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락 직격탄, 러시아 ‘휘청’

입력 2014.12.20 (08:13) 수정 2014.12.2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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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특파원 현장보고 입니다.

일본 아베 정부의 잇단 과거사 부정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등 관련국 국민들이 올해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요.

아베 총리의 총선승리로 새해에도 역사 왜곡이 심해질 전망인 가운데 중국 정부가 대일 역사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요트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요트 생산 판매와 함께 요트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블루오션으로 떠올랐습니다.

반면 미국 카지노 산업은 불황의 늪에 빠졌습니다.

위기의 카지노 도시들, 운명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시작합니다.

석유 수출에 의존해온 러시아 경제가 국제유가 폭락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미국 등 서방의 경제 제재까지 겹쳐 국가부도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 돈인 루블화 가치의 추락이 위기 상황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스크바를 연결합니다.

연규선 특파원,

<질문>
이자율을 무려 6.5% 포인트나 한꺼번에 올렸지만 루블화 가치는 연일 폭락했는데요.

어제 오늘은 좀 진정된 분위기죠?

<답변>
네,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에 대해 온건한 결정을 내린게 한몫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내년 후반기에나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글로벌 투자 자금이 러시아 같은 신흥국에서 당장 빠르게 이탈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죠.

러시아 내부적으로는 금융 기관들의 자본금 확충 등 러시아 중앙은행이 내놓은 금융시장 안정화 유지 계획이 주효했다는 평가입니다.

러시아 재무부 역시 70억 달러 규모의 외화를 매각해 환율 방어에 나선 것도 루블화 급락세를 막는데 힘을 보탰습니다.

<질문>
급한 불은 끈 것 같은데요.

그럼 루블화 폭락 사태, 원인을 짚어볼까요?

유가 하락만이 원인은 아니죠?

<답변>

러시아의 금융위기는 무엇보다 국제 유가의 급격한 하락.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경제제재 이외에, 고유가 호황기 때 석유산업 이외에 경쟁력 있는 산업을 키우지 못한 러시아 경제의 근본적인 취약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습니다.

4천 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에도 불구하고 루블화 가치가 지난 1998년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은 이런 약점들 때문인데요.

바로 이런 이유로 6.5% 포인트에 달하는 파격적인 금리인상 조치 역시 루블화 안정화 보다는 오히려 루블화 가치 하락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여 가뜩이나 취약한 러시아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는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질문>
루블화 폭락세는 진정됐지만 근본 원인이 해결된 것은 아닌 것 같은데요.

현지 시장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무엇보다 물건 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등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루블화 가치가 한달 사이에 반토막으로 폭락하면서, 생필품 가격을 자극하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알렉산드리아(모스크바 시민) : "매일, 매일 값이 오르고 있어요. 우유나 치즈 등이 많이 뛰었습니다."

루블화 가치 하락을 반영한 가격 인상에 대비해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등 고가의 물품을 미리 사두려는 사재기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지난 1998년 때 처럼 채무 불이행 사태까지 가는게 아니냐 우려도 있지만, 아직 그럴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수치상으로 보면 외환 보유고 4천 백 억 달러, 경상수지 흑자도 올해 5백 억 달러 이상이 예상됩니다.

반면 1년 내에 갚아야 할 단기 외채는 천 2백 억 달러 수준인데요.

현 푸틴 정부도 1998년 디폴트 선언 당시에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를 낭비했던 옐친과 달리, 최후의 보루인 외환 보유액 지키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질문>
21세기 짜르라고 불리며 서방과 대립해온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도 경제와 함께 위기 상황 아닙니까?

<답변>
강고하던 푸틴의 지도력도 집권 15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러시아 국민들 역시 루블화 붕괴로 인해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의 권위를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경제문제 극복 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이를 잘 알고 있는 푸틴 대통령, 그제 연례 기자회견에서 특유의 자신감 있는 어조로 국민 불안 심리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녹취> 푸틴(러시아 대통령)

푸틴 대통령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2년 내에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현재의 경제위기는 '외부요인’ 때문이라며, 서방의 투기 세력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는데요.

경제 위기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의 지지도는 여전히 80%를 웃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가장 큰 관심사는 러시아 위기가 언제까지, 어디까지 갈 것인가, 또 다른 신흥국으로까지 옮겨갈 것인가 하는 점인데요.

어떻습니까?

<답변>
단기적으로 보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가 또다른 고비라고 보고 있습니다.

당장 이달 말까지 갚아야 하는 러시아 기업들의 외채가 3백 억 달러 이상인데요.

빚을 갚기 위해서는 달러나 유로를 사야하기 때문에 그만큼 외환에 대한 자금 수요를 늘리고 루블화 가치를 크게 떨어트릴 수 있죠.

만약 현재의 처방에 한계가 드러나게 된다면 추가 기준금리 인상, 또는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이나 자본시장 통제와 같은 극단적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이 오게 될 경우 러시아 금융기관과 거래가 많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금융권의 피해가 불가피한데요.

또, 베네수엘라와 인도네시아 등 경제구조가 취약한 다른 산유국으로 위기가 번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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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폭락 직격탄, 러시아 ‘휘청’
    • 입력 2014-12-20 07:35:51
    • 수정2014-12-20 09:28:36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특파원 현장보고 입니다.

일본 아베 정부의 잇단 과거사 부정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등 관련국 국민들이 올해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요.

아베 총리의 총선승리로 새해에도 역사 왜곡이 심해질 전망인 가운데 중국 정부가 대일 역사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요트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요트 생산 판매와 함께 요트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블루오션으로 떠올랐습니다.

반면 미국 카지노 산업은 불황의 늪에 빠졌습니다.

위기의 카지노 도시들, 운명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시작합니다.

석유 수출에 의존해온 러시아 경제가 국제유가 폭락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미국 등 서방의 경제 제재까지 겹쳐 국가부도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 돈인 루블화 가치의 추락이 위기 상황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스크바를 연결합니다.

연규선 특파원,

<질문>
이자율을 무려 6.5% 포인트나 한꺼번에 올렸지만 루블화 가치는 연일 폭락했는데요.

어제 오늘은 좀 진정된 분위기죠?

<답변>
네,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에 대해 온건한 결정을 내린게 한몫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내년 후반기에나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글로벌 투자 자금이 러시아 같은 신흥국에서 당장 빠르게 이탈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죠.

러시아 내부적으로는 금융 기관들의 자본금 확충 등 러시아 중앙은행이 내놓은 금융시장 안정화 유지 계획이 주효했다는 평가입니다.

러시아 재무부 역시 70억 달러 규모의 외화를 매각해 환율 방어에 나선 것도 루블화 급락세를 막는데 힘을 보탰습니다.

<질문>
급한 불은 끈 것 같은데요.

그럼 루블화 폭락 사태, 원인을 짚어볼까요?

유가 하락만이 원인은 아니죠?

<답변>

러시아의 금융위기는 무엇보다 국제 유가의 급격한 하락.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경제제재 이외에, 고유가 호황기 때 석유산업 이외에 경쟁력 있는 산업을 키우지 못한 러시아 경제의 근본적인 취약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습니다.

4천 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에도 불구하고 루블화 가치가 지난 1998년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은 이런 약점들 때문인데요.

바로 이런 이유로 6.5% 포인트에 달하는 파격적인 금리인상 조치 역시 루블화 안정화 보다는 오히려 루블화 가치 하락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여 가뜩이나 취약한 러시아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는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질문>
루블화 폭락세는 진정됐지만 근본 원인이 해결된 것은 아닌 것 같은데요.

현지 시장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무엇보다 물건 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등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루블화 가치가 한달 사이에 반토막으로 폭락하면서, 생필품 가격을 자극하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알렉산드리아(모스크바 시민) : "매일, 매일 값이 오르고 있어요. 우유나 치즈 등이 많이 뛰었습니다."

루블화 가치 하락을 반영한 가격 인상에 대비해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등 고가의 물품을 미리 사두려는 사재기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지난 1998년 때 처럼 채무 불이행 사태까지 가는게 아니냐 우려도 있지만, 아직 그럴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수치상으로 보면 외환 보유고 4천 백 억 달러, 경상수지 흑자도 올해 5백 억 달러 이상이 예상됩니다.

반면 1년 내에 갚아야 할 단기 외채는 천 2백 억 달러 수준인데요.

현 푸틴 정부도 1998년 디폴트 선언 당시에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를 낭비했던 옐친과 달리, 최후의 보루인 외환 보유액 지키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질문>
21세기 짜르라고 불리며 서방과 대립해온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도 경제와 함께 위기 상황 아닙니까?

<답변>
강고하던 푸틴의 지도력도 집권 15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러시아 국민들 역시 루블화 붕괴로 인해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의 권위를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경제문제 극복 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이를 잘 알고 있는 푸틴 대통령, 그제 연례 기자회견에서 특유의 자신감 있는 어조로 국민 불안 심리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녹취> 푸틴(러시아 대통령)

푸틴 대통령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2년 내에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현재의 경제위기는 '외부요인’ 때문이라며, 서방의 투기 세력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는데요.

경제 위기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의 지지도는 여전히 80%를 웃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가장 큰 관심사는 러시아 위기가 언제까지, 어디까지 갈 것인가, 또 다른 신흥국으로까지 옮겨갈 것인가 하는 점인데요.

어떻습니까?

<답변>
단기적으로 보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가 또다른 고비라고 보고 있습니다.

당장 이달 말까지 갚아야 하는 러시아 기업들의 외채가 3백 억 달러 이상인데요.

빚을 갚기 위해서는 달러나 유로를 사야하기 때문에 그만큼 외환에 대한 자금 수요를 늘리고 루블화 가치를 크게 떨어트릴 수 있죠.

만약 현재의 처방에 한계가 드러나게 된다면 추가 기준금리 인상, 또는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이나 자본시장 통제와 같은 극단적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이 오게 될 경우 러시아 금융기관과 거래가 많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금융권의 피해가 불가피한데요.

또, 베네수엘라와 인도네시아 등 경제구조가 취약한 다른 산유국으로 위기가 번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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