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판 ‘로미오와 줄리엣’의 결혼…찬반 시위

<앵커 멘트>

공습과 휴전을 반복하고 있는 이스라엘에서 아주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습니다.

팔레스타인 남성과 이스라엘 여성이 결혼을 한건데요.

중동판 로미오와 줄리엣 복창현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두 달째 교전으로 2천 명이 넘는 희생자를 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공습과 휴전이 이어지는 이스라엘의 한 결혼식장입니다.

백년가약을 맺은 신랑 신부가 흥겹게 춤을 춥니다.

신랑은 이슬람교의 팔레스타인 출신, 신부는 유대교의 이스라엘 시민.

오랜 전쟁을 치른 배경에도 5년간 사랑을 키워온, 중동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립니다.

종교와 민족을 넘어선 숭고한 사랑에 축하객도 많았습니다.

<녹취> 메라브 로넨(결혼 축하 시민) : "신혼부부에게 그들의 선택을 지지한다고 말하고 꽃을 전해주고 싶어 왔어요."

같은 시각, 인근에서는 극우 유대인들의 결혼 반대 시위도 벌어졌습니다.

<녹취> 오퍼 고란(결혼 반대 시위대) : "이슬람교도들은 (이스라엘을 떠나) 그들이 원하는 22개 아랍 국가 어느 나라든 떠날 수 있어요. 내 차로 데려다 줄 수도 있어요."

신변 안전을 우려한 신혼부부는 경비원 10여 명을 고용했고, 결혼식장 주변엔 경찰도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습니다.

찬반 시위 속에서도 어렵게 이뤄낸 자신들의 사랑을 끝까지 지켜내겠다 게 신혼부부의 다짐입니다.

KBS 뉴스 복창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