎아냈습니다.

눈에 잘 띄는 않는 부분도 창건 당시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잡상'이라고 부르죠?

누각 위에 올려놓은 동물상은 과거 기록을 바탕으로 1층에 7개를 배치해 화재 전에 비해 한 개를 줄였습니다.

숭례문 지붕 중앙의 '용마루'도 예전의 15.7m에서 창건 당시 규모인 16.6m 길어져 좀 더 웅장한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단청도 근대 이후 변형된 모양 대신 조선 전기 양식으로 꾸몄는데요.

이러다 보니 숭례문의 입구 홍예문 천정의 용 그림이 불이 나기 직전의 모습과 달라 잘못 그린 것 아니냐는 오해를 빚기도 했습니다.

숭례문의 현판도 지난 1954년 보수 공사를 하면서 필체가 일부 변형된 것을 양녕대군이 쓴 원형으로 되살렸습니다.

무엇보다 화마로 또다시 숭례문을 잃는 일이 없도록 각종 방재 시설이 대폭 보강됐습니다.

어떤 설비들이 돌아온 국보 1호를 지키게 될지 조성훈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5년 전 화재가 시작됐던 숭례문 2층 누각 안.

사람이 들어서자 지능형 CCTV가 움직임을 감지하고 동선을 추적합니다.

불빛 발생기로 초기 화재 상황을 연출하자, 불꽃 감지기가 반응하면서 경보가 울립니다.

소방 장비라곤 분말 소화기 8대가 전부였던 5년 전과는 달리, 지금의 숭례문은 곳곳에 첨단 방재 장비가 갖춰졌습니다.

문루 상하층에는 16개의 불꽃 감지기가 설치됐고, 화재 당시 진압에 걸림돌이 됐던 적심과 개판 사이엔 특수 방염천을 깔아 1000도를 넘는 고온에서도 10분 이상 견딜 수 있게 했습니다.

불이 나면 내부에 설치된 152개 스프링클러가 동시에 작동합니다.

숭례문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 관리동을 설치해 24시간 상황을 점검합니다.

관리주체도 서울시에서 전문 기관인 문화재청으로 바뀌었습니다.

<인터뷰> 강경환(숭례문 복구단장) : "자체 진화만으로도 초기 진압이 가능한 시스템을 했고, 소방당국과도 신속한 핫라인을 만들었다."

숭례문을 비롯해 국가 지정 목조 문화재는 전국 163점.

이 가운데 35%가량이 여전히 방염 처리가 부실하다고 지적됐습니다.

참사를 딛고 5년여 만에 돌아온 숭례문이 이젠 우리 문화재 보존의 모범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KBS 뉴스 조성훈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