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막말 파문’ 남양유업…‘을’이 뭉친다
입력 2013.05.08 (08:36)
수정 2013.05.0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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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힘있는 사람과 기업의 횡포, 이른바 '갑의 횡포' 라고 하는데요.
남양유업 영업직원이 대리점주에게 막말을 한 사건의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남양유업의 주가도 나흘 연속 급락했고, 소비자 뿐만 아니라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들도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김기흥 기자, 저도 녹취파일을 직접 들어봤는데 소비자나 판매자가 이런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겠더군요.
<기자 멘트>
요즘 경제계의 화두는 상생과 협력인데요.
녹취 내용만 보면 어떻게 이게 본사 직원과 대리점주 간의 대화 내용일까 이런 의문까지 듭니다.
일반적인 갑 을 관계를 넘어 아예 조직 폭력배가 연상될 정돕니다.
그래서 조폭 우유라는 말까지 나왔는데요.
얼마 전에 있었던 이른바 라면 상무와 빵 회장과는 또 다른 양상의 갑의 횡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업직원의 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문제로 비화된 건데요.
그런데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남양유업은 어머니들의 마음과 함께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이 어버이 날인데 이 회사가 말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이번 사건을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남양유업 본사 앞, 영업직원들의 횡포에 맞선 대리점주들의 항의시위는 어제로 꼭 백일을 맞았습니다.
<녹취>남양유업 대리점피해자협의회 남양유업은 불법착취를 사죄하라!
이들은 제품 강매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지난 1월 말부터 이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회사 측은 사과나 해명을 하는 대신 오히려 이 대리점주들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승훈(남양유업 전 대리점 사장) :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해주면 저 뿐만 아니라 전국의 1500곳 대리점이 마음 놓고 장사를 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젠) 앞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떳떳하다며 대리점주들을 고소한 님양유업 측.
하지만 지난 3일 공개된 음성파일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녹취> 남양유업 영업직원 (음성변조) : "죽기 싫으면 받아라. 물건 못 들어간다는 그따위 소리 하지 말고...(제품 받을 상황이 아니니까 얘기하는 거 아냐, 내가 지금.) 버리든가. 버려, 그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제품을 버리라니. 나더러 망하라는...)망해, 그러면. 망하라고요."
제품을 강제로 떠넘기면서 아버지뻘인 대리점주에게 반말도 서슴지 않는 영업사원!
<녹취> 남양유업 영업직원 (음성변조) : "핑계 대지 마. 핑계 댈 이유가 있어? 할 만큼 했어? 당신이 뭐 한 게 있어?"
급기야 욕설까지 퍼붓습니다.
<녹취> 남양유업 영업직원 (음성변조) : "그게 할 말이냐 이 XXX야? 당신 얼굴 보면 죽여 버릴 것 같으니까. 그렇게 대우받으려고 네가 그렇게 하잖아 XX야! 자신 있으면 XX 들어오든가 XXX야! 맞짱 뜨게 그러면..."
이런 일을 당한 대리점주는 한둘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10년째 남양유업의 제품을 납품받아 판매해온 김대형 씨.
김 씨의 창고엔 유통기한이 지난 냉장주스와 커피 음료 등이 쌓여 있었는데요.
주문 한 것보다 훨씬 많은 제품을 강제로 할당 받았다 팔지 못한 것들입니다.
<인터뷰> 김대형(남양유업 대리점 사장) : "저희는 총 37상자, 174개를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보낸 양은) 50상자, 285개의 수량입니다. 하루 평균 100만원씩은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보내는 제품들이 많죠."
못 팔고 남은 제품들은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되거나 이른바 ‘삥시장’으로 보내진다고 합니다.
강제로 할당 받은 제품을 헐값에 판매하는 곳을 ‘삥시장’이라고 한다는데요.
이곳을 거쳐 ‘원플러스원’이나 ‘반값세일’이라는 이름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겁니다.
당연히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데요.
<인터뷰> 김대형(남양유업 대리점 사장) : "아파트를 처분해서 다 (본사에) 입금하는 데 썼죠.지금은 단칸방에서 아내와 아이 셋이 (지내요.) 회사 측에서 카드(납부)로 수금하면서부터 저는 신용불량자가 됐죠."
하지만 본사의 말을 듣지 않으면 다른 대리점으로만 물량을 몰아줘 시장에서 아예 도태시켜버린다고 합니다.
막말 음성파일과 함께 이런 내용이 공개되자 인터넷은 들끓었습니다.
유투브 조회수는 하루 만에 10만 건이 넘었고, 나흘 만인 어제 50만 건을 돌파했는데요.
비난 댓글도 쏟아졌습니다.
대리점주에게 소송까지 걸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남양유업 측은 그제야 뒤늦게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녹취> 남양유업 관계자 (음성변조) : "사회적으로 너무 큰 이슈이기 때문에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지금은 없어요. 죄송해요."
검찰은 논란을 빚은 남양유업의 불공정행위 전반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막말 음성파일이 공개되기 전인 지난 2일,
이미 남양유업 본사와 지점 등 세 곳을 압수수색했는데요.
그런데 남양유업의 홍원식 회장이 압수수색 직전 보유한 주식을 팔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 차례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압수수색 다음날인 지난 3일까지 열세 차례에 걸쳐 주방 100만원이 넘는 자사주를 매도해 72억 원 정도를 현금화 한 겁니다.
이후 논란이 불거졌고 주가는 어제까지 나흘 연속 하락셉니다.
파문을 예상하고 의도적으로 자사주를 매각했다는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입니다.
<인터뷰> 민영욱(50) : "정말 상도의가 없고, 한국 대기업들의 한 면을 보는 것이죠. 참 분노가 생기네요, 아주."
<인터뷰> 김보영(44) : "항상 기업은 살아남더라고요. 직원 몇 명 해임시키든지 퇴사시키던지 이런 식으로 하고..."
비난여론이 거세지면서 불매운동은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물론이고, 판매자들은 제품을 팔지 않겠다는 인증사진까지 인터넷에 올리고 있는데요.
편의점 가맹주연합회는 어제 성명을 내고 불매운동을 공식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편의점 가맹주 연합회 관계자 (음성변조) : "발주를 안 넣고 있어요, 남양유업 제품은. 전국 편의점가맹점사업자협의회라는 단체가 있어요. 그쪽이랑 같이 전국 편의점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얘기가 됐어요, 현재. "
이번 사건은 대기업 임원의 승무원 폭행, 제빵업체 회장의 호텔 직원 폭행 사건과 함께 거론되면서 이른바 ‘갑의 횡포’에 대한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SNS 등 인터넷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인데요.
<인터뷰> 최항섭(교수/국민대 사회학과) : "소셜 네트워크가 그동안 굉장히 고독하고 외로웠던 '을'들을 결집시키고 연대시켜서 작은 목소리들이 큰 목소리로 바뀌는 그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죠."
이번 사건은 나쁜 기업은 이제 대중과 시장으로부터 외면당할 수 밖에 없다는 변화된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더 이상 기업들이 기업 윤리와 사회적 책임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우고 있습니다.
힘있는 사람과 기업의 횡포, 이른바 '갑의 횡포' 라고 하는데요.
남양유업 영업직원이 대리점주에게 막말을 한 사건의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남양유업의 주가도 나흘 연속 급락했고, 소비자 뿐만 아니라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들도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김기흥 기자, 저도 녹취파일을 직접 들어봤는데 소비자나 판매자가 이런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겠더군요.
<기자 멘트>
요즘 경제계의 화두는 상생과 협력인데요.
녹취 내용만 보면 어떻게 이게 본사 직원과 대리점주 간의 대화 내용일까 이런 의문까지 듭니다.
일반적인 갑 을 관계를 넘어 아예 조직 폭력배가 연상될 정돕니다.
그래서 조폭 우유라는 말까지 나왔는데요.
얼마 전에 있었던 이른바 라면 상무와 빵 회장과는 또 다른 양상의 갑의 횡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업직원의 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문제로 비화된 건데요.
그런데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남양유업은 어머니들의 마음과 함께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이 어버이 날인데 이 회사가 말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이번 사건을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남양유업 본사 앞, 영업직원들의 횡포에 맞선 대리점주들의 항의시위는 어제로 꼭 백일을 맞았습니다.
<녹취>남양유업 대리점피해자협의회 남양유업은 불법착취를 사죄하라!
이들은 제품 강매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지난 1월 말부터 이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회사 측은 사과나 해명을 하는 대신 오히려 이 대리점주들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승훈(남양유업 전 대리점 사장) :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해주면 저 뿐만 아니라 전국의 1500곳 대리점이 마음 놓고 장사를 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젠) 앞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떳떳하다며 대리점주들을 고소한 님양유업 측.
하지만 지난 3일 공개된 음성파일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녹취> 남양유업 영업직원 (음성변조) : "죽기 싫으면 받아라. 물건 못 들어간다는 그따위 소리 하지 말고...(제품 받을 상황이 아니니까 얘기하는 거 아냐, 내가 지금.) 버리든가. 버려, 그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제품을 버리라니. 나더러 망하라는...)망해, 그러면. 망하라고요."
제품을 강제로 떠넘기면서 아버지뻘인 대리점주에게 반말도 서슴지 않는 영업사원!
<녹취> 남양유업 영업직원 (음성변조) : "핑계 대지 마. 핑계 댈 이유가 있어? 할 만큼 했어? 당신이 뭐 한 게 있어?"
급기야 욕설까지 퍼붓습니다.
<녹취> 남양유업 영업직원 (음성변조) : "그게 할 말이냐 이 XXX야? 당신 얼굴 보면 죽여 버릴 것 같으니까. 그렇게 대우받으려고 네가 그렇게 하잖아 XX야! 자신 있으면 XX 들어오든가 XXX야! 맞짱 뜨게 그러면..."
이런 일을 당한 대리점주는 한둘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10년째 남양유업의 제품을 납품받아 판매해온 김대형 씨.
김 씨의 창고엔 유통기한이 지난 냉장주스와 커피 음료 등이 쌓여 있었는데요.
주문 한 것보다 훨씬 많은 제품을 강제로 할당 받았다 팔지 못한 것들입니다.
<인터뷰> 김대형(남양유업 대리점 사장) : "저희는 총 37상자, 174개를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보낸 양은) 50상자, 285개의 수량입니다. 하루 평균 100만원씩은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보내는 제품들이 많죠."
못 팔고 남은 제품들은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되거나 이른바 ‘삥시장’으로 보내진다고 합니다.
강제로 할당 받은 제품을 헐값에 판매하는 곳을 ‘삥시장’이라고 한다는데요.
이곳을 거쳐 ‘원플러스원’이나 ‘반값세일’이라는 이름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겁니다.
당연히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데요.
<인터뷰> 김대형(남양유업 대리점 사장) : "아파트를 처분해서 다 (본사에) 입금하는 데 썼죠.지금은 단칸방에서 아내와 아이 셋이 (지내요.) 회사 측에서 카드(납부)로 수금하면서부터 저는 신용불량자가 됐죠."
하지만 본사의 말을 듣지 않으면 다른 대리점으로만 물량을 몰아줘 시장에서 아예 도태시켜버린다고 합니다.
막말 음성파일과 함께 이런 내용이 공개되자 인터넷은 들끓었습니다.
유투브 조회수는 하루 만에 10만 건이 넘었고, 나흘 만인 어제 50만 건을 돌파했는데요.
비난 댓글도 쏟아졌습니다.
대리점주에게 소송까지 걸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남양유업 측은 그제야 뒤늦게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녹취> 남양유업 관계자 (음성변조) : "사회적으로 너무 큰 이슈이기 때문에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지금은 없어요. 죄송해요."
검찰은 논란을 빚은 남양유업의 불공정행위 전반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막말 음성파일이 공개되기 전인 지난 2일,
이미 남양유업 본사와 지점 등 세 곳을 압수수색했는데요.
그런데 남양유업의 홍원식 회장이 압수수색 직전 보유한 주식을 팔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 차례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압수수색 다음날인 지난 3일까지 열세 차례에 걸쳐 주방 100만원이 넘는 자사주를 매도해 72억 원 정도를 현금화 한 겁니다.
이후 논란이 불거졌고 주가는 어제까지 나흘 연속 하락셉니다.
파문을 예상하고 의도적으로 자사주를 매각했다는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입니다.
<인터뷰> 민영욱(50) : "정말 상도의가 없고, 한국 대기업들의 한 면을 보는 것이죠. 참 분노가 생기네요, 아주."
<인터뷰> 김보영(44) : "항상 기업은 살아남더라고요. 직원 몇 명 해임시키든지 퇴사시키던지 이런 식으로 하고..."
비난여론이 거세지면서 불매운동은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물론이고, 판매자들은 제품을 팔지 않겠다는 인증사진까지 인터넷에 올리고 있는데요.
편의점 가맹주연합회는 어제 성명을 내고 불매운동을 공식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편의점 가맹주 연합회 관계자 (음성변조) : "발주를 안 넣고 있어요, 남양유업 제품은. 전국 편의점가맹점사업자협의회라는 단체가 있어요. 그쪽이랑 같이 전국 편의점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얘기가 됐어요, 현재. "
이번 사건은 대기업 임원의 승무원 폭행, 제빵업체 회장의 호텔 직원 폭행 사건과 함께 거론되면서 이른바 ‘갑의 횡포’에 대한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SNS 등 인터넷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인데요.
<인터뷰> 최항섭(교수/국민대 사회학과) : "소셜 네트워크가 그동안 굉장히 고독하고 외로웠던 '을'들을 결집시키고 연대시켜서 작은 목소리들이 큰 목소리로 바뀌는 그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죠."
이번 사건은 나쁜 기업은 이제 대중과 시장으로부터 외면당할 수 밖에 없다는 변화된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더 이상 기업들이 기업 윤리와 사회적 책임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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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막말 파문’ 남양유업…‘을’이 뭉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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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05-08 08:38:11
- 수정2013-05-08 09:32:34
<앵커 멘트>
힘있는 사람과 기업의 횡포, 이른바 '갑의 횡포' 라고 하는데요.
남양유업 영업직원이 대리점주에게 막말을 한 사건의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남양유업의 주가도 나흘 연속 급락했고, 소비자 뿐만 아니라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들도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김기흥 기자, 저도 녹취파일을 직접 들어봤는데 소비자나 판매자가 이런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겠더군요.
<기자 멘트>
요즘 경제계의 화두는 상생과 협력인데요.
녹취 내용만 보면 어떻게 이게 본사 직원과 대리점주 간의 대화 내용일까 이런 의문까지 듭니다.
일반적인 갑 을 관계를 넘어 아예 조직 폭력배가 연상될 정돕니다.
그래서 조폭 우유라는 말까지 나왔는데요.
얼마 전에 있었던 이른바 라면 상무와 빵 회장과는 또 다른 양상의 갑의 횡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업직원의 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문제로 비화된 건데요.
그런데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남양유업은 어머니들의 마음과 함께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이 어버이 날인데 이 회사가 말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이번 사건을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남양유업 본사 앞, 영업직원들의 횡포에 맞선 대리점주들의 항의시위는 어제로 꼭 백일을 맞았습니다.
<녹취>남양유업 대리점피해자협의회 남양유업은 불법착취를 사죄하라!
이들은 제품 강매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지난 1월 말부터 이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회사 측은 사과나 해명을 하는 대신 오히려 이 대리점주들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승훈(남양유업 전 대리점 사장) :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해주면 저 뿐만 아니라 전국의 1500곳 대리점이 마음 놓고 장사를 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젠) 앞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떳떳하다며 대리점주들을 고소한 님양유업 측.
하지만 지난 3일 공개된 음성파일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녹취> 남양유업 영업직원 (음성변조) : "죽기 싫으면 받아라. 물건 못 들어간다는 그따위 소리 하지 말고...(제품 받을 상황이 아니니까 얘기하는 거 아냐, 내가 지금.) 버리든가. 버려, 그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제품을 버리라니. 나더러 망하라는...)망해, 그러면. 망하라고요."
제품을 강제로 떠넘기면서 아버지뻘인 대리점주에게 반말도 서슴지 않는 영업사원!
<녹취> 남양유업 영업직원 (음성변조) : "핑계 대지 마. 핑계 댈 이유가 있어? 할 만큼 했어? 당신이 뭐 한 게 있어?"
급기야 욕설까지 퍼붓습니다.
<녹취> 남양유업 영업직원 (음성변조) : "그게 할 말이냐 이 XXX야? 당신 얼굴 보면 죽여 버릴 것 같으니까. 그렇게 대우받으려고 네가 그렇게 하잖아 XX야! 자신 있으면 XX 들어오든가 XXX야! 맞짱 뜨게 그러면..."
이런 일을 당한 대리점주는 한둘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10년째 남양유업의 제품을 납품받아 판매해온 김대형 씨.
김 씨의 창고엔 유통기한이 지난 냉장주스와 커피 음료 등이 쌓여 있었는데요.
주문 한 것보다 훨씬 많은 제품을 강제로 할당 받았다 팔지 못한 것들입니다.
<인터뷰> 김대형(남양유업 대리점 사장) : "저희는 총 37상자, 174개를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보낸 양은) 50상자, 285개의 수량입니다. 하루 평균 100만원씩은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보내는 제품들이 많죠."
못 팔고 남은 제품들은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되거나 이른바 ‘삥시장’으로 보내진다고 합니다.
강제로 할당 받은 제품을 헐값에 판매하는 곳을 ‘삥시장’이라고 한다는데요.
이곳을 거쳐 ‘원플러스원’이나 ‘반값세일’이라는 이름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겁니다.
당연히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데요.
<인터뷰> 김대형(남양유업 대리점 사장) : "아파트를 처분해서 다 (본사에) 입금하는 데 썼죠.지금은 단칸방에서 아내와 아이 셋이 (지내요.) 회사 측에서 카드(납부)로 수금하면서부터 저는 신용불량자가 됐죠."
하지만 본사의 말을 듣지 않으면 다른 대리점으로만 물량을 몰아줘 시장에서 아예 도태시켜버린다고 합니다.
막말 음성파일과 함께 이런 내용이 공개되자 인터넷은 들끓었습니다.
유투브 조회수는 하루 만에 10만 건이 넘었고, 나흘 만인 어제 50만 건을 돌파했는데요.
비난 댓글도 쏟아졌습니다.
대리점주에게 소송까지 걸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남양유업 측은 그제야 뒤늦게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녹취> 남양유업 관계자 (음성변조) : "사회적으로 너무 큰 이슈이기 때문에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지금은 없어요. 죄송해요."
검찰은 논란을 빚은 남양유업의 불공정행위 전반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막말 음성파일이 공개되기 전인 지난 2일,
이미 남양유업 본사와 지점 등 세 곳을 압수수색했는데요.
그런데 남양유업의 홍원식 회장이 압수수색 직전 보유한 주식을 팔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 차례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압수수색 다음날인 지난 3일까지 열세 차례에 걸쳐 주방 100만원이 넘는 자사주를 매도해 72억 원 정도를 현금화 한 겁니다.
이후 논란이 불거졌고 주가는 어제까지 나흘 연속 하락셉니다.
파문을 예상하고 의도적으로 자사주를 매각했다는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입니다.
<인터뷰> 민영욱(50) : "정말 상도의가 없고, 한국 대기업들의 한 면을 보는 것이죠. 참 분노가 생기네요, 아주."
<인터뷰> 김보영(44) : "항상 기업은 살아남더라고요. 직원 몇 명 해임시키든지 퇴사시키던지 이런 식으로 하고..."
비난여론이 거세지면서 불매운동은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물론이고, 판매자들은 제품을 팔지 않겠다는 인증사진까지 인터넷에 올리고 있는데요.
편의점 가맹주연합회는 어제 성명을 내고 불매운동을 공식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편의점 가맹주 연합회 관계자 (음성변조) : "발주를 안 넣고 있어요, 남양유업 제품은. 전국 편의점가맹점사업자협의회라는 단체가 있어요. 그쪽이랑 같이 전국 편의점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얘기가 됐어요, 현재. "
이번 사건은 대기업 임원의 승무원 폭행, 제빵업체 회장의 호텔 직원 폭행 사건과 함께 거론되면서 이른바 ‘갑의 횡포’에 대한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SNS 등 인터넷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인데요.
<인터뷰> 최항섭(교수/국민대 사회학과) : "소셜 네트워크가 그동안 굉장히 고독하고 외로웠던 '을'들을 결집시키고 연대시켜서 작은 목소리들이 큰 목소리로 바뀌는 그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죠."
이번 사건은 나쁜 기업은 이제 대중과 시장으로부터 외면당할 수 밖에 없다는 변화된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더 이상 기업들이 기업 윤리와 사회적 책임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우고 있습니다.
힘있는 사람과 기업의 횡포, 이른바 '갑의 횡포' 라고 하는데요.
남양유업 영업직원이 대리점주에게 막말을 한 사건의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남양유업의 주가도 나흘 연속 급락했고, 소비자 뿐만 아니라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들도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김기흥 기자, 저도 녹취파일을 직접 들어봤는데 소비자나 판매자가 이런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겠더군요.
<기자 멘트>
요즘 경제계의 화두는 상생과 협력인데요.
녹취 내용만 보면 어떻게 이게 본사 직원과 대리점주 간의 대화 내용일까 이런 의문까지 듭니다.
일반적인 갑 을 관계를 넘어 아예 조직 폭력배가 연상될 정돕니다.
그래서 조폭 우유라는 말까지 나왔는데요.
얼마 전에 있었던 이른바 라면 상무와 빵 회장과는 또 다른 양상의 갑의 횡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업직원의 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문제로 비화된 건데요.
그런데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남양유업은 어머니들의 마음과 함께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이 어버이 날인데 이 회사가 말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이번 사건을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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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본사 앞, 영업직원들의 횡포에 맞선 대리점주들의 항의시위는 어제로 꼭 백일을 맞았습니다.
<녹취>남양유업 대리점피해자협의회 남양유업은 불법착취를 사죄하라!
이들은 제품 강매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지난 1월 말부터 이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회사 측은 사과나 해명을 하는 대신 오히려 이 대리점주들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승훈(남양유업 전 대리점 사장) :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해주면 저 뿐만 아니라 전국의 1500곳 대리점이 마음 놓고 장사를 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젠) 앞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떳떳하다며 대리점주들을 고소한 님양유업 측.
하지만 지난 3일 공개된 음성파일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녹취> 남양유업 영업직원 (음성변조) : "죽기 싫으면 받아라. 물건 못 들어간다는 그따위 소리 하지 말고...(제품 받을 상황이 아니니까 얘기하는 거 아냐, 내가 지금.) 버리든가. 버려, 그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제품을 버리라니. 나더러 망하라는...)망해, 그러면. 망하라고요."
제품을 강제로 떠넘기면서 아버지뻘인 대리점주에게 반말도 서슴지 않는 영업사원!
<녹취> 남양유업 영업직원 (음성변조) : "핑계 대지 마. 핑계 댈 이유가 있어? 할 만큼 했어? 당신이 뭐 한 게 있어?"
급기야 욕설까지 퍼붓습니다.
<녹취> 남양유업 영업직원 (음성변조) : "그게 할 말이냐 이 XXX야? 당신 얼굴 보면 죽여 버릴 것 같으니까. 그렇게 대우받으려고 네가 그렇게 하잖아 XX야! 자신 있으면 XX 들어오든가 XXX야! 맞짱 뜨게 그러면..."
이런 일을 당한 대리점주는 한둘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10년째 남양유업의 제품을 납품받아 판매해온 김대형 씨.
김 씨의 창고엔 유통기한이 지난 냉장주스와 커피 음료 등이 쌓여 있었는데요.
주문 한 것보다 훨씬 많은 제품을 강제로 할당 받았다 팔지 못한 것들입니다.
<인터뷰> 김대형(남양유업 대리점 사장) : "저희는 총 37상자, 174개를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보낸 양은) 50상자, 285개의 수량입니다. 하루 평균 100만원씩은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보내는 제품들이 많죠."
못 팔고 남은 제품들은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되거나 이른바 ‘삥시장’으로 보내진다고 합니다.
강제로 할당 받은 제품을 헐값에 판매하는 곳을 ‘삥시장’이라고 한다는데요.
이곳을 거쳐 ‘원플러스원’이나 ‘반값세일’이라는 이름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겁니다.
당연히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데요.
<인터뷰> 김대형(남양유업 대리점 사장) : "아파트를 처분해서 다 (본사에) 입금하는 데 썼죠.지금은 단칸방에서 아내와 아이 셋이 (지내요.) 회사 측에서 카드(납부)로 수금하면서부터 저는 신용불량자가 됐죠."
하지만 본사의 말을 듣지 않으면 다른 대리점으로만 물량을 몰아줘 시장에서 아예 도태시켜버린다고 합니다.
막말 음성파일과 함께 이런 내용이 공개되자 인터넷은 들끓었습니다.
유투브 조회수는 하루 만에 10만 건이 넘었고, 나흘 만인 어제 50만 건을 돌파했는데요.
비난 댓글도 쏟아졌습니다.
대리점주에게 소송까지 걸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남양유업 측은 그제야 뒤늦게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녹취> 남양유업 관계자 (음성변조) : "사회적으로 너무 큰 이슈이기 때문에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지금은 없어요. 죄송해요."
검찰은 논란을 빚은 남양유업의 불공정행위 전반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막말 음성파일이 공개되기 전인 지난 2일,
이미 남양유업 본사와 지점 등 세 곳을 압수수색했는데요.
그런데 남양유업의 홍원식 회장이 압수수색 직전 보유한 주식을 팔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 차례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압수수색 다음날인 지난 3일까지 열세 차례에 걸쳐 주방 100만원이 넘는 자사주를 매도해 72억 원 정도를 현금화 한 겁니다.
이후 논란이 불거졌고 주가는 어제까지 나흘 연속 하락셉니다.
파문을 예상하고 의도적으로 자사주를 매각했다는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입니다.
<인터뷰> 민영욱(50) : "정말 상도의가 없고, 한국 대기업들의 한 면을 보는 것이죠. 참 분노가 생기네요, 아주."
<인터뷰> 김보영(44) : "항상 기업은 살아남더라고요. 직원 몇 명 해임시키든지 퇴사시키던지 이런 식으로 하고..."
비난여론이 거세지면서 불매운동은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물론이고, 판매자들은 제품을 팔지 않겠다는 인증사진까지 인터넷에 올리고 있는데요.
편의점 가맹주연합회는 어제 성명을 내고 불매운동을 공식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편의점 가맹주 연합회 관계자 (음성변조) : "발주를 안 넣고 있어요, 남양유업 제품은. 전국 편의점가맹점사업자협의회라는 단체가 있어요. 그쪽이랑 같이 전국 편의점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얘기가 됐어요, 현재. "
이번 사건은 대기업 임원의 승무원 폭행, 제빵업체 회장의 호텔 직원 폭행 사건과 함께 거론되면서 이른바 ‘갑의 횡포’에 대한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SNS 등 인터넷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인데요.
<인터뷰> 최항섭(교수/국민대 사회학과) : "소셜 네트워크가 그동안 굉장히 고독하고 외로웠던 '을'들을 결집시키고 연대시켜서 작은 목소리들이 큰 목소리로 바뀌는 그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죠."
이번 사건은 나쁜 기업은 이제 대중과 시장으로부터 외면당할 수 밖에 없다는 변화된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더 이상 기업들이 기업 윤리와 사회적 책임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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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흥 기자 he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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