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대입 정원 감축…지방대 생존 조건은

입력 2014.01.13 (21:25) 수정 2014.01.1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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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대학 구조개혁 방안은 간단하지만 강력합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대학 입학 정원을 1/3 가까이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대입 정원은 55만 명인데요, 오는 2018년부터 대입 정원과 졸업생 수가 역전되기 시작해 2023년쯤엔 16만여 명의 입학정원이 남아돌 것이란 분석 때문입니다.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학의 위기감이 특히 클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2023년엔 지방대학 대부분 정원의 절반을 채우기도 힘들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존폐의 기로에 선 지방대학들은 '지방'이란 말을 떼어 내기 위해 수도권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리포트>

<녹취> "수도권 이전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

한 지방 대학이 인천에 분교를 설립하자, 본교 인근 주민들의 반대 시위가 끊이지 않습니다.

2천명 가까운 학생들이 한꺼번에 짐을 싸면서, 지역 경제가 무너졌단 겁니다.

<인터뷰> 이두원(청운대 이전 반대 대책위원장) : "주변 대학촌은 완전히 공동화되고,거기에 투자하고 함께 생활했던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게 됐고요."

공사가 한창인 이곳에도 한 지방대학 분교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신문방송학과 등 주요학과 22곳, 천여 명의 학생들이 옮겨 오게 됩니다.

말이 분교지 학교 부지만 지역 본교의 2배가 넘습니다.

<인터뷰> 최도현(중부대 이전 반대 대책위원) : "본인들은 지금 현재 약 53개 학과가 있는데 그중에서 20개 과만 오겠다고 하는데 그것은 사실 믿을 수가 없어요."

렇게 수도권 지역에 분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지방대학은 줄잡아 10여 곳.

수도권 미군 공여지에 대학 이전이 허용된데다, 지자체들도 대학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녹취> 지방대 관계자 : "학생 수급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보이죠.(수도권에) 올라오면 그래도 학생이 계속 수급이 좀 용이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고 봐요."

분교를 세우면서 수천억 원 대의 빚을 낸 지방대학들도 많아, 그 부담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떠넘겨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전국의 대학은 360여개 정도가 있습니다.

현재 입학 추세라면 10년 뒤엔 무려 백개가 넘는 대학이 신입생 부족으로 문을 닫아야 합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감축한 입학 정원은 고작 만 6천 명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대학 구조개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정부안을 보면 매년 강도높은 평가를 실시해 대학들을 5단계로 나누고, 최우수 등급을 포함한 모든 대학들에 대해 등급별로 감축해야 할 인원을 정해주겠다는 겁니다.

가장 아래 단계에 있는 부실 대학 몇몇은 아예 퇴출까지 시키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군살을 빼야 경쟁력이 높아져 지방 대학의 공멸을 막을 수 있다는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실제로 규모는 작지만 특화된 교육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일부 지방대들은 수도권 대학 못지 않게 입학 경쟁이 치열합니다.

그 비결이 뭔지 이예진 기자가 현장을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이 대학의 외식조리학부는 지난해 세계 요리 올림픽에서 7개 부문을 휩쓸었습니다.

비결은 탄탄한 실습 교육.

1년에 4학기를 운영해 다른 대학보다 요리 수업 시간이 배 이상 많습니다.

학교내 레스토랑에서 직원과 같이 강도높은 현장 경험도 쌓습니다.

<인터뷰> 지승현(우송대 글로벌한식조리학과 3학년) : "업장에서 어떻게한다는걸 배우니까 바로바로 쓸 수 있어서 그런 점에서 강점이 있다."

이 지방 대학은 글로벌 인재 양성이 목표입니다.

외국 저명 교수들이 대거 영입됐고 대부분 수업은 영어로 이뤄집니다.

소규모의 토론식 수업도 강점입니다.

그결과 대학 평가에서 교수 강의와 학생 만족도가 최상위권으로 나왔습니다.

<인터뷰> 방청록(한동대 기획처장) : "지방에 있는 대학이지만 전공교육 인성, 글로벌 교육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느 대학에서 받을수없는 차별 특성화된 교육입니다."

이 학교의 자랑은 전국에서 유일한 의료 공학괍니다.

이 대학은 산학협력으로 실제 제약회사와 동일한 실습환경을 학생들에게 제공합니다.

덕분에 학부만 졸업해도 대학원 졸업과 같은 조건으로 제약회사에 취직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진석(건양대 제약생명공학과 2학년) : "제약회사에서 쓰이고 있는 기기라던지 지식을 미리 배워요. 다른 학과에서는 배우지 못하거든요."

무한 경쟁 시대,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지방대학의 살길입니다.

KBS 뉴스 이예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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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대입 정원 감축…지방대 생존 조건은
    • 입력 2014-01-13 21:50:58
    • 수정2014-01-13 22: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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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대학 구조개혁 방안은 간단하지만 강력합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대학 입학 정원을 1/3 가까이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대입 정원은 55만 명인데요, 오는 2018년부터 대입 정원과 졸업생 수가 역전되기 시작해 2023년쯤엔 16만여 명의 입학정원이 남아돌 것이란 분석 때문입니다.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학의 위기감이 특히 클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2023년엔 지방대학 대부분 정원의 절반을 채우기도 힘들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존폐의 기로에 선 지방대학들은 '지방'이란 말을 떼어 내기 위해 수도권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리포트>

<녹취> "수도권 이전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

한 지방 대학이 인천에 분교를 설립하자, 본교 인근 주민들의 반대 시위가 끊이지 않습니다.

2천명 가까운 학생들이 한꺼번에 짐을 싸면서, 지역 경제가 무너졌단 겁니다.

<인터뷰> 이두원(청운대 이전 반대 대책위원장) : "주변 대학촌은 완전히 공동화되고,거기에 투자하고 함께 생활했던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게 됐고요."

공사가 한창인 이곳에도 한 지방대학 분교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신문방송학과 등 주요학과 22곳, 천여 명의 학생들이 옮겨 오게 됩니다.

말이 분교지 학교 부지만 지역 본교의 2배가 넘습니다.

<인터뷰> 최도현(중부대 이전 반대 대책위원) : "본인들은 지금 현재 약 53개 학과가 있는데 그중에서 20개 과만 오겠다고 하는데 그것은 사실 믿을 수가 없어요."

렇게 수도권 지역에 분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지방대학은 줄잡아 10여 곳.

수도권 미군 공여지에 대학 이전이 허용된데다, 지자체들도 대학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녹취> 지방대 관계자 : "학생 수급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보이죠.(수도권에) 올라오면 그래도 학생이 계속 수급이 좀 용이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고 봐요."

분교를 세우면서 수천억 원 대의 빚을 낸 지방대학들도 많아, 그 부담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떠넘겨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전국의 대학은 360여개 정도가 있습니다.

현재 입학 추세라면 10년 뒤엔 무려 백개가 넘는 대학이 신입생 부족으로 문을 닫아야 합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감축한 입학 정원은 고작 만 6천 명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대학 구조개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정부안을 보면 매년 강도높은 평가를 실시해 대학들을 5단계로 나누고, 최우수 등급을 포함한 모든 대학들에 대해 등급별로 감축해야 할 인원을 정해주겠다는 겁니다.

가장 아래 단계에 있는 부실 대학 몇몇은 아예 퇴출까지 시키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군살을 빼야 경쟁력이 높아져 지방 대학의 공멸을 막을 수 있다는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실제로 규모는 작지만 특화된 교육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일부 지방대들은 수도권 대학 못지 않게 입학 경쟁이 치열합니다.

그 비결이 뭔지 이예진 기자가 현장을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이 대학의 외식조리학부는 지난해 세계 요리 올림픽에서 7개 부문을 휩쓸었습니다.

비결은 탄탄한 실습 교육.

1년에 4학기를 운영해 다른 대학보다 요리 수업 시간이 배 이상 많습니다.

학교내 레스토랑에서 직원과 같이 강도높은 현장 경험도 쌓습니다.

<인터뷰> 지승현(우송대 글로벌한식조리학과 3학년) : "업장에서 어떻게한다는걸 배우니까 바로바로 쓸 수 있어서 그런 점에서 강점이 있다."

이 지방 대학은 글로벌 인재 양성이 목표입니다.

외국 저명 교수들이 대거 영입됐고 대부분 수업은 영어로 이뤄집니다.

소규모의 토론식 수업도 강점입니다.

그결과 대학 평가에서 교수 강의와 학생 만족도가 최상위권으로 나왔습니다.

<인터뷰> 방청록(한동대 기획처장) : "지방에 있는 대학이지만 전공교육 인성, 글로벌 교육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느 대학에서 받을수없는 차별 특성화된 교육입니다."

이 학교의 자랑은 전국에서 유일한 의료 공학괍니다.

이 대학은 산학협력으로 실제 제약회사와 동일한 실습환경을 학생들에게 제공합니다.

덕분에 학부만 졸업해도 대학원 졸업과 같은 조건으로 제약회사에 취직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진석(건양대 제약생명공학과 2학년) : "제약회사에서 쓰이고 있는 기기라던지 지식을 미리 배워요. 다른 학과에서는 배우지 못하거든요."

무한 경쟁 시대,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지방대학의 살길입니다.

KBS 뉴스 이예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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