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각·낫닝겐’ 정체불명 은어…한글 오염 심각

입력 2015.10.09 (21:17) 수정 2015.10.0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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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글날을 맞아 우리 말의 오염 실태를 살펴봅니다.

요즘 청소년들이 쓰는 말을 들어보면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외계어 같은 은어들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우리 말을 보다 아름답게 가꾸고 지키려는 노력이 아쉽습니다.

김수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멘트>

요즘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채팅방 참 암호 같죠?

'패스각, 낫닝겐', "통과할 것 같다", "사람이 아닐 것처럼 뛰어나다"는 뜻입니다.

'매우 못생겼다', '매우 혐오스럽다'는 뜻의 극단적 축약어는 물론이고, '이게 진짜냐' '반박이 불가능하다' 같은 말을, 자음만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리포트>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1학년 학생들의 대화입니다.

<녹취> "피방에서 게임하는데 엄크떴다 (에? 어떻게 됐냐) 캐리하고 있는데 째버렸지 (너네 미술해야 되잖아 XX 된거야, 빡공하고 난리났어.)"

한 번에 알아듣기 어려운 은어와 비속어가 난무합니다.

<인터뷰> 시민 : "무슨 뜻인지 유추만 하지, 정확한 뜻은 모를 것 같은데요. 조금 아이들한테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아요."

<인터뷰> 시민 : "그 아이들끼리는 괜찮은데 어른한테는 그런 걸 쓰지 말라고... 정확한 것을 썼으면 좋은 거가 우리의 바람이겠죠."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52%의 국민이 '청소년들의 비속어와 신조어'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한글 사용 습관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학교와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김형배(국립국어원 문학박사) : "또래 집단끼리 소통하는 면에서는 경제적인 측면이 있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이 어떤 때는 우리말의 문법을 파괴하면서 쓰기도 하는 그런 경우도 있어서 염려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람직한 미래 한글을 위한 선제적인 노력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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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스각·낫닝겐’ 정체불명 은어…한글 오염 심각
    • 입력 2015-10-09 21:18:28
    • 수정2015-10-09 22: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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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글날을 맞아 우리 말의 오염 실태를 살펴봅니다.

요즘 청소년들이 쓰는 말을 들어보면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외계어 같은 은어들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우리 말을 보다 아름답게 가꾸고 지키려는 노력이 아쉽습니다.

김수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멘트>

요즘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채팅방 참 암호 같죠?

'패스각, 낫닝겐', "통과할 것 같다", "사람이 아닐 것처럼 뛰어나다"는 뜻입니다.

'매우 못생겼다', '매우 혐오스럽다'는 뜻의 극단적 축약어는 물론이고, '이게 진짜냐' '반박이 불가능하다' 같은 말을, 자음만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리포트>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1학년 학생들의 대화입니다.

<녹취> "피방에서 게임하는데 엄크떴다 (에? 어떻게 됐냐) 캐리하고 있는데 째버렸지 (너네 미술해야 되잖아 XX 된거야, 빡공하고 난리났어.)"

한 번에 알아듣기 어려운 은어와 비속어가 난무합니다.

<인터뷰> 시민 : "무슨 뜻인지 유추만 하지, 정확한 뜻은 모를 것 같은데요. 조금 아이들한테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아요."

<인터뷰> 시민 : "그 아이들끼리는 괜찮은데 어른한테는 그런 걸 쓰지 말라고... 정확한 것을 썼으면 좋은 거가 우리의 바람이겠죠."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52%의 국민이 '청소년들의 비속어와 신조어'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한글 사용 습관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학교와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김형배(국립국어원 문학박사) : "또래 집단끼리 소통하는 면에서는 경제적인 측면이 있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이 어떤 때는 우리말의 문법을 파괴하면서 쓰기도 하는 그런 경우도 있어서 염려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람직한 미래 한글을 위한 선제적인 노력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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